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이하 내용은 원론적이고 주관적인 견해를 말씀드리는 것이니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읽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표시 뒤의 글은 먼저 제시한 글의 내용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비유적, 상징적, 사실적 또는 반대적 해석을 피력한 것입니다. 일종의 색다른 주석이라고 할까요. 재미로 읽어 보시기를....

 

□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

※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의 특성은 대체로 엇비슷하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이다. 러시아 정계 최고의 정치가인 남편 카레닌의 아내인 안나 카레니나는 사랑스러운 아들과 호화로운 저택에서 살면서 아름다운 외모에 밝은 성품까지 지니고 있어 남부러울 것이 없이 누리고 있었지만 부족한 것이 있었다. 마음속 어딘가에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일밖에 모르는 남편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그녀는 젊고 매력적인 장교 브론스키를 만나 남편에게 느끼지 못한 뜨거운 사랑에 빠지며 위태로운 사랑이 진행된다.

 

안나 카레니나는 열정적인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렸지만, 결국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해 달리는 기차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하는 여인의 이야기다. 모든 행복의 조건을 충족한 것 같았지만 한 가지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바람에 불행에 빠지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 진화생물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총,균,쇠>라는 책에서 톨스토이의 말을 확대 적용하여 <야생동물의 가축화 조건> 중에서 어느 한 가지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가축화에 실패한다고 말한다.

※ 책에서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라고 사용한 것이 이후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여러 가지 현상을 설명하는 유용한 법칙으로 인용되고 있으며, 해당소설의 첫 페이지 첫 문장은 현존하는 수 많은 유명 문장 중에서도 가장 많은 공감을 주며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톨스토이 같은 대가들이 경험으로 깨달은 삶의 본질을 관통하는 명문중 하나일 것이다.

※ <공부를 잘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주제로 바꾸어보면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유사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예로 가축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집에서 기르는 가축 동물이 많다. 양, 염소, 소, 돼지, 개, 당나귀 등이 가축 동물이다. 야생동물이었던 이들은 어떤 조건 때문에 가축화되었고 또 다른 야생동물은 왜 사람들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축이 되지 않았을까?

※ 특별한 신체적, 정신적 장애요인 없이 태어나서 초, 중, 고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어떤 학생들은 어떤 조건에 의하여 공부를 잘하게 되고, 다른 어떤 아이들은 비용과 시간, 노력을 비슷하게 때로는 더 많이 투입하고도 평균이하의 성취도를 보이거나 상위권, 최상위권으로의 진입에 실패하는 것일까?

 

야생 후보종이 가축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

※ 공부를 잘하기 위하여는 여러 조건을 충족(필요조건)하여야 한다.

 

첫째, 동물의 식성이 너무 좋아서는 안 되고, 특정 먹이를 너무 선호해서도 안 된다. 동물이 먹을 것을 사람들이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학생이 노는(게임, 인터넷, tv시청, 체육활동 제외) 것을 너무 좋아해서는 안되고, 국어, 영어, 수학

과목중 특정과목을 너무 선호해서는 안된다. 즉, 주요 3과목 공부는 균형있게 잘해야 한다

 

둘째, 가축은 빨리 성장해야 사육할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고릴라는 성장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동물이어서 가축이 되지 못했다.

※ 공부에 투입하는 비용(시간, 노력, 돈)에 상응내지 비례하는 효과가 본인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나타 나야 한다. 적어도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일명 최선을 다하여) 공부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미미 하면 학생의 공부 의지는 당연히 꺽이게 마련이며, 경쟁에서 너무 뒤처지게 되고, 학교의 공부란  제한된 시간내에 일정한 분량과 깊이를 소화해내는 것을 측정하는 과정이므로 시간적 제약이 매우 중요한 조건중에 하나이다. 즉 학교공부는 획일적으로 제한된 조건하에서의 성취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셋째, 가축은 야생 상태가 아니라 감금 상태에서도 번식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치타와 같은 동물은 가축 동물이 불가능하다.

※ 공부의 조건내지 공간적 환경은 학교, 학원, 집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각 환경이 개개인 모두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제약된 공부환경(방해요인, 장애요인 포함)에 잘 적응해야 하고, 불리한 조건을 최소화하는 노력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외부환경만 탓하면 본인만 손해다.

 

넷째, 회색곰과 같이 사람을 해칠 정도로 너무 포악해서는 안 된다.

※ 성격에 있어서 어느모로 보더라도 너무 모가나면 안된다. 극단적 성격은 그 사람의 말과 언행을 통하여 표출되는데 이런 경우에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학교생활에서든 사회생활에서는 본인의 평가에 있어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바람직한 성격적 특성에 있어서 자기주관이 강하고 컬러가 뚜렷한 것과 감정을 절제할 줄 몰라서 과격하게 표출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성격은 대부분 그 사람의 성장과정을 말하여 주는 것이고 정신적인 상태(세상을 바라보는 눈)를 나타내 준다.

 

다섯째, 가젤처럼 인간에 대해 너무 겁을 먹어 민감해하는 동물은 사람과 어울려 살 수 없다.

※ 너무 이기적이거나 소극적인 성격, 외부의 환경에 민감한 성격의 경우 학교생활이 어렵고 공부에 있 어서도 항상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일단은 잘 어울리는 사람이 공부를 잘할 확률이 높고 사회생활에 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어울리는 성격은 평범하되 결단력과 의지력은 강한 것이 좋다.

 

여섯째, 같은 동물끼리 위계적 질서를 지키고, 서로 무리지어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즉 동물도 사회성이 있어야 가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소위 학교나 가정에서의 모범생은 십중팔구 공부를 잘 할 수 밖에 없다. 모범생이 공부 못하고 문제아인 경우는 거의 없다. 학교와 가정에서 요구하는 규칙에 순응한다는 것과 공부한다는 과정은 동전의 양면이다. 공부의 세계에서도 지식의 체계적인 습득 규칙이 존재하며 이 규칙을 잘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공부는 잘 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이 공부에 관한 규칙들을 잘 모르거나 위반하며 세상에서 이상하게 통용되는 사이비 규칙들에 홀려서 본질적인 규칙들을 무시하거나 우습게 안다. 그러나 공부의 세계에서 정립되고 통용되는 일반적 규칙들은 수 천년의 역사와 수 십억명의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결코 가볍게 여기거나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순리요 자연의 법칙과도 같은 것이다.

 

이처럼 여섯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가축이 될 수 있고, 그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야생동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 이상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생의 공부는 동물의 가축화보다는 성공의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동물의 경우 가축화가 가능했던 경우는 수천종의 동물 중 30여종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교육은 태어나면 누구나 교육과정을 거치게 되고 성공확률도 매우 높다. 다만 높은 수준의 성취도를 나타내는 비율내지 확률이 낮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느 한 조건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여 공부자체가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는 흔히 성공에 대해 한가지 요소만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설명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중요한 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수많은 실패 원인들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다.

※ 인류는 공부를 잘하기 위하여 수많은 공부비법을 그동안 개발하여 왔다. 수많은 책들도 출간되어 있다. 수많은 성공사례도 있다. 이런 것을 적용하여 가르친다는 학원도 많다. 학교 교육과정도 수많은 연구결과를 반영하여 구성된 것이고 가르치는 교사들은 전문적인 교육을 최소한 4년씩 받은 사람들이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하여 교수법을 공부한다. 그런데 무엇인가 찝찝하다. 명쾌한 해답이 없다.

 

그렇다. 공부를 잘하기 위하여는 수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야 하고, 각각의 변수들이 미치는 영향력과 효과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그것도 자신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실험을 해볼 수도 없는 것이다. 실험은 대부분 실패하며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 거의 대부분 복수의 자녀들을 키우는 학부모들이 자녀교육 통하여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정말 피하고 싶은 경험들일 것이다. 또한 진작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탄식의 경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 사례는 10%도 안되며 90%의 수많은 실패사례는 알려지지도 않고 얘기하여 주지도 않는다.

 

한 인간으로서 자식의 실패사례가 부끄럽기 때문인 것이 일차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내가 수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여 실패했는데 그 경험을 남에게 알려준다는 것이 억울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너도 한번 당해봐라. 댓가를 치루어 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중에 공부관련 책 중에는 성공담은 많지만, 실패 사례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어떻게 하면 실패하지 않는지에 대한 책은 드물다. 매우 드물다. 옆집 아줌마의 조언 중에서 무엇 무엇은 하라는 조언은 있어도 하지말라는 조언은 거의 없다. 공부를 잘하기 위한 방법 10가지, 20가지, 30가지 비법은 있어도, 하지 말아야 할 10가지, 20가지, 30가지 목록은 없다.

 

공부를 잘하기 위한 조건을 모두 갖추는 것이 쉬울까, 공부를 방해하는 조건을 하나씩 제거하는 것이 쉬울까. 아니면 이것들이 모두 동전의 양면이 아닐까.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다.

 

- 행복한 가정은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가족들이 건강하고 화목한 게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애정문제든, 금전문제든, 자녀 문제든 불행한 이유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돈 잘 벌고, 건강하지만 배우자의 외도로 고통받는 가정, 다 갖추었지만 자식이 없어 쓸쓸한 가정, 사람들은 착하지만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가정 등.... 보통 사람들은 행복한 결혼생활에 필요한 여러 요소 중 하나만 빠져도 불행하다고 느낀다.

 

수많은 야생동물 중에서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은 소수인 것처럼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을 적용해보면,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보다 불행한 가정의 수가 많을 것이다.

※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을 적용해보면 자식 공부에 있어서 행복한 가정은 1등하는 경우에 한정되며, 그 이외의 가정은 대부분 불만족 내지 불행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공부에 있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