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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 중에는 공부할 때 음악을 틀어놓고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해야 집중이 더 잘 된다며 인기 아이돌 그룹의 댄스음악을 틀어놓고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지요.

잔잔한 클래식이면 모를까 격렬한 댄스음악을 틀어놓고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 과연 저런 소음(?) 속에서 공부가 제대로 될지 부모님들의 마음 속에는 걱정이 쌓여갑니다. 그래서 캉쌤에게 공부할 때 음악을 들어도 괜찮은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일단, 음악을 들으며 무엇인가 한다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제조업의 경우 음악을 틀고 일을 하면 반복적인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소하여 엔돌핀이 상승하게 되고 그로 인해 근무 만족도 및 생산성이 상승하거든요. 옛날에 농사를 지을 때 다 같이 노동요를 부르며 모내기를 한 것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다 함께 노래라도 부르며 모내기를 해야 육체의 피로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지 그냥 일만 하면 너무 힘들잖아요.

육체적인 일 뿐 아니라 머리를 쓰는 일에서도 음악은 효율을 보입니다. 마이애미대학의 테레사 레시욱 교수가 2005년에 IT업계 종사자 56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일하는 그룹이 음악을 듣지 않고 일하는 그룹에 비해 일을 더 빨리 처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내는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음악이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다 보니 음악을 듣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보다 긍정적인 상태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공부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반복적인 작업이나 창의적인 작업과 달리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야 되는 작업에서는 음악이 방해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더 많거든요. 좋아하는 음악이든, 싫어하는 음악이든 음악을 들으면 집중력이 분산되어서 분석 및 기억 과정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즉, 아이가 방청소 등 단순작업을 할 때는 신나게 음악을 틀어놓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지식을 머리 속에 넣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면 음악을 꺼주시기 바랍니다. 단, 주변 소음이 너무 커서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 음악으로 다른 소음을 막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때도 음악이 집중에 방해가 되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으면 어느새 노래를 따라부르고 나의 모습을 보게 될 테니까요.

추신 1. 입시가 멀지 않은 수험생들은 공부할 때 클래식이든 가요든 그 어떤 음악이든 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시험장에서는 음악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수험생들은 시험장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시험 당일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수능 시험장 앞에서 후배들이 목청 터지게 불러주는 중독성 있는 응원가가 시험 중에 머리 속에 멤돌았다는 학생들도 있을 정도거든요.

추신 2. 아이들이 공부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하면 집중이 더 잘 된다고 느끼는 까닭은 진짜로 집중이 더 잘 되서가 아니라 음악이 공부로 생기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공부 하기 싫은데 억지로 앉아서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그걸 음악이 줄여주는 것이지요. 즉,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면 집중이 더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덜 쌓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