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유게시판

외고를 졸업한 학생입니다.

중학교 내내 외고를 꿈꿨었고, 원하던 학교에 입학해서 너무 행복했던 때가 있었죠.

서울의 한 외고인데 제가 선택할 수 있던 학교 범위 내에서는 최고였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합격의 기쁨을 누리느라..중3 겨울방학을 통째로 날려 버렸습니다.

서울시 3학년은 10월에 2학기 중간, 11월에 2학기 기말을 봤었어요. 저는 11월을 입시로 보냈지만 아닌 친구들은 진짜 열심히 놀았죠.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제 입시가 끝나고 난 후, 그 무리에 합류했었습니다. 정말 후회없이 친구들과 놀았어요. 그 시기가 제게 좋은 친구들, 오래오래 갈 친구들을 만들어준 것 같기는 하지만.. 지금, 대입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제가 친구들과 열심히 놀 때, 저희 학교(외고)에 입학할 다른 친구들은 학원.독서실.과외 등을 통해 미리 실력을 다지고 있었거든요. 물론 단순히 위에 나열한 저것들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개인의 노력이 큰 비중을 차지해요. 그런데, 저 친구들은 그 시기에 미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던 거에요. 그런 친구들은 당연하게도 입학 후 상위권에 자리합니다.

저는 입학 후 처음 받은 성적표를 아직도 잊지 못해요. 국어5, 수학7, 영어6, 전공어6...66...6,7이 난무하는 성적표였죠. 저도 중학교때는 나름 공부 좀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학교를 다녔고, 졸업 때 성적우수상 받고 졸업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받았을 충격이 짐작 가시겠죠..

저 성적이 오르는 데는 정말 많은 투자가 필요했어요. 효율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니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확연한 상승은 보이지 않고. 그리고 제가 총 내신을 약 2등급 가량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 상위권 친구들은 놀고만 있었을까요?

아니요. 입학 전 다져진 기본 실력을 배경으로 그 친구들은 더 심화된 공부를 하고, 더 고난이도의 문제집을 풀고.. 그렇게 격차는 점점 벌어지게 됩니다.

소위 과탑이라고 하죠. 과 1,2등의 자리는 항상 소수 친구들이 차지하였고, 그 밑의 등수들도 입학 후 매겨졌던 등수와 90%가량 일치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중3 겨울방학을 정말 잘 보내라는 것입니다. 중3때 고등학교 성적이 모두 정해진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저희 학교같은 경우는 그랬습니다. 노는 것도 물론 좋지만, 3년 후. 대입이 모두 끝난 나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미래의 내가 웃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좋은 학교를 다니면서, 좋은 시설을 사용하고, 대체로 좋은 선생님들 또 친구들과 고등학교 생활을 함께 했습니다. 제 고등학교 선택에는 후회가 없지만, 그 생활 속에서 최상의 결과를 뽑아내지 못한 것에는 후회가 남습니다. 

꼭 남은 시간 알차게 보내셔서 후회하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 하시기를 바라요. 어느 고등학교를 가던지간에 철저한 대비는 중3겨울 방학때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