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공부비법

[선행학습] 수학 선행학습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까? [선행학습]

 

 요새 수학 선행학습이 너나할거 없이 유행인데 이런 현상을 볼 때마다 솔직히 걱정이 된다. 풀이 방법 암기식의 선행학습이 가져다주는 폐단을 알지 못한 채 주변 학부모와 학생들 얘기만 믿고 무리하게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차라리 내용을 모르면 학교 수업시간에 간절한 마음으로 집중한다. 그러나 어설프게 선행학습을 하면 뭔가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수업을 듣지 않고 딴짓하거나 졸기 십상이다. 이런 현상은 왜 발생할까?

 

 ‘어른들은 이해를 아이들은 암기를 잘 한다’ 는 말이 있다. 당연히 직간접 배경지식이 많은 어른들은 새로운 정보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잘 쪼개어 이해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암기하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지나치게 빠르게 많은 양을 공부시키면 내용 이해보다는 문제 푸는 방법의 암기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연히 유형을 조금만 바꾸거나 응용하면 문제를 풀지 못 한다. 학년이 올라가서 예전 수학 내용을 다시 읽어보면 당시에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즉, 수학적 스키마의 발전 과정이 공부 내용의 계단식 성장 과정과 함께 가야 한다. [스키마: 내용을 어떤 형식에 따라 과학적으로 정리 또는 체계화시키는 틀을 이르는 말.]

 

 이런 측면에서 살펴볼 때 초중단계의 수학은 가능하면 선행학습 보다는 심화에 비중을 둘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문제는 고등학교 수학이다. 고등학교 수학은 중학교 수학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을 빠르게 배운다. 난이도 상승도 상당하다. 어지간한 학생에게 선행학습 없이 고등학교 수학을 바로 소화하기란 그리 만만치가 않다. 그러다보니 너도나도 선행학습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10-가, 나 정도만 하다가 요즘엔 수1, 수2 심지어 심화까지 중학교 때 선행학습을 한다.

 

 그러나 섣부른 선행학습을 계속하다보면 수학실력의 모래성 쌓기를 하게 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용은 대충 공부하고 문제 푸는 스킬만 연습하는 식의 늪에 빠진다. 이런 결말을 피하고자 한다면 중학교 때 고등학교 수학 선행은 적게는 ‘10-가’ 정도, 많게는 ‘10-가, 나’ 정도로 충분하다. 특히 이 부분은 수능 시험범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수학 중에 가장 중요하기도 하다. 이유인즉슨 이렇다. ‘10-가, 나’ 의 경우 외견상 중학교 수학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개념상 생소한 것이 적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선생님들은 문제를 어렵게 낸다. 반면 ‘수1, 수2, 심화’에는 난생 처음 배우는 기호와 정의, 정리 들이 쏟아진다. 당연히 기호에 적응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문제를 크게 어렵게 내지 않는다. 즉,  이해-암기-적용의 3단계 중에서 적용 단계의 어려움 면에서 ‘10-가, 나’ 가 오히려 그 뒤에 배우는 ‘수1,수2’ 를 압도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처음 고등학교 진학해서 배우는 수학내용이기에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되어 더더욱 ‘10-가, 나’ 를 정복하는 일이 꽤나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10-가, 나’를 잘 정복하면 ‘수1, 수2, 심화’ 부분의 진도는 훨씬 빠르게 나갈 수 있다. 한마디로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말이 딱 맞다.

 

 그렇다면 선행학습으로 수학을 공부할 때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첫 번째는 개념이해 자기점검이다. 개념부분을 공부하는데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동시에 잘 이해했는지 책을 보지 않고 백지에 써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두 번째로, 일정량 이상의 단원을 공부했다면 교재의 앞부분 공부한 곳을 임의로 펼쳐서 나온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래야만, 배우고 있는 단원의 문제만 풀 수 있고 다른 문제는 풀지 못하는 현상을 방지하고 실력을 다져나갈 수 있다.

 

세 번째로, 선행단계에서는 문제집으로 확장하기 보다는 기본서를 반복하기를 추천한다. 선행단계에서부터 문제집으로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성급한 선택이다. 가능하면 기본서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예제-유제-연습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는 것이 좋다.

네 번째로, 강의를 병행하고자 한다면 미

리 몇 단원 정도는 앞서서 혼자 공부해보고 궁금증과 답답함 혹은 나름의 내용이해를 가진 상태에서 수업을 듣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강의 내용에 더 집중하고 이해하기 쉽다.

 

다섯 번째로, 만약 중학교 3학년 학생인데 중학교 수학을 제대로 공부했는지 확실치 않다면 중학교 수학 복습부터 해야 한다. 단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7-가’,‘8-가’,‘9-가’ 만 확실히 복습한다. ‘나’ 부분은 고등학교 수학과의 연계성이 떨어지므로 급할 경우 생략해도 무방하다. (단 경우의 수와 확률은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 복습단계에서는 수학 교과서와 기본적인 문제집 한권 정도면 충분하며 심화까지 필요는 없다. 이것이 완성되면 바로 고등학교 수학 선행학습으로 넘어가도 좋다.

 

 공부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가장 큰 차이 중에 하나는 바로 ‘자신에 대한 객관화된 분석을 할 수 있는가?’ 라고 한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올바른 전략과 전술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누구라도 상위권이 될 수 있다. 고등학교 수학 선행학습이야 말로 이런 진리가 가장 잘 통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