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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손탄스키와 6살 떼쟁스키는 약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병원 가는 것도 좋아해요.

병원가면 예쁜 간호사 누나들이 사탕을 막 주시거든요.

스키 형제가 아프면 늘상 폭포수 같은 콧물에 목감기를 동반하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의 진료가 끝나면 호흡기 치료를 하게 되요.

호흡기 치료 할때 쓰는 기구가 치이익~~ 소리가 나면서 미세한 연기가 나는 막대기인데 스키 형제들은 병원가면 그걸 그렇게 무서워 하더라고요.

치이익~ 소리가 나면서 김이 모락 모락 나니까 뜨겁게 보이기도 하고 그걸 코와 입에 대라고 하면 엄청 싫어하고 거부했어요.

호흡기 치료를 거부할 때마다 그걸 마이크라고 이야기하고 노래 잘 부르면 간호사 선생님이 사탕 더 주실거라고 이야기 했었거든요.

그랬더니 다행히 무서워하지 않고 정말 마이크처럼 두손으로 꼭 부여잡고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평소에는 손탄스키 혹은 떼쟁스키만 데리고 병원을 갔었기 때문에 노래 불러 보라고 해도 부끄럽다며 조용 조용 들릴듯 말듯 불러서 얌전히 호흡기 치료를 잘 마칠 수 있었죠.

그런데 오늘은 둘을 한꺼번에 병원에 대려갔더니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마치자 마자 서로 자기가 먼저 (노래를 하고) 사탕을 받겠다며 진료실을 박차고 치료실로 들어가는 거에요.

우여 곡절 끝에 둘이 한꺼번에 호흡기 치료 기구를 들고 노래를 시작했는데....

손탄스키는 형아 땜에 본인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짜증을 내고,

떼쟁스키는 동생 땜에 본인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짜증을 내며 경쟁하네요.ㅡ.ㅡ;;;

서로 경쟁을 하며 노래를 하다가 노래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둘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더라고요.ㅠㅠ

그러다 흥이난 건지 경쟁심에 불타오른 건지 나중에는 춤까지 추고요.

제가 마이크라고 노래 불러 보라고 이야기 했으니 뭐라 말릴 수도 없고 호흡기 치료 1분이라는 시간이 너무도 길게만 느껴져 안절 부절 못했어요.

스키 형제는 신이 나서 춤과 노래를 하는데 말린다고 말려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화를 낼 수도 없고 난감했어요.

신이 난 두 아들과는 달리 부끄러움은 온전히 저의 몫!! ㅡ.ㅡ;;

그러면 안되지만 너무 부끄러워서 일행이 아닌척 딴청을 부리고도 싶었답니다.ㅠㅠ

호흡기 치료를 받는 1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흥이 올라 신이 난 아이들을 진정시키며 간호사 선생님과 대기중인 환자들에게 몇번이나 죄송하다고 90도로 인사하고 나왔어요.ㅠㅠ

평소에는 한명씩 데리고 병원에 가다가 오랜만에 둘을 한꺼번에 데리고 갔더니 춤까지 추면서 노래 자랑을 제대로 하고 왔네요.

앞으로는 부끄러워서 그 병원 다시 못 갈꺼 같아요.

몇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그 상황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 거립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