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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명절 연휴에는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명절 스트레스를 받게 되네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아이들의 명절 증후군>이라는 주제로 내용을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8년 9월 22일(토) 오후 4시 45분부터 10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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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부터 추석연휴가 시작됐는데 명절증후군을 겪는 아이들도 있다면서요?

 

-> 명절증후군이라고 하면 흔히 며느리들이 겪는 주부증후군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아이들 중에도 명절증후군을 겪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냥 놀고 먹기만 하는데 무슨 스트레스가 있겠냐 싶지만 아이들도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적지 않거든요.

 

2. 명절에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입시나 공부와 관련된 스트레스입니다. 지난 주에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있었지요. 그렇다 보니 대입 수험생들이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 있습니다. ‘얘, 철수야! 너 이번에 대학 간다며. 원서 어디 썼니?’라는 질문이지요. 친척들 입장에서는 관심의 표현이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렇게 부담스러운 질문도 없지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큰 집 영희는 서울대 썼다던데 너는 어디 썼니?’라면서 공부 잘하는 친척과 비교하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비교의 끝판왕은 친형이나 친누나랑 비교하는거죠. 형제자매는 닮은 경우가 많다 보니 오랫만에 만나면 헷갈리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애들한테 ‘어~~ 네가 큰 형님 아들이구나. 네가 그렇게 공부를 잘 한다며? 정말 똘똘하게 생겼네.’라고 하는거죠. 그러면 ‘아... 그건 저희 형인데요.’라고 대답해야 되는데 이게 진짜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이고, 이거 미안하다. 오랜만에 봐서 내가 실수했구나. 그런데 너도 공부 잘 하겠다. 너도 서울대 갈꺼니?’라고 두 번 죽이는 분들이 계세요. 이거 제가 어릴 때 정말 많이 당했습니다. 저희 형이 저보다 공부를 훨씬 잘 했거든요. 그래서 명절 때마다 먼 친척들 만나기가 싫었어요.

 

3. 대입 수험생들은 공부하느라 이번 연휴에 쉬지도 못하겠어요.

 

-> 대입 수험생 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이번 연휴는 연휴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에서 2학기 중간고사가 추석연휴 바로 다음 주인 10월 첫주부터 시작되거든요. 그러니 중고등학생들도 이번 연휴는 쉬는 기간이 아니라 시험공부기간이 되는 겁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내신성적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학교시험이 있어도 추석 때는 친척집에 다녀오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런데 요즘은 학교 내신성적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보니 아무리 추석이라도 시험이 며칠 안 남은 상황에서는 연휴를 즐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민하시는 부모님들도 많이 계시지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런 상황을 잘 모르시다 보니 그냥 막연하게 ‘어멈이 애들 공부시킨다고 이번 추석 때 집에도 안 온다더라. 도대체 뭘 얼마나 시킨다고 그렇게 유난을 떠니?’라고 생각하시거든요. 그래서 아이들 데리고 내려가자니 시험 망칠까봐 걱정되고, 안 내려가자니 눈치보여서 난처해지는 겁니다. 그렇다고 애들만 두고 다녀오자니 그것도 불안하고요.

 

4. 학교에서 시험일정을 잡을 때 추석 연휴도 고려해서 잡았으면 좋았을 텐데 참 아쉽네요.

 

->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일정을 일부로 이렇게 잡은 학교가 많습니다.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학교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싶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학교들이 입시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거든요. 그렇다 보니 평소에는 너무 심한 학교라고 욕을 하다가도 막상 학교를 선택할 때가 되면 이런 학교들을 선택하게 되지요. 이게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애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하지만 결국 입시실적 좋은 학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게 어쩔 수 없는 부모의 욕심이니까요. 그래서 학교들도 공부를 많이 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과도한 경쟁을 줄여보자고 혁신학교가 나오기는 했지만 혁신학교는 학업부담을 줄여주다 보니 학력에서 아쉬운 면을 많이 보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는 혁신학교처럼 공부를 많이 안 시키는 학교가 인기가 많지만, 중고등학교가 되면 공부 많이 시키는 학교들이 인기를 얻게 됩니다.

 

5. 요즘 대학이 남아돈다고 하던데 대학가기가 여전히 힘든가요?

 

-> 지방에 집이 남아돌아도 서울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지방에 대학이 남아돌아도 서울에 있는 대학 경쟁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서울 대학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지요. 그래서 지방 대학들은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대학교수님들이 고등학교를 순회하면서 제발 원서 좀 써달라고 고3 선생님들한테 부탁하고 다닐 정도입니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들은 지원자가 몇 만 명씩 몰려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지요. 경쟁률이 평균 15~20대 1을 기록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려면 연휴에도 쉬기가 힘듭니다. 아이들이 정말 불쌍한거죠.

 

6. 그래도 대학에 가면 이런 고생도 끝나겠지요?

 

-> 그렇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취업이 워낙 어렵다 보니 취업준비생이라고 해서 몇 년씩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대학 교수님들도 고민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학교 공부는 등한시하고 취업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소속만 우리 학과지 실제로는 다른 학과에 가서 공부하거나 공모전 준비만 열심히 하는 겁니다. 지난 주에 끝난 대입 수시 원서접수에서 철학과나 심리학과 경쟁률이 경영학과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는 것을 봐도 이런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학과에 상관없이 일단 대학부터 들어간 다음 다른 학과 수업 들으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겁니다. 아예 공무원 시험이나 국가고시 준비하는 학생도 많고요. 그래서 이번 연휴에도 공무원 시험이나 국가고시 학원들은 쉬지 않고 연일 특강을 진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들한테도 ‘취업준비는 잘 되고 있니? 원서는 많이 써봤어?’라는 말은 피해주시는게 좋습니다.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하는 것도 절대금물이고요.

 

7. 아이들이 다른 친척들이랑 비교당해서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는 어떻게 해주는게 좋은가요?

 

-> 아이들이 비교당하면 아이들보다 자존심 더 많이 상하는 사람이 바로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은 자존심 상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짜증이 솟구치지요. 그래서 아이들한테 잔소리를 하기가 쉽습니다. ‘너 때문에 도대체 이게 무슨 망신이니? 넌 매번 그렇게 당하는데도 기분도 안 나쁘니? 자존심도 없어?’라고 아이를 타박하시거든요. 그런데 이 세상에 공부 못하고 싶은 아이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저 공부가 적성에 안 맞거나, 아직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해서 공부를 왜 해야 될지 모를 뿐이지요.

 

따라서 아이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셨다면 ‘에휴~ 나도 이렇게 기분이 안 좋으니 쟤는 얼마나 안 좋을까?’라면서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안아주세요. 그리고 아이들마다 장단점이 있으니까 이럴 때는 아이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서 기를 살려주시면 더 좋고요. 그 집 애는 그 집 애고, 우리집 애는 우리집 애니까요.

 

8. 칭찬해주려고 해도 마땅히 칭찬할게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 저도 아이를 칭찬해주려고 해도 칭찬거리가 마땅히 잘 안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래서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제가 아이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너무 높은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칭찬을 잘 안 해줘 버릇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칭찬 공책이란 것을 써본 적이 있습니다. 뭐든 좋으니 하루에 10번씩 아이를 칭찬해주고 그걸 공책에 써보기로 한 거죠. 공책에 써놓으면 나중에 또 써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랬더니 아이들 칭찬하는게 조금 늘더라고요. 아이들도 칭찬을 많이 받으니까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것 같고요. 그래서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도 칭찬노트를 한 번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의외로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9. 명절에 부부싸움 하는 분들도 계신데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은 삼가해야겠지요?

 

-> 명절이 되면 엄마, 아빠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요. 특히, 주부님들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별것 아닌 일에도 날카로워져서 부부싸움 하기가 쉽습니다. 오죽하면 명절이혼이라는 말까지 생겼겠습니까. 그런데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은 정말 자제해주시는게 좋습니다. 부모님들이 싸우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전쟁과 같은 공포라고 하거든요. 특히,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엄마, 아빠가 싸우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정말 불안해집니다. 집 안에서면 자기 방으로 도망이라도 갈텐데 차 안에서는 어디 갈 데도 없으니까요. 최악의 경우는 이런 상황에서 ‘얘, 철수야, 네 생각은 어때? 네 생각에는 누가 맞는 것 같애?’라면서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겁니다. 이건 생각만 해도 정말 불편한 상황이지요. 누구 편 들기도 어렵잖아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양쪽에서 다 욕을 먹고요.

 

그렇다 보니 아이들 앞에서는 부부싸움을 하시지 않는게 가장 좋고, 혹시라도 부부싸움을 하시게 된다면 나중에라도 화해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저도 이번 명절에는 부부싸움 하지 않도록 저희 집사람을 더 배려해주고 도와줘야겠습니다. 방금 전에 칭찬노트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아이들에게만 쓰는게 아니라 저희 집사람한테도 한 번 써봐야겠네요. 그래서 서로 좋은 말을 주고받다 보면 정도 더 깊어지고 행복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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