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방

현직 중3 담임교사입니다. 수업 4시간에 영재고 추천서쓰는 와중에 학부모 상담 2건. 거기다 교육계획서 제작까지 .. 정신 못차리게 바쁜 하루를 살고 퇴근하는데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 아이들 상담도 아직 못끝냈는데 ..수업 준비도 더 철저히 하고싶은데..대체 뭔 잡일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학교생활이어야 하는데 잡일에 치여 아이들은 뒷전입니다. 한 아이 영재고추천서 쓰느라 낭비하는 1주일동안(추천서 와 자소서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네요) 반 아이들은 또 뒷전이 될수밖에 없고 그놈의 교육계획서에 선생님들 상 받는 포상업무 진행하다 또 2주는 아이들 상담도 제대로 못하고 가버립니다. 집에오면 살림하랴 애들 챙기랴 또 한번 전쟁치르다 뻗어버리고요. 개인적인 하소연으로 들릴수도 있겠지만 정말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듯 합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선생님을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지 모릅니다. 겉으론 암 생각 없이 노는것처럼만 보여도 잘 들여다보면 여리고 여린 마음속에 받은 상처와 아픔이 큽니다. 그래서 전 아이들을 보면 밝게 인사하며 말을 걸고 수업시간에도 같이 농담하고 호흡하면서 개념부터 차근차근 가르칩니다. 내 아이가 소중한만큼 각자의 집에서 소중한 아이들이니 더없이 귀하고 조심스레 대하게됩니다. 제발 잡일만 시키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된게 출근해서 수업 외 시간은 죄다 잡일하는데 쓰게됩니다. 이래서 무슨 교육개혁이 있겠습니까. 답답합니다.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 쓸데없는 짓만 시키고 있고 교사는 아이들을 포기해가면서 죽도록 프린터 잉크 낭비해가면서 그런일들만 하고있으니 한숨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