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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 학부모님들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분들이 대학입시를 상당히 만만하게 생각하시더군요. 반에서 1~2등 하는 학생의 학부모님들은 당연히 우리 애가 서울대에 가는 줄 알고 계시고, 반에서 5~6등 하는 학생 부모님들도 우리애가 상위권이라며 서연고는 어려워도 서성한 정도는 가지 않겠냐고 생각하시지요.

대학 정원이 남아돈다던데 요즘 대학 못 가는 아이들도 있냐, SKY 대학만 가려고 하니까 못 가는거지 건동홍 같은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대학 아니냐 면서요.

대입의 현실이나 우리 아이의 전국단위 경쟁력을 모른 채 언론에서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다라던지 앞으로 대학이 남아돌 수 있다라는 말들이 자꾸 나오니까 대학 가기가 굉장히 쉽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입의 현실이나 우리 아이의 전국단위 경쟁력 부분은 차치하고 대학이 남아돈다는 것부터가 잘못 알고 계신 사실이거든요. 대학 모집정원이 학생수보다 많아서 대학이 남아돈다는 이야기는 최근 학생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대학이 현재의 모집정원을 계속 유지할 경우 나중에는 대학 모집정원이 학생수를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지 지금 당장 대학이 남아돈다는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앞으로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마치 지금 당장 발생하고 있는 이야기인 것처럼 착각하고 계시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입을 만만하게 보시는 것인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2016학년도 대학입시 기준으로 수능 응시생수는 약 63만 명인 반면에, 4년제 대학 모집정원은 약 36만 명에 불과하거든요. 2016학년도 대입결과는 아직 교육부에서 합계가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2015학년도 대입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고3 학생들의 4년제 대학 진학률 전국 평균은 약 54.7%에 불과합니다. 서울은 41.4%에 불과하고요. 심지어 전문대까지 합쳐도 진학률은 전국 평균은 78.5%, 서울 평균은 61.4%에 불과합니다. 대학이 남아돈다는 것은 전혀 잘못된 사실이지요.

이런 말씀을 드리면 그것은 지금 이야기이지 우리 애는 지금 초/중학생이기 때문에 우리 애가 대학갈 때는 대학이 남아돌거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그것도 전혀 잘못 알고 계신 것입니다. 대학이 남아돈다는 것은 현재의 모집정원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 하의 이야기인데 그 가정 자체가 잘못됐거든요. 정부에서 대학 모집정원을 계속 줄이고 있으니까요. 참고로 4년제 대학 모집정원은 2015학년도 376,867명, 2016학년도 365,309명, 2017년도 355,745명으로 매년 약 1만 명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대학이 남아 돌 일이 발생할 일은 없지요.

우리 주위를 둘러 보면 도대체 저런 대학은 누가 가는거지, 저런 대학 나와서 뭐 하지 싶은 만만한 대학들이 몇 개씩 있습니다. 그런 대학은 도대체 누가 가냐고요? 어쩌면 우리 애가 가게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입시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만만해 보이지만 고3 때 원서접수 시즌이 되면 우러러 보게 될 수도 있거든요.

대학 원서접수 시즌이 되면 2번 놀란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에 그런 대학도 있었어 라며 한 번 놀라고, 두 번째는 그 대학 커트라인이 그렇게 높았어 라며 우리 아이 성적과 비교해보고 또 한 번 놀라게 되지요.

그렇다고 벌써부터 입시에 너무 겁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입시를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지금은 우리 애가 반에서 1~2등만 해도 당연히 서울대, 못가도 연고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요. 서울대 모집정원과 전국 중학교 갯수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반에서 1~2등이 아니라 전교 1등을 혼자 독식해야 간신히 서울대 모집정원 내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그리고 더 무서운 사실은 중학교 전교 1등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해도 합격을 확신하기 어려운 곳이 바로 서울대라는 것입니다. 2015학년도 입시 기준으로 서울대 합격자를 재수생까지 포함하여 단 한 명이라도 배출한 고등학교는 전국 약 2,300개 고등학교 중 약 1/3인 853개교에 불과하니까요. 그것도 일반고 학생 특혜전형이라고 불리는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자 배출학교까지 포함해서요.

전국에 대학이 너무 많은 것 같으시죠? 막상 우리 애 원서쓸 때가 되면 너무 부족해보이는 곳이 바로 대학입니다. 가고 싶은 대학은 많지만 오라고 하는 대학은 많지 않거든요. 그리고 오라고 하는 대학들은 가고 싶지가 않은 대학들 뿐이지요.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