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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성적이 떨어지거나 입시에서 불합격할까봐 불안해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불안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이 아이들마다 큰 차이를 보이더군요.

일단 섭섭이들은 불안해서 공부가 안 된다며 공부법이나 합격수기를 찾아보는 등 불안감을 떨쳐낼 방법을 찾아헤멥니다. 엄마나 동생에게 짜증을 내거나 사회를 비판하며 괜한 화풀이도 하지요. 그래서 집안에 수험생이 생기면 집안 분위기가 살얼음판이 되기도 합니다. 애들 눈치보느라 발걸음이나 기침소리까지 조심해야 될 지경이지요. 그래서 부모님들 중에는 상전을 모시고 사는 기분이라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싶어 우울증에 빠지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똘똘이들은 공부법이나 합격수기를 찾아볼 시간에 문제를 하나라도 더 풉니다. 불안해서 공부가 안 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에 불안하니까 더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있는 것이지요. 정면돌파라는 정공법을 써가면서요. 그래서 똘똘이네 부모님들 중에는 의외로 입시에 문외한인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애들한테 별로 해주는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뭘 해줘야 되는지조차 모르시더라고요. 안 도와줘도 알아서 잘 하니 도와줘야 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된 겁니다.

이런 식으로 똑같은 불안에 대해서도 아이들마다 해결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의 차이가 결국 결과의 차이로 이어지지요.

입시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마지막 추가합격자까지 발표되기 전에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입시는 실력 뿐 아니라 운도 많은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런데 그 운이라는 것도 가만히 있는 아이들에게는 잘 찾아오지 않더라고요. 어쩌다 운이 찾아와도 그걸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입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비우고 단순하게 생활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이 많으면 머리가 복잡해지고, 머리가 복잡해지면 마음이 불안해지거든요. 그러면 공부고 뭐고 손에 안 잡히지요.

입시는 불안과 걱정의 연속입니다. 입시를 준비하며 불안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고민만 한다고 결과가 바뀌지 않습니다. 결과를 바꾸는 것은 고민이 아니라 행동이거든요.

따라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불안하고 걱정스럽다면 고민하지 말고 그 시간에 한 문제라도 더 풀어보세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으니 내가 할 일을 다 한 후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면 분명히 좋은 일이 생길거에요.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최소한 그 때 조금만 더 할 걸이라는 뒤늦은 후회는 남지 않을 겁니다. 불합격에 대한 아픔보다 더 오래가는 것이 최선을 다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뒤늦은 후회니까요.

추신. 아이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아이들 앞에서는 당당한 모습만 보여주세요. 용장 밑에 약졸 없다고 부모가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아이들도 당당해질 수 있잖아요. 입시 그 까짓 것 떨어지면 좀 어떻습니까? 한 번 더 해보면 되지요. 어차피 인생은 길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