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유게시판

교피아를 아시나요.

이내용은 중앙일보에 보도되었던 내용입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관료가 대학 같은 비영리 기관에 재취업하는 걸 막을 수 없다. 퇴직 관료 역시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으며, 대학은 돈을 버는 기업이나 법무법인과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직 교육관료가 정부 재정지원금을 받으려는 대학이나 산하기관에 재취업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것도 대학이 부실 대학, 구조조정 대상 대학이라면 이곳에 재취업하는 관료의 역할은 분명하다. 정부를 상대로 지원금을 따내는 로비스트나 부실을 피하는 구원 투수를 맡을 수밖에 없다.

　‘교피아’로 불리는 교육관료들의 퇴직 후 대학행은 이처럼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2012년 퇴직해 재취업한 교육부 소속 3급 이상 공무원 43명의 90% 이상이 대학이나 산하기관 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재취업한 4급 이상 공무원 37명이 대부분 대학이나 정부가 돈을 주는 산하기관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에 간 사람들은 대부분 교수로 재취업했으나 부실대학 총장으로 간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도 총장직선제 폐지에 앞장선 고위 공직자가 한 국립대의 총장 공모에 지원을 했다가 대학 교수들이 반발해 철회한 일이 있었을 정도다. 이처럼 퇴직 교육관료들의 대학행이 문제가 되는 건 정도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일반 공직자들의 생계성 취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실제로 지방대에 취업했다가 사표를 낸 전직 교육관료는 “대정부 관련 일을 해결하는 방패막이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사실 퇴직 관료가 없다면 어느 누가 대학을 대신해 정부기관에 찾아가 담당 과장이나 국장을 만나고 민원을 낼 수 있겠는가. 교육부 입장에서도 전직 관료들이 부실대학으로 몰려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부실을 제재하고, 재정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퇴직 관료는 걸림돌이다.

　물론 퇴직 관료가 대학으로 가는 걸 무조건 비난할 순 없다. 자신이 그간 축적해온 공직 경험을 살려 인재를 키우는 실무형 교육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의 부실을 전관(前官)이 막거나 방조하는 문제는 그대로 방치해둘 순 없다. 법이 막으려 했던 정부와 사기업 간 전관예우 커넥션이 정부와 대학 사이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교피아들의 전관예우성 재취업에 대한 제한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대학이나 산하기관에 교육 퇴직 관료가 곧바로 갈 수 없도록 공직윤리법을 개정해야 한다. 공직윤리위원회가 강화된 법을 바탕으로 재취업 심사를 강화한다면 정부와 재정지원을 받는 비영리기구 사이의 전관예우 관행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타 부처에 비해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적용되는 교육공직자들도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 사실 부실대학일수록 생존 차원에서 퇴직 관료를 필요로 한다. 자리를 미끼로 자신의 로비능력을 파는 행위에 가담하지 말길 바란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들을 교육자로서 존중해주는데 있는 잣대의 기준은 무엇이되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