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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자사고 폐지 시 급부상하게 될 고등학교 유형은? (1편) 

<1 편>에 이어 계속됩니다. 1편을 안 읽으신 분들께서는 위 링크를 클릭하셔서 1편부터 읽어주세요.

2. 자사고

- 자사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교 다양화 정책의 일환으로 새롭게 신설한 고등학교 유형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명박 정부와 정치적인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안 좋게 볼 학교 유형이 자사고일 수 있지요. 그 중에서도 광역단위 자사고가 가장 미움받을 학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국단위 자사고들은 재단에서 학교에 전입금도 많이 내고 있을 뿐 아니라 예전에도 자립형사립고라고 해서 전국단위 모집을 했기 때문에 교육부나 교육청에서도 손을 댈 명분이 많지 않지만 광역단위 자사고는 이미 선발방식도 추첨제로 바뀐 상황이다 보니 특별히 눈 감아줘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정치적인 면을 생각하면 기를 쓰고 없애야 할 학교 유형이기도 하고요.

그렇다 보니 교육부나 교육청의 자사고 정책은 전국단위 자사고와 광역단위 자사고에 대해 다르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ㄱ) 광역단위 자사고

-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가 다수 발생할 수 있음

- 이미 상당수의 광역단위 자사고가 학생모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몇 가지 유인책을 제시하며 일반고로의 전환을 유도할 경우 못 이기는 척하며 따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로 지방이나 서울 강북지역에 위치한 광역단위 자사고들이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다만,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해당 학교들에 재정결함보조금을 지급해야 되기 때문에 재정에 여유가 없는 교육청의 실무 입장에서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것이 무조건 반가운 일만은 아닙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광역단위 자사고가 무려 23개교나 있기 때문에 이 학교들이 모두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교육청에서 부담해야 되는 재정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일부 자사고만 일반고로 전환시키거나 단계별로 전환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 또한, 서울은 광역단위 자사고 숫자가 많다 보니 해당 학교 학부모나 지망생 학부모 숫자도 많아서 서울시 교육청에서 자사고 폐지를 강행할 경우 2018년에 있을 교육감 선거에서 상당수의 표를 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2018년에 있을 교육감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는 자사고 폐지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신의 성향만 나타낼 뿐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않거나 자사고 폐지에 대한 책임을 교육부에 넘길 가능성도 높습니다.

- 경기도나 다른 지역들은 광역단위 자사고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해당 학교들을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재정지원도 많이 필요하지 않고, 표심도 크게 잃지 않기 때문에 지열별 자사고 폐지 진행 속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휘문고, 중동고, 세화고 등 서울 강남에 위치한 광역단위 자사고들은 일반고 시절에도 유명세를 떨치던 명문학교들이고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학교들이기 때문에 일반고로 전환된다고 해도 학교의 수준이 낮아질 일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강북지역 자사고들은 일반고 전환시 학교 수준이 많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 서울은 이름만 일반고일 뿐 웬만한 특목고 못지 않게 뛰어난 일반고들이 많이 있는 데다가 전국적으로 이름난 학원가들도 곳곳에 포진해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시킨다고 해도 우수한 학생들이 갈만한 일반고들이 여러곳 있어서 서울시 전체로 따져봤을 때 대입실적의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자사고를 폐지할 경우 우수한 학생들을 받아줄 수 있는 일반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지역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입시실적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역의 입시실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을 제대로 키워줄 우수한 학교와 선생님들도 있어야 하는데 지방은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이지요.

- 서울의 경우 자사고 폐지시 강북 자사고에 진학하려고 했던 강북 학생들 중 강남으로 이동하는 학생들이 다수 발생해서 고등학교 학군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광역단위 자사고에 진학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지역에 위치한 일반고를 불신해서 일반고에 진학하지 않으려고 자사고에 지원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사고가 폐지된다고 해서 지역 일반고에 진학하려고 들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앞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이 강화되면 학교의 역활이 지금보다 더 강화되다 보니 학생부 관리 경험 및 능력이 뛰어난 학교,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은 학교들로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ㄴ) 전국단위 자사고

- 일반고 전환 가능성 매우 낮음

- 광역단위 자사고들의 재단전입금은 학생납입금의 3~5% 수준인 반면에 전국단위 자사고들의 재단전입금은 학생납입금의 20%로 법제화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전국단위 자사고들은 매년 20~30억 정도의 돈을 재단에서 학교에 투자해야 하고, 그 정도로 많은 자금을 투자할 재력과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큽니다.

- 또한, 자율형사립고 중에는 예전에 자립형사립고 시절부터 전국단위로 학생을 선발해오다가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된 학교들이 많다 보니 전국단위 선발을 지속하기 위해 법적 대응 등 모든 방법을 활용해서 학교의 우수성을 지키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대부고의 경우 애초에 외국어고로 개교하였으나 전국단위 학생선발권을 유지하기 위해 아예 학교 이름과 유형까지 변경했을 정도입니다)

- 지방의 경우는 해당 지역 서울대 입학실적의 절반 이상을 특정 자사고 한 곳에서 배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해당 자사고가 사라지면 우수한 학생들이 유입되지 않아서 해당 지역의 입시실적이 폭락할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전국단위 자사고들 중에는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자사고가 사라지면 해당 지역 학생들이 우수한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되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표심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들의 경우 입시를 반대하는 진보성향이라고 할지라도 입시실적 폭락 및 지역 학생들의 우수학교 진학기회가 사라져 민원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사고 폐지를 강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지방에 위치한 자사고들 중에는 신입생 선발 시에도 교육청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들이 있지만 관할 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문제삼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 따라서 전국단위 자사고 중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전국단위 선발권 및 우선선발권을 유지하는 학교가 발생할 수 있고, 우선선발권이 박탈된다고 할지라도 우수한 학생들의 유입은 지속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전국단위 선발권이 박탈된다면 해당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이사까지 감행하는 학생들도 발생할 수 있고요. 현재도 외대부고 지역전형 혜택을 받기 위해 용인으로 이사를 가는 학생들이 있는 것 처럼요.

- 진보 교육감들 산하 고등학교들 중에는 9시 등교, 야자 폐지, 우월반 폐지 등 입시와 반대되는 정책을 시행하는 학교들이 많고 그러한 정책들이 추가적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입시위주의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전국단위 자사고의 대입경쟁력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외고나 국제고 중에도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들이 있지만 외고나 국제고는 특목고이기 때문에 외국어 등 전문교과 수업이 너무 많아서 교육과정만 놓고 보면 입시에 매우 불리한 학교입니다. 그 반면에 자사고는 교육과정의 자율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입시위주의 교육을 할 수 있지요. 따라서 언어에 관심이 있고 대학도 어문계열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외고에 진학하는 것이 좋지만, 그 외의 학생들은 자사고에 진학하는 것이 대입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국단위 자사고 중에도 정시위주로 학교를 운영하는 곳들이 있기 때문에 해당 학교가 수시형 학교인지 정시형 학교인지 파악한 후 지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 학생부 종합전형 강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기숙사를 운영하는 수시형 전국단위 자사고의 대입실적은 더욱 더 상승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기숙사 학교들은 6시 경에 아이들을 기상시켜서 8시 전까지 교실에 입실시키고 있습니다. 야간자율학습 뿐 아니라 연등실까지 운영해서 밤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고요. 기숙형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입시실적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서 학생들의 학습량 자체가 많기 때문이지요.)

- 정부나 교육청에서 전국단위 자사고까지 폐지를 강행할 경우 일부 학교들은 일반고가 아니라 대안학교로 학교 유형을 전환하면서까지 학교의 색깔과 전국선발권을 유지하려고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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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