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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원 발령을 받은 남편을 따라 초등학교 입학통지서를 받아 놓은 딸아이를 데리고 중국 칭다오로 온지 만8년이 지나고 올해 9년차로 접어 들었다.

오자마자 중국 로컬학교 1학년 2학기에 들어간 딸아이는 벌써 한국학제로 중3이 된다.

겨우 한글을 떼고 떠듬떠듬 책을 읽던 아이는 인강을 통해 제 학년에 맞춰 국어공부를 해 왔지만 아직 적확한 어휘와 억양엔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한국어 특유의 짧고 긴 발음을 통해 구분되는 의미, 고어적인 표현등엔 미숙함을 보인다)

3년간 로컬을 다니고 중국어 영어 2중언어 수업을 지향하는 국제학교로 전학을 하여 중국어도 계속 놓지 않은 덕택에 재작년말 마지막 11급코스 HSK시험에서 10급을 받았고, 제2언어로 응시하긴 했지만 영국 및 영국계 국제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응시하는 IGCSE시험에서 세계최고점수를 받았다.

지금은 한국나이로 4학년 2학기 무렵 전학한 영국계 국제학교에 재학 중이고 올해 6월 IGCSE 전과정이 끝나고 나면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의 과정은 끝나게 된다(신설 국제학교인 관계로 학생수가 적어 고2,3에 해당되는 과정이 아직 개설되지 못했다)

그래서 요즘은 심각하게 아이의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전공은 둘째치고 어느 나라에서 대학생활을 할 것인가조차 쉽게 결정이 되지 않는다.
가장 많은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 국제학교이다 보니 공부하는 스타일이나 의식이 자유롭고 본인의 희망도 영국이나 홍콩쪽 대학인듯 하다. 학교선생님들도 권하는 방향이기도 하고...
향후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미칠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면 베이징대학이나 칭화대도 무시할 수 없을것 같다. 남편의 의향은 중국대학을 거쳐 한국이든 영어권이든 대학원 진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대학마저 해외에서 수학한다면 내 아이는 과연 대한민국의 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남편과 내가 아무리 한국인의 의식과 문화를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해도 그것은 극히 개인적이고 편향적인 성향을 나타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대학을 가장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아이에게 한국이라는 뿌리를 찾아주고 싶고 한국의 문화와 가치관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싶다. 향후 아이가 어디에서 생활하게 되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이 아이를 한국사람이라는 전제하에 보게 될것이다. 그리고 이 아이를 통해 한국을 보게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가 한국을 모른다면 더군다나 왜곡하게 된다면...나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제 생각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한국대학을 보낼거면 다음 학년엔 한국국제학교로 전학을 시켜야 하고.. 중국대학을 보낼거면 다시 로컬로 보내야 하고..영어권으로 보낼려면 미국식이든 영국식이든 다시 국제학교를 알아봐야 한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 어떤 길이 바람직할까? 다른 부모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