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어제는 인천 부평구로 강연을 다녀왔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12시가 넘었더라고요.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강연하다 보니 어제도 밤 10시를 훌쩍 넘겨서 강연이 끝나버렸네요.

어제 강연은 예비고1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는데 강연 초기에 캉쌤이 이런 저런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띄울 때는 다 같이 웃고 즐기는 분위기였지만 강연이 조금씩 진행될수록 부모님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며 분위기가 무거워지더라고요. 우리 아이를 성공시킬 수 있는 좋은 비법을 얻을 수 있을 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셨을 텐데 캉쌤이 우리 아이들의 민낯을 너무 적나라하게 공개해드리니 적지 않게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습니다.

사실 강사 입장에서는 웃고 떠들며 즐겁게 강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속된 말로 잘 팔리는 강사가 될 수 있거든요. 불합격이 뻔해보이는 학생한테도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합격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나만 따라오라며며 꿈과 희망을 팔아야 하지요. 그렇게 해야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더 팔아서 돈을 벌 수 있거든요. 막연한 꿈을 팔며 희망고문을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 보니 많은 분들께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채 소중한 시기를 놓쳐버리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됩니다. 등수는 누적학습량이 결정하는 것이고, 입시는 마감시한이 정해져 있는 경쟁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먼저 시작한 학생이 더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경기인데 우리 애도 나중에 정신차리고 열심히 공부하면 잘 할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기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그 주위에는 괜찮다, 잘 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며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계시고요.

입시는 적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대학이나 특목고라는 적을 파악하기에 앞서서 우리 아이의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 번 파악해보세요. 막연하게 생각했던 나의 기대와 다른 현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되실 겁니다. 하지만 입에 쓴 약이 몸에 좋고 미리 맞는 예방주사가 큰 병을 막아주듯이 일찌감치 파악하는 우리 아이 객관적인 실력이 우리 아이의 진로/진학 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 친구들이 못해서 우리 아이가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우리 아이가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안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험이 쉬워서 누구나 성적이 잘 나오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요.

추신. 스홀맘 : 우리 아이의 진짜 실력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나요?

캉쌤 : 가장 좋은 방법은 경시대회나 인증시험 같은 전국단위 시험에 응시해보는 것입니다. 수상실적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 실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응시해보면 좋지요. 비용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인터넷에서 기출문제를 다운받아서 풀어보게 하시거나 모의시험에 응시해보도록 지도해주시면 됩니다. 고등학생들은 학교 내신이 아니라 모의고사로 아이의 실력을 확인해주시면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