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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회에서 쓴 입력에 이어서 공부단계의 두 번째인 기억화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공부 문제로 고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억이 잘 안됨을 가장 크게 문제시합니다.

 

오늘 기상시각부터 현재까지의 일, 상황, 정보에 대한 기억 중에서 기억하려고 애를 쓴 것과 기억하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은 것을 돌이켜 보면 기억하려고 했던 수업내용, 전화번호나 주소 들은 것...등은 별로 기억되어 있지 않는데 비해 별로 의식을 두지 않았던 것들은 많이 기억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자 정보들이나 내용이 있는 것들은 애써 봐도 기억이 잘 안되고 그냥 본 그림이나 사람이나 물건과 상황들은 기억이 잘됩니다.

 

기억하려고 애 쓰는데 기억이 잘 되지 않는 것들이 우리를 괴롭게 합니다. 기억이 잘 나는 것들에는 기억할 필요를 느끼지 않은, 기억하려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것들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의 기억이 주로기억하려고 애쓴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우리는 기억을 하기 위해 많은 애를 써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기억을 살펴보니, 기억하려고 애쓴 적이 없는 기억이 더 , 그것도 아주 많이 더 기억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억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기억되는 방법, 즉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는(기억하려고 어떤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컵에 물을 따르면 물이 컵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데 주전자를 컵 옆에 그냥 두면 컵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라면, 컵에 물을 채우기 위해 따르는 일을 할 필요가 없을테지요.)

 

또, 기억되어 있는 어떤 것을 잊으려고 할 때, 잊고 싶다고 쉽게, 곧바로, 말끔하게 잊혀져 버리는 일이 없습니다. 기억이란 놈이 저 혼자 사라진 경험은 숱하지만 내가 버리려고 할 때 곱게 사라져 준 고마운 경험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기억은 우리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잊고 싶다고 잊혀지는 것도 아니라고 여기고, 놔둬도 잘 기억 되는 것이니 괜히 애쓰고 부산을 떨 일은 없겠다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억"은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떠오르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기억이 있다/기억난다/기억한다: 떠오른다.

기억이 없다/기억 안난다/기억 못한다 : 떠오르지 않는다.

-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지 않아서 인지, 꺼내어지지 않아서 인지 알수 없다.

 

 

<외운다>

우리가 어떤 것을 기억시킨다고 하는 것은 정보의 입력 시에 나중에 떠올리려고 할 때 잘 떠오를 수 있게끔 어떤 조치를 한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억시키려면 어떻게? 모든 아이들이 이 질문에 한가지로 답합니다. "외웁니다". 그런데, 이 "외운다"라는 행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 행위인지 다시 물으면 설명을 잘 못합니다.

 

깜지를 만들거나 반복하여 읽는 행위를 “외우기”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 시를 한 번 외워 볼래?"할 때의 기대 행동은 깜지를 만들라던가 그 시를 여러 번 읽어 보라는 것이 아니고 "시를 떠올려 표현하는 일"을 해 보라는 것입니다. 즉, 외운다는 것은 저장되어 있는 것을 인출하여 활용하는 공부의 마지막 단계 까지를 포함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단어 30개를 오늘 내로 외우세요. 못 외우면 집에 못갑니다" 이 말은 최종 결과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30개 단어를 외움”의 결과를 얻으려면 그 것들을 머리에 저장한 후 떠올려 표현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기억시키기 위해서는 기억시키는 방법을 적용해야 하며, 따라서 기억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하므로, 돈을 받으며 아이들 공부를 시키는 학원에서는 당연하게 "기억시키는 방법"을 알려 주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최종 결과만을 요구한다면 그냥 수학문제집 한권 던져 주며 “30문제를 오늘 끝날 때까지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면 집에 못갑니다”라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게 됩니다.

 

방법은 알려주지 않고 그냥 완전한 기억화 상태만을 요구하는 학원이라면,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주기 위해서는 아무리 큰 고통과 희생일지라도 감당함에 망설임이 없을 우리네 부모들로서는 절대로 그 학원에 아이를 보내지 않겠지요. 돈 들여 귀중한 시간을 들여 배우라고 보냈는데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외우라"는 말은 이미 기억시키는 일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표현해 보라고 할 때에만 제한 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하면 지금까지 아이에게 요구했던 말들이 많이 줄어 들 것입니다. 아이가 그 것을 기억하기를 바랄 때에, "외우라"고 하지 않으려면 "이것을....." 그 다음에 뭘 하라고 해야하지???

 

그 내용이 바로 기억화 방법인 것입니다. 물구나무를 서면 기억화가 잘된다고 알고 있다면 (물론 아닙니다) 아이가 기억하기를 바랄 때에는 “외우라”가 아니라 이것을 보며 “물구나무 서기를 하고 있어라”고 하면 되는 거죠.

 

 

이제 우리는 기억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을 볼 때에 그냥 얼굴을 보면서 얘기만 열심히 나눈 경우와 그 사람의 특징을 살피면서 턱이 이중턱이군, 왼쪽볼에 점이 세개 있고.. 하는 생각을 해본 경우와는 나중에 기억나는 정도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억을 시키기 위해서는 입력 시에 기억할 재료의 표제, 구조, 위치, 특징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정돈개념에 의한 체계를 부여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창고에 물건을 입고 시킬 때 꺼내어 쓰기 쉽게 하기 위하여 정돈 -필요시에 누구나 쉽게 꺼내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일정한 양, 일정한 표시, 일정한 위치, 일정한 용기, 반듯한 적재, 라인 표시 등을 실시함) 하는 것과 비슷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예1) 교자상 케이스만한 넓고 낮은 상자에 수십 개의 각기 다른 물건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것들을 3분간 집중해서 본 후에 어떤 물건이 있었는지를 적어 보라고 할 때와, 교자상 케이스만한 넓고 낮은 상자와 수십 개의 각기 다른 물건들(앞의 경우와 같은)을 담은 보따리를 주더니 보따리의 물건들을 3분 안에 하나씩 옮겨 상자에 펼쳐 놓은 후에 어떤 물건이 있었는지를 적어 보라고 할 때에 어느 쪽이 더 쉽게 많은 물건들을 떠올려 적게 될까요?

 

예2) 낯선 동네로 이사를 갔습니다. 동네 지리를 파악하기 위하여 골목골목을 열심히 60분 동안 돌아 다니며 눈여겨 본 후에 돌아와서 동네지리를 얘기하는 아이와, 그 동네에서 제일 높은 건물에 올라가서 동네 전체의 모양(도로의 위치와 모양, 큰 건물 위치, 방향, 자기 집의 위치 등)을 10분 동안 익힌 후에 40분 동안에 앞의 경우보다는 약가 빠른 속도로 동네를 구석구석 살펴 본 후에 돌아온 아이 중 누가 동네 지리를 잘 설명할까요?

 

입력은 기억재료를 받아서 정돈을 하는 개념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 과정이 기억화의 첫 순서가 됩니다. 즉, 입력을 할 때에 기억화의 준비가 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인 입력 방법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 1)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정리 정돈된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닌 자신이 정리정돈을 하면서 보는 것이 거저 기억이 잘되는 효과를 얻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정리 잘된 참고서는 외우기가 어렵습니다. 교과서처럼 해설식 설명으로 된 참고서(누드교과서, 숨마쿰라우데 등과 같은)를 자기가 정리하며 공부하면 별 힘 안들이고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예2)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전체의 구조를 알고 있으면 기억이 잘된다는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구체적 적용 기술/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 기억원리를 가장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사례는 친구 얼굴 익히기입니다. 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생면부지인 아이들의 얼굴이 어떻게 다 기억나게 되는지... 주로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시간이 많은 공부 못하는 (그래서 머리가 나쁜가보다라고 여길 만한)애들이 아는(기억하고 있는) 얼굴은 더 많습니다.

 

미팅을 하거나, 어떤 모임을 나가서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 인사를 하고 한 시간여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친구의 얼굴을 떠올려 보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거나 특징적인 모습이 떠오르지 않아서 과연 다음에 그를 또 만나면 알아 볼 수나 있을까 못 알아보고 실수나 하지는 않을까 불안했던 경험이 있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한 시간(60분)이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같이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다니...

만약에 그를 하루에 20분씩 3일에 걸쳐서 만났다면 어땠을 까요?

그를 하루에 3분씩 20일간 만났다면 어땠을까요?

그를 하루에 1분씩 60일을, 아니, 만나서 그냥 스치기만 했어도 10초씩 360번 이었다면 어땠을 까요?

 

꼼꼼하게 시간을 들여 보는 습관이 기억화에는 별 도움이 안 될 수 있음입니다.

 

 

<망각>

많은 학생들이 외운 것(저장시킨 것을 지칭)을 자꾸 잊어버리기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기억시키기 위한 행위는 하지 않다시피 한 것입니다. 앞의 기억에 대한 관점에서 살펴 본대로 기억은 억지로 해서, 특히나 깜지를 만들거나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게 하면 잘 외워지는데요?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만 제 말씀의 요지는 괜한 수고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망각을 저장해둔 것이 머리에서 사라지는 현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잊혀졌다고 생각이 들면 다시 입력(보고 듣고 읽고...가장 힘들고 가장 시간도 많이 걸리는)을 하느라 애를 쓰곤 하지요.

 

누구나 몇 번쯤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 기억해내려고 간절하게 온힘을 다해 애 썼는데도 기억나지 않던 것들이 아주 오랜 시간 뒤에 아무런 계기도 없이 문득 생각이 났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자기가 그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치도 못한 것들이 불현듯 떠오르는 경우도 있고, 충격을 받거나, 최면 실험등을 통해 자기가 본적도 없다고 믿을 만한 기억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끄집어내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망각이란 단지 떠오르지 않는 상태라고 인식하기로 합니다. 고체상태의 지식을 보관 창고에 넣어 두었더니 흐물흐물해져서 서로 섞이고 형체가 변형되고, 녹아서 액상이 되거나, 형태는 멀쩡한데 뒤섞여 있어서, 꺼내기 어렵게 되거나 꺼낼 수 없거나 꺼내어지지 않는 상태가 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한번 기억한 것은 그 것을 도려내거나 특별한 수단을 동원하여 지워내지 않는 한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이며, 단지 그 상태가 변질되는 것이라고 보자는 것이지요.

 

현명한 주부라면 이미 다용도실에 들어가 있는 것을 꺼내지 못했을 뿐인데 없다고 여기고 다시 사오는 바보 같은 짓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다 넣어둔 것이 확실하다면 다시 사다 넣어 둘 일이 아니라 보관되어 있는 것의 상태를 확인하여 처음 입고시의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 현명한 조치이며, 더 나아가서 상태가 변질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주거나, 찾기 쉽게 정돈을 해 줄 일입니다. (더 현명한 주부는 집어넣을 때에 꺼낼 때를 대비하겠지요.-이부분은 입력의 문제)

기억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열화(劣化)합니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공부하는 이가 해야 할 일은 열화의 진행을 막거나 열화 속도를 지연시키는 것입니다. 언제나 신선한 상태의 것을 원한다면 있는 것이 변질되지 않게 챙기는 것이 일차적이고 우선적인 조치이며, 관리실패로 변질되게 했을 경우에만 다시 사와야 함은 삼척아이도 알만한 이치인데 공부에 대해서만은 다시 집어넣는 일(수업을 다시 받음-학원 과외)을 처음 때(학교수업, 자습)보다 엄청 많은 비용을 들여서 하는 일이 일상화 되었으니 아이들이 좀비가 되어 갈 수 밖에요.

 

다시 집어넣는다 해도 보존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으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팥쥐 엄마가 밑 빠진 독을 주면서 물을 채우라고 했다지요? 그 구절을 읽을 때 팥쥐엄마 욕을 했을 거구요.

 

 

<예습과 복습>

예습이 더 중요한가 복습이 더 중요한가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예습은 무엇을 어떻게 하는 행위이고 복습은 무엇을 어떻게 하는 행위인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에 조금 어이가 없습니다. 그냥, 복습이 중요합니다. 복습을, 반복 복습을 하세요라고 하고, 아이에게도 똑 같이 요구합니다. 이러다 보니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리지만 엄마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엄마도 모르고 있는 것을 알아서 해야 하며, 그 결과 까지도 만점에 가깝게 내 놔야 하니까요.

(이 건 우리네 정서에도 배치가 됩니다, 우리네는 아이들이 몰라서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잘못의 성격 및 정도가 정말 심한 것일 지라도 감싸주는 분위기인데요, 공부에 대해서만큼은 아이들이 할 줄 몰라서 해매는 것인데도 왜 그리 악랄한지요)

예습은 학습하려는 대상물의 상태를 자기 자신의 학습 능력 및 학습된 상태와 관계 지어 파악하는 일입니다. 학습할 내용이 무엇이며, 그 것들 중에 자기가 이해를 잘 못하는 부분이 어느 것이며,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수업에 임하여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제대로 알아 집중할 수 있고, 자기의 학습 상태(다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없는 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예습을 할 때에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확실하게 파악하여 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찰부대가 정찰을 하면서 장애물이나 도중에 파악된 적군들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여 본대(본 학습)에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지요. 정찰하면서 보고 들은 것은 많은데 보고내용이 두리뭉실하다면 안 되겠지요.

예습은 독학이나 자습을 하는 경우에도 꼭 필요한 절차입니다. 탐험에 나서는 자가 미리 도상 검토를 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것과 같은 일이 예습인 것입니다. 자기 혼자서 하는 공부에서도 예습을 한 다음에 본격 학습을 해야 합니다. 하물며, 한 번 받으면 다시 받기 어려운 학교 수업이나 학원 수업에 임해서는 예습은 절대적 요소인 것입니다.

복습의 중요성은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기억하고나서 10분이 지나면 40여%를 잊어버리고 한 시간이 지나면 56%를 잊어버리고 하루가 지나면 20% 정도가 남고,,,,,. 적절하게 복습을 해주면 기억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오래 기억된다는 내용)이 제시되는 곳이면 어김없이 강조됩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복습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하여는 내용을 찾기 어렵습니다.

 

복습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명확하게 하는 일이야말로 학습법의 핵심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복습은 저장되어 있는 것의 열화를 막고 그 것들을 잘 꺼내어 쓸 수 있게끔 만드는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니까요.

복습이란 것을 교재를 다시 보는 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이나 노트 등의 교재를 보는 일은 입력행위입니다. 즉, 물건을 사다가 창고에 넣어 두는 일과 같다는 것입니다. 위의 망각부분에서 언뜻 비쳤듯이 이 일은 한번이면 족합니다. “입력은 한번이면 족하다”입니다. 복습은 입력단계 이후의 기억화 단계에서 하는 행위입니다.

 

복습은 주로 기억을 유지하기 위해서 실시합니다. 즉, 잘 떠오르는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부연하자면 "(이미)입력되어 있는 것이 열화되지 않도록 확인 점검해주는/ 만약에 열화가 진행되어 문제가 있게 되었다면 원상태를 회복시키는 조처를 해주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이미 입력되어 있는 것"이라는 부분입니다. 이것이 복습 대상이며, 복습 방법을 고려할 때 핵심을 두어야 할 사항입니다. 새로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입력해 둔 것을 유지시키는 일,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보전활동을 하는 것이 복습이라는 것입니다.

 

복습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것의 상태를 확인하는 행위와 그 것들의 상태를 수리보정하는 행위로 이루어 져야 합니다. 복습은 “기억되어 있는 것을 떠올려 보는 일”인 것입니다.

 

망각곡선에서의 망각율은 잊혀지는 정도가 아니라 열화되는 정도로 이해하시는게 공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즉, 10분 지나면 42%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42%만큼 상하게 된다고 여기시라는 것입니다.

열화된 정보는 상태가 좀 나쁠 뿐입니다. 기억된 정보들의 특성은 가만히 놔두면 빠른 속도로 상해 가지만 끄집어내면(끌려 나오기만 하면_ 손상된 부분이 회복되어 처음의 상태를 갖추는 놀라운 회복력을 갖고 있습니다. 기억된 정보를 끄집어내는 일은 담금질과 같은 것이어서 한번 끌려 나온 정보는 열화진행속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열화 내성을 갖게 됩니다.

열화의 정도가 심하여 끌어내려 하는데도 끌려 나오지 못하는 정보는 원본형태를 참조하여 찾아서 끄집어 내야 합니다. 두뇌 속에서 흐물거리는 정보는 원본을 보여주면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 자신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 자기 회복력을 갖추고 있는 신물질이라고 여기십시오. 이것은 교재를 다시 보았을 때의 복습 효과입니다. 그러면 교재를 다시 보면 복습이 되겠네 하시겠는데요,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뿐 열화내성이 생기지 않은 초기상태를 갖고 있게 되므로, 말하자면, 첫 입력시와 같은 것입니다. 많이 망가진 것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입력해야하는 것이죠(지금 학원에 보내 듯이, 평상시에는 마냥 방치하여 망가지게 하다가 시험 이주전이나 한달 전에 시험공부라면서 마치 처음 공부하는 사람처럼 하듯이)

 

공부 중에서 입력하는 시간(보고 듣고-수업, 자습)이 가장 많이 걸립니다. 그러니 한번 입력했으면 안 날리려고 해야지요. 하루 종일 일해서 받은 일당을 호주머니에 넣었는데 호주머니에 구멍이 나서 다 새나가 버린 후에 다음 날 다시 일하러가는 것을 반복하는 것처럼 하는 것은 뭐라 평가할 만한 가치도 없지요. 한번 날리고 나면 호주머니를 꿰매고 돈이 잘 있나 자주 확인하게 되는 게 보통사람들의 습성입니다. 그런데, 정말 귀한 시간 (13~18세 -정말 아름다운 시절이죠 ) 들여서 챙긴 것을 그냥 날려버리면서 다시 집어 넣는 일을 매일 반복하게 하다니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꺼내어 보기만 하면 원상태를 회복하고 열화속도가 늦어지는 것이니, 꺼낼 수 있을 때에 꺼내어 주는 일만 해주면 될 것입니다. 쓸 수없는 수준으로 망가지기 전에 챙겨 주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복습에는 시간이 거의 안 걸립니다. 보통 한시간 수업 받은 것을 복습하는 데는 5분이 안 걸리니까요. 하루 종일 일하기가 힘들지 호주머니에 있는 돈을 확인하는 일은 아무 것도 아니듯이요. 하물며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 떠올리는 일쯤이야..

 

가장 바람직한 복습 방법은 많이 열화가 되기 전에(가급적이면 형태가 살아 있을 때에) 끄집어 내 확인 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만 한다면 교재를 다시 보는 일(원본형태를 다시 제공하는 일)이 없이도 담금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예습과 복습은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따져서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둘다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도 꼭 새겨 둘 사항입니다.

 

시간이 걸리는 입력은 한번만 하고, 그걸 잊지 않기 위한 복습(떠올려 확인하기)을 자주 하는 방법이 곧 기억화 방법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과목 공부법에서 제시할까 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