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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인해 온 세상이 떠들썩하네요.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가 사람을 이기는 것이 그저 영화 속에나 나오는 일인 줄 알았는데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니 한 편으로 놀라우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쨋든 인간계 최고 고수와 기계계 최고 고수의 자존심을 건 바둑 대결로 인해 세계적으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컴퓨터공학과 등 IT관련 학과들의 인기도 상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에는 의대보다 컴퓨터공학과 등 IT관련 학과들의 커트라인이 더 높은 대학들도 있었는데 IMF를 계기로 직업안정성이 높은 전문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의대 커트라인이 높아졌거든요. 그런데 최근 의료계도 불황을 겪으며 문을 닫는 병원들이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번 바둑대결을 통해 컴퓨터공학과 등 IT관련 학과들이 재조명을 받으며 다시 인기를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와 반대로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직업과 연관된 학과들의 인기는 하락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이런 추세면 인공지능에 의해 사라지는 직업들이 적지 않게 나올 것 같거든요. 각광받는 인기직종 중 하나인 금융이나 언론 쪽에서도 벌써부터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의한 구조조정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으니까요.

(골드만삭스는 금융분석프로그램인 켄쇼를 도입하며 연봉 50만 달러를 받는 전문 애널리스트가 40시간에 걸려 하는 작업을 몇 분 내에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고, 글로벌 통신사 AP통신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워드스미스를 도입한 후 분기에 약 300건 정도이던 기업 실적 관련 기사가 4300건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아이들을 지도할 때 단순히 공부만 열심히 시키는 것이 아니라 직업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기계에 의해 대체되기 어려운 직업의 학과로 준비를 시킬 필요도 있어 보이네요. 이과는 앞으로 IT 계열 학과 중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보안관련 학과들이 관심을 받게될 것 같고, 문과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천대(?)받아 왔지만 기계가 대처하기 어려운 영역인 감정(심리학과, 철학과 등)과 관련된 학과들이 관심을 받게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 부모님들이 진학 뿐 아니라 진로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더 많이 고민해주셔야겠네요. 우리가 살아온 세계의 직업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계의 직업은 많은 차이를 보일 테니까요. 따라서 앞으로는 대입을 염두에 둔 고교 선택을 넘어서 취업을 염두에 둔 대학과 학과 선택이 필요해보입니다.

추신. 우리 아이들은 이제 사람 뿐 아니라 기계와도 직업을 경쟁해야겠네요. 영화 터미네이터 속의 일이 현실화될까봐 무서워요.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