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부모교실

학교를 서열화하자는 의도가 절대 아닙니다. 입시를 하면서 이런 재미난 일도 있구나 해서 비도오고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명문대 입학률이 높은 고교의 4년제 대학 합격률이 별로 높지 않는 것을 보게 됩니다. 고작해야 40~50%에 불과한 학교도 많지요. 의외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상위권의 대학이 아니면 지원을 꺼리는 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빗대어 하는 말이 있죠.

"이 학생의 학부모들은 대한민국에 대학이 3개 밖에 없는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학부모의 격한 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경쟁률 낮은 대학 가려고 12년 동안 이런 고생을 한줄 아십니까?"

하지만 명문대 입학률이 높지 않은데 4년대 대학 합격률이 높게 나오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60%는 보통이고 70~80%까지 도달합니다. 이정도면 무슨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지 감지하실 겁니다. 즉 합격하는 대학이 질이 다르다고 할 수 있죠. 소위 서열화의 관점에서 말하자면요.

4년제 대학합격률이 높은 고교는 이러한 통계에 상당한 위안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수막을 내다 걸고 고내 곳곳에 신문자료를 확대하여 붙여 놓습니다. 한 부장선생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 통계로 일년 동안 먹고삽니다."

SKY 대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S구의 Y고와 J여고가 4%대에서 맴돌고 열악하다고 평가되는 지역의 학교가 5%를 상회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 놀라운 실적을 두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영악한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질문은 통계를 꿰뚫어보고 있습니다.

"캠퍼스가 몇 %인가요?"

서울대의 합격자수가 갑자기 줄어들면 학교의 교육력을 폄하하는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서울대에 15명이 가다가 10명으로 줄면 얼굴이 굳어지지요. 하지만 수시나 정시에서 의대에 많이 들어갔기에 서울대 지원이 줄어든 것인데 이 깊은 속내에까지 생각이 미치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더우기 서울대 합격자가 논란이지만 당사자 고교는 사실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의대 숫자에 더 관심을 보이지요. 서울대가 10명이지만 의대는 15명, 서울대가 17명이지만 의대는 40명인 고교도 많습니다. 지방의대까지 다 채우고 서울 공대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르지요.

명문대에 많은 학생을 보내는 학교가 물론 경쟁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교에 내 자녀를 보낸다고 명문대에 갈수 있을지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3년간은 고등학교에 자부심을 갖겠지만 내신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위권만을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면 중위권은 찬밥신세일수도 있고 하위권은 내신 도우미의 역할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층층시야 상위권의 학생들을 끌어내리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그리 만만치 않죠. 많은 사람들이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지만 자녀의 능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봐야 하고 선발효과라는 말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재수효과라는 말 또한 귀에 익숙하실 겁니다. 사교육에 관심이 높은 지역은 재수효과가 크지요. 합격자의 절반이 재수생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 학교가 서울대를 10명을 보내다가 5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당연히 진학부장이 제명되었죠. 하지만 떨어진 학생들이 재수를 하여 다음해에는 당당하게 10명을 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진학부장은 2번 죽는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요.

"거봐라 니가 그만두니 합격자가 많아지잖아"

진학부장으로서는 이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하겠습니까.

또 한가지는 특정구의 대입진학률이 낮다고 평가되는데 그 속내를 꿰뚫수 있어야 합니다. 서울의 S구와 분당의 특정 지역은 이미 특목고로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갑니다. 우수한 학생들을 특목고에 상납(?)했기에 진학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약간의 논란이 있을수 있지만 합당한 판단이 있으시리라고 봅니다.

아침부터 웬 서열화냐 라고 반론을 제시하실 수도 있습니다. 단지 제가 본 저의 시각에서 판단한 명문고 판별법입니다. 상위권은 상위권에 맞게, 중위권은 중위권에 맞게, 하위권은 하위권에 맞게 소질과 적성, 그리고 능력에 맞게 진학시켜서 자신의 길을 탄탄하게 개척하게 하는 학교가 진정한 명문고라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진로지도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

서울대 못들어간 연고대 학생은 평생 서울대 타령, 연고대 못들어 간 학생은 평생 연고대 타령, SKY못 들어간 학생은 평생 SKY타령. 과연 언제 만족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까요. 이렇게 비교하는 타성을 빗대어 이런 말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뭡니까?"

배 고파서 공부하는게 아니라 배 아파서 공부한다는 전국학부모지원단 신동원 회장님의 말씀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