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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은 불수능을 넘어 마그마 수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습니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높지 않았지만 킬러문항들이 까다롭게 출제되며 체감난이도를 끌어올렸지요. 그 결과 수능 경쟁력이 낮은 지방 일반고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이 대거 불합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거든요. 절대평가로 진행된 영어마저 1등급 비율이 작년의 절반 수준(5~6%)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지방 일반고 학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기가 더 어려워졌지요.

그래서 올해 지방 일반고의 명문대 합격실적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중에서도 서울대나 의대 입시에서 안타까운 결과를 내는 학교들이 많아지겠지요. 지방 일반고에서는 서울대 실적을 주로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통해 배출하는데 지균은 2등급 3개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불합격되는 지방 일반고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의대의 경우도 지방 의대들은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는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불합격되는 학생들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대입 수시모집에서 적용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최저라는 용어 때문에 굉장히 쉬울 것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그 최저라는 기준은 대학에서 바라보는 최저일 뿐 일반 학생들에게는 결코 쉬운 수준이 아니지요. 그래서 지방 일반고에서는 이전에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결과 올해에는 수시에서 선발인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작년보다 증가하겠네요. 이럴 경우 정시 선발인원이 늘어나게 되서 정시에 강한 재수생, 특목고, 자사고, 선발형고, 강남 학생들의 대입실적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지요.

서울대에서 지역균형전형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2등급 3개 영역입니다. 2등급이면 전국 11%니까 각 학교 전교 1등에게 3과목만 전국 11% 안에 들어오라는 것이지요. 전교 1등이면 자기 학교에서 공부를 제일 잘 하는 1%급 학생들이니 이 학생들에게 전국 11% 안에 3과목만 들어와도 된다는 조건은 굉장히 쉽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균 지원자 중 40% 정도는 2등급 3개 영역이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불합격되고 있지요. 전국 전교1등 중 40%는 전국 11% 안에도 못든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지역간, 학교간 학력격차가 크게 벌어져있는 것이지요.

올해 수능시험 성적발표일은 12월 5일(수)입니다. 그 날 전국 각지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놓고 웃음을 터트리는 아이들과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킨 학생들은 합격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기뻐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재수까지 고려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겠지요.

현 정부의 대입정책 기조는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대학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계속 유지하는 대학들도 있겠지요. 서울대의 경우도 지균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서울대가 지균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다면 지균은 거의 농어촌 전형이나 다름없게 될 테니까요.

따라서 지방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이라면 수능 난이도에 상관없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안정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학습 난이도를 더 끌어올리시기 바랍니다. 서울대를 목표로 한다면 서울대 수능 최저학력기준인 2등급 3개가 아니라 1등급 3개를 목표로 공부해야 되지요. 고1 모의고사에서 1등급 3개를 받아도 실제 수능에서는 재수생 등 졸업생의 유입으로 2등급 3개 맞추기 어려운게 현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