[공부] 과목별 공부법

[수학공부법] 깔끔하게 풀고 깔끔하게 정리해야 고득점 한다 [수학공부법]

 

고등학교 2학년 말이었다. 그때까지 나름대로 여러 가지 문제집도 풀고 실력 정석도 열심히 공부했건만, 수학 실력은 제자리걸음인 것 같았다. 그때 많은 영감을 준 사람은 당시 수학경시대회 반에서도 리더그룹에 속한 굉장한 친구였다. 한 달 동안 짝이 되는 행운이 내게 찾아온 것이다. 일단 유심히 관찰했다. 그와 나의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서. 그때 발견한 차이는 이런 것들이었다.

 

1. 수학문제를 보면 굉장히 빨리 풀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2. 모의고사 시험지나 연습장이나 모두 깔끔하게 문제를 풀어낸다.

3. 수학문제 하나하나를 풀어서 정리하는 것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4. 어려운 문제를 발견하면 끝까지 자기 힘으로 풀려고 낑낑댄다. 못 풀면 굉장히 분하게 생각한다.

 

이런 차이를 좁히기 위해 내가 세운 전략을 다음과 같았다.

 

1. 내 짝이 한 문제 풀면 나도 한 문제 푼다.

2. 나도 내 짝처럼 풀이 연습장을 복사하면 책 같아 보일 정도로 잘 정리하면서 푼다.

3. 전형적인 문제들은 풀어서 꼭 바인더로 모아둔다.

4.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 한 스스로 풀려고 애쓴다.

 

1번을 따라하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내 계산 속도가 느려서 빨리 못 푼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계산속도 보다는 문제를 빨리 풀어내고자 하는 마음이 더 중요했다. 느긋하게 풀면 누구라도 느리게 푼다. 반대로 마음을 최대한 모아서 집중하면 누구라도 속도를 향상 시킬 수 있다. 3번을 따라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았다. 좋은 문제나 그 단원에서 자주 나오는 유형의 문제는 따로 A4용지에 풀어서 바인더로 묶어두었다. 한 번 풀어서 정리해두고 끝이 아니라 시간 될 때마다 풀고 또 풀어보았다. 뒤에서 예시를 한번 보자. 4번을 따라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가능한 답을 보지 않고 풀고 충분히 고민한 후에도 안 되면 힌트만 보고, 그래도 안 될 때에만 답을 보고 풀었다.

 

문제는 바로 2번 이었다 !

 

연습장에 잘 정리하면서 푸는 것 까지는 얼추 비슷하게 했다. 그러나 나는 시험만 보면 엉망진창으로 풀기일수였다. 실전에서는 그와 나의 격차가 한없이 벌어진 것이다. 내 짝의 시험지는 여백을 최소한으로 활용하면서 꼭 필요한 과정만 써서 답을 구해냈다. 그러나 나는 여백을 꽉 채우고도 모자라 뒷면으로 넘어가면서 풀어도 필요한 답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 글씨 크기도 제각각 이어서 어려운 문제가 나올수록 흥분한 탓인지 글씨도 커지고 실수도 많아졌다.

 

결국 이 차이를 극복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생각보다 별거 아닌 차이 같은데 이게 그와 나의 결정적 차이였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도 시험장이든 평소이든 정리하면서 푸는 게 가능해지자 부쩍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후로 부터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나오든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문제를 여백에 풀어냈다.

 

이처럼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차이가 실제로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치 독일계 자동차와 일본계 자동차 간의 작은 차이와 비슷하다. 둘 다 별 차이 없이 훌륭한 것 같아도 실제 한계주행시에는 핸들링이나 탄탄한 차제강성 제동력 등 기본 성능에서의 미세한 차이로 인해 여전히 일본차가 독일차를 따라잡지 못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립완성도를 높이고 불량률을 줄여 나름대로 신뢰감 있는 차라는 이미지를 만들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면 이런 작지만 결정적인 차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바로 평소에 실전처럼 연습해야 한다. 보통은 연습장에 풀 때 줄 처진 노트를 사용하거나 반으로 접어서 푸는 방법을 많이 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아무리 연습을 해도 실력이 별로 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전 시험에서는 그런 광활한 백지 연습장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실전처럼 연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집 여백에 정리하며 푸는 훈련을 해야 한다! 특히 시간을 정해놓고 풀면서 연습해야 효과가 좋다. 특히 글씨를 작게 써야 가능하다.

 

Example.

                                   [ 문제집 여백에 깔끔하게 풀기 예시 ]

 

 

- 주의할 점 -

 

1) 문제집 여백에 풀면서 연습하라는 말을 오해하면 안 된다. 줄쳐진 연습장이나 반 접어서 푸는 습관도 들이되 추가적으로 연습하라는 것이다. 연습장을 쓰지 말라는 뜻이 아니므로 혼동하지 말자.

 

2)　수학 과목 단원별로 전형적 문제들을 풀고 깔끔하게 정리하면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풀고 암기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연구를 하거나 논문을 쓰기 위한 게 아니다. 시험을 보기 위한 것이다. 시간을 정해 놓고 보는 시험은 또한 경시대회가 아니다. 이해한 내용을 적용하고 숙달해서 주어진 시간 안에 빠르고 정확히 많이 풀어야 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단원마다 나오는 전형적인 유형의 문제들은 풀어서 잘 정리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비슷한 문제가 나왔을 때 고민하지 않고 풀어낼 수 있다.

 

Example.

                                 [ 전형적인 문제 깔끔하게 풀어서 정리하기 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