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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떼쟁스키와의 동거 셋째 날입니다. 부디 오늘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기를... ^^;;;

1. 잠 깨우기

- 국가의 부름을 거부해서도 안 되고, 마눌뉨의 휴식을 방해해서도 안 된다는 투철한 정신자세로 떼쟁스키와 민방위 소집훈련에 참가했습니다. (민방위 소집훈련은 군복을 입고 군부대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동네 초등학교에 7시까지 모여서 구청장님이나 동장님 등의 훈화말씀 같은 것을 30분 정도 듣고 해산하는 간단한 행사입니다.)
- 최대한 조심해가며 자고있는 떼쟁스키에게 두툼한 겨울잠바와 겨울바지를 입히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지 떼쟁스키가 눈을 번쩍 뜨네요. 자는 것을 깨웠기 때문에 짜증낼 줄 알았는데 밖에 나가는 것이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2. 민방위 소집훈련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유모차는 떼쟁스키 밖에 없네요. 참석확인 도장 찍어주시는 분들도 신기하게 쳐다보시고 이쪽 저쪽에서 쳐다보는 눈길이 제법 많네요. 그래서 살짝 부끄러웠지만 잘 참아야 하는 겁니다. 캉쌤은 아빠니까요. ^^V
- 떼쟁스키는 새벽부터 젤리를 오물거리며 유모차에서 만화를 감상하네요. 아침부터 만화를 보여주니까 기분 좋아 보입니다. 평소에는 아침에 만화를 안 보여주거든요.

3. 아침 먹이기

- 민방위 소집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8시네요. 떼쟁스키에게 빵과 우유를 하나 먹이고 나니 8시 30분. 아직도 어린이집 갈 때까지 1시간이나 남은 겁니다. 아~~~!! 이 시간을 어떻게 떼워야 할지... 그래서 떼쟁스키가 가장 좋아하는 이불 속 숨기놀이를 하며 1시간을 버텼네요. 아침 1시간은 정말 기네요. 이래서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 ^^;;;

4.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기

- 이틀을 아빠가 데려다줘서인지 오늘은 매우 순순히 따라 나서네요. 쉽게 끝냈습니다. ^^

5. 어린이집에서 데려오기
-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피곤했는지 하루 종일 졸더라며 내일은 어린이집에서 생일잔치가 있으니 일찍 재워달라고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당부를 하시네요. 저도 일찍 재우고 싶습니다. T_T

- 오늘도 어린이집 문을 나섬과 동시에 놀이터로 무한질주를 시작하네요. 온동네 놀이터를 다 휘젓고 예전에 다니던 어린이집 앞에 가서 친구들과 인사까지 합니다. 아... 살짝 부끄러운... 그렇게 1시간을 뛰어다니다가 사탕 하나 입에 물려주고 집에 데려왔습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한다면서요. ㅋㅋㅋ
- 그러나 이렇게 끝나면 떼쟁스키가 아니죠. 집에 들어가자마자 쓰레기 통으로 달려가더니 갖다 버려야 한다며 낑낑 거리고 끌고 오네요. 그래서 분리수거할 쓰레기와 함께 다시 나갔다가 1시간을 더 뛰어놀다가 집에 들어왔습니다. -_-;;;

6. 목욕시키기

- 밖에서 노는 것이 추웠는지 콧물이 나네요. 그래서 살짝 샤워만 하고 꺼냈더니 첨벙첨벙을 아직 안 했다며 다시 뛰어들어갑니다. 그래서 다시 욕조에서 첨벙첨벙을 하며 30분을 놀더니만 그제서야 꺼내달라고 하네요.

7. 밥 먹이기

- 오늘도 먹다 남은 탕수육과 게맛살, 멸치볶음으로 한끼를 떼워봅니다.
- '오늘은 뭘 해서 먹이지?'라며 엄마들이 매일 고민이 많으시겠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반찬투정하는 아이들과 아빠들에게 1주일간 엄마체험을 시켜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병대 캠프 입소가 아니라 엄마 캠프에 입소시키는 겁니다. 이름하여 엄마 없이 1주일!! 그 기간동안 엄마들은 여행 다녀오세용~~~~!! ^O^/

8. 놀아주기

- 오늘은 밖에서도 많이 놀고, 목욕도 오래한지라 밥을 먹고 나니 벌써 8시 반이네요. 밥을 먹고나니 뭔가 아쉬운지 얼음을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얼음을 하나 물려주고 책을 한 권 읽어준 후 모진 반항 속에 치카치카를 감행했네요. ㅋㅋㅋ
(떼쟁스키는 얼음을 참 좋아합니다. 원래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데 아이스크림을 안 사주니까 아쉬운대로 얼음을 물고 다닙니다. 시원한 느낌이 좋은가 보네요.)

9. 재우기

- 오늘도 역시나 더 놀겠다며 버티네요. 그래서 '아빠는 이불 속에서 재미있는 만화봐야지~~'라며 방으로 들어갔더니 후다닥 달려와서 아빠한테 몸을 날리네요. 아~~!! 이러다 장파열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살짝 스칩니다.
- 아무튼 오늘은 뭔가 좀 더 교훈적인 것을 봐야겠다라는 생각에 공룡이나 로보트 만화가 아닌 전래동화를 틀어줬습니다. 처음에는 시큰둥 하더니 금방 몰입해서 스마트폰으로 달려드네요. 그렇게 3편을 보고 꿈나라로..... 가기는 커녕 불끄고 30분을 함께 떼굴떼굴 굴러다닌 후에야 간신히 잠을 재웠습니다.

- 도대체 애들은 어떻게 하면 잘 재울 수 있을까요? 캉쌤은 어린 시절에 8시면 졸기 시작해서 9시 전에 잠들었는데 떼쟁스키는 참 징하게 안 자네요. T_T

엄마들이 육아나 살림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정신적인 에너지가 생각보다 더 크구나 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네요. 공부 잘 시키기는 커녕 먹이고 입히고만 잘 하는 것도 참 힘든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스홀맘님들 사리공장이 쉴 틈이 없을 것 같네요.

워킹맘들이 왜 그렇게 학원 설명회에 잘 속는지 이제야 조금 이해할 것 같습니다. 일하며 살림하며 아이를 키워보다 보니 교육정보를 찾아볼 시간을 갖기도 힘들 뿐 아니라,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지쳐서 교육정보를 직접 분석할 마음의 여유를 갖기가 너무 힘드네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정리해서 알려주는 설명회를 자꾸 찾으시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설명회 내용을 검증해보려고 해도 검증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어서 그냥 넘어가게 되고요. 그 동안 몇 차례 진행했던 스홀 설명회가 매번 1~2일 만에 조기마감되는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에 앞으로는 주말 설명회를 더 많이 추진해봐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