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 서예와 관련 하여 문방사우란 붓, 먹, 벼루, 종이를 일컷는 말이다. 4가지가 서예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서로 뗄레야 뗄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의 의미가 매우 가까운 친구관계를 나타내는 말로 흔히 쓰인다. 죽마고우라는 말처럼.

○ 우리아이와 관련하여 문방사우란 초등, 중학교 시절 친하게 지내며 때로는 경쟁관계, 때로는 서로를 위로하는 관계로 지내고 있는 친구 3명을 일컫는 말이다. 이말을 자기들이 만들어 사용한 것은 아니고 중학교 선생님이 4명이 잘 어울리고 성향이 비슷하고 학교성적도 비슷비슷하여 너희들 4명은 문방사우처럼 몰려다니며 잘지내는구나하고 말씀하셔서 우리 아이가 자신들을 문방사우라고 표현한다.

○ 4명이 각자가 희망하는 고등학교가 상이하여 중학교를 마지막으로 헤어지게 되었고 고교에 진학하여서도 가끔씩 전화로 서로의 학교생활과 안부를 확인하는 사이다. 이번 연휴기간에 만나서 그동안의 학교생활을 이야기 하고 옛날 추억을 함께 하자고 연휴 전에 사전 약속을 조율하고 5월 2일 집에 오자마자 친구들과 전화하느냐고 정신 없었다.

○ 아들이 연휴기간 친구들과 함께 볼 강남의 극장에 4명의 영화표를 예매하고 약속장소를 조율했다. 영재고에 수석합격한 친구가 대치동에 학원수업이 있는 관계로 그 친구 시간에 맞추어 영화표를 예매했다. 외대부고 친구는 5월 2일 오후까지 프로젝트 준비로 밖으로 못나오고 있었고, 영재고 친구는 대치동을 가야한다고 했다.

마침 한일고 친구가 2달만에 이번 연휴기간에 집에 오게되어 아파트 단지안에서 만나서 얘기하다가 벤치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하고 인사를 하면서 20분정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 언론과 소문으로 아는 한일고 소식과 달리 내부 학생한테 듣는 학교소식은 색다른 흥미가 있었다. 그 친구는 3년 내내 독보적인 중학교 1등 이었다. 사교육도 전혀 받지 않았다. 3월 전국모의 고사에서 전교 4등을 하였다고 한다. 이번 중간고사는  수학1은 폭망했고, 국어는 폭망해서 3등급 예상, 수2는 백점, 물리도 100점, 영어는 4개 정도 틀렸는데 글의 요지를 묻는 선지 5개가 모두 답으로 보였다고 한다.

전체적으로는 반에서 5등 정도 예상(전체 30등)한다고 한다. 그 학교 전체 1등의 내신이 보통 1.8점대라고 한다. 2017년 서울대를 24명 갔는데 재수생은 1명이란다. 학교에서 재수를 말리고(경험상 성공률이 낮다고 한다)  전국 특목고중 재수생 비율이 가장 낮다고 한다. 의대는 64명인가 갔다고 한다.

3등급까지 서울대 쓰고, 5등급까지 지방의대 정도 간다고 한다. 그 친구가 말하기를 자기 학교에도 의외로 허당들이 많다고 한다. 그 허당들이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면서 전국적인 강자들로 커가는 것이다. 20분 정도 얘기한 후 자리를 비켜주고 집으로 들어왔다.

○ 아들은 5월 4일 오후에 친구들 만나서 영화보고 논다고 서울로 나가버렸다. 밤11시쯤 들어왔기에 친구들과 나눈 얘기 좀 해보라고 했다. 학교별로 돌아가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친구들 모두 중간고사에서 특정과목에서 폭망하는 사태를 경험한 것 같다. 영재고 간 친구는 중간정도의 성적이 나왔고, 외대부고 친구도 비슷했다. 대체로 국어에서 난생 처음 받아보는 성적을 경험하는 것 같았다. 자기들끼리 얘기하다가 과학고에 간 친구에게 전화를 해보니 그 친구는 완전 바닦을 찍었다고 한다. 중 3학년 겨울방학 때 고등 수학1을 나가고 있었다고 아들이 말해 주었다. 물론 사회배려자전형 특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 친구는 내신성적에 크게 스트레스 안받고 정시공부해서 대학가려고 한다고 한다.

○ 우리아들은 이번 시험에서 영어 100점, 수학 1개 틀려서 선방, 국어 폭망(6개 틀렸다고 함. 국어만점 1명), 나머지 과목은 1개씩 틀렸다고 함. 영어, 수학과목은 100점인 얘들이 과목별로 5~6명 수준이라고 한다. 문제는 주요 3과목을 잘본 친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국어과목에 대한 향후 공부방법을 얘기해 주면서 만약에 국어를 1문제 틀리는 정도의 시험결과이면 전교 몇등 정도 하겠느냐고 물어보았다. 한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이번 수학 만점자가 5명 정도 나와서 어렵게 출제한 수학선생님이 화났다고 한다. 기말고사는 이제 죽었다고 생각하고 공부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하필 어려운 도형의 방정식이 주된 범위이다.

문방사우와 그 친구들 얘기를 들으면 고1의 학교생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략 알 수 있는 것 같다.

--- 점심시간이 되어서 밥먹으러 가야해서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