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 엄친아 엄마 되기 >>>

 

1. 공부의 기본에 대하여 알아 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백권의 학습서들(지금도 쏟아져 나오고 있는), 그 것들은 모두 누군가가 대박성공을 한 학습법을 엮어낸 것들입니다. 어떤 책이든 한권을 취하여, 그 방법을 그대로 따른다면 최선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이질 것입니다.

 

 그런데, 학습법을 접한 후의 반응이란 게 대강 이렇습니다. 어? 나도 아는 방법이네, 얘기 들은 적 있거든? 또는,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네? 또는, 나하고는 안 맞는 것 같아, 또는, 왠지 복잡 번잡하네 더 쉬운 것 없나, 더 간단 단순한 것 없나?

 

 어떤 것이 좋은 건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평가할수 있으려면 그 것에 대해서 혹은 방법론에 대하여 상당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네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은 누구나 전문가인 것처럼 공부법을 평가하고, 어이없을 정도로 대부분이 획일적으로 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나하고는 안 맞다" 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누구에게든 맞는 공부법은 없다-공부법에 왕도는 없다", 라고 단정 짓고(마치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한 것 만큼이나 대단한 권위를 갖는 명제가 되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 간 선각자들은 "각자 자기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러고는 정말 우습게도 현재 자기가 하고 있는 방법-공부법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실체가 있기나 한지 불분명한-을 계속 밀어 붙이고 유지합니다.

 

(공부법에 왕도가 없다면 왜 그 많은 학습관련 다큐가 있으며, 공신이니 공부의 달인이니 하는 명호를 내세우는 이들이 며칠 걸러 교양프로 심지어 예능 프로에 까지 나와서 열변을 토해댈까요?)

 

 그들은 “더 나은 학습법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서, 자기는 “죽어도 지금대로 한다”를 고수하기 위한 핑계를 만들기 위하여 공부법을 찾아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부법에 대하여 뭔가를 쓴다는 것이 엄청 부담스럽습니다. 제가 나름 보석처럼 여기는 그 것들을 도마 위에 올려 놓아 난도질을 당하거나 이리저리 치이게 할 이유가 없으며, 타이핑하는데도 시간이 만만치 않게 걸리는 일이기도 한 까닭입니다.

 

 그래도 이 글을 쓰기로 한 것은, 게시글이 한편은 있어야 도서평가단에 선정될 여건이 된다는 공지글에 마음 한구석이 떳떳하지 못하고(댓글만 쓰고 서평만 올려 댐), 메마른 고목 같은 이 겨울에 이 글을 비교적 꼼꼼하게 읽어 주시는 분이라면 공부법을 조금은 소중히 다루어 주실 것 같은 느낌이(이게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이지만) 들었기 때문이며, 오늘 문득 바라본 겨울 낮의 거리 모습이 왠지 너무 스산하여 불현듯 뭔가 채우고 싶은 마음이 인 까닭입니다.

 

 저는 교육학적으로 전문적인 용어를 나열하며 학습에 대한 글을 쓸 수준에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짧지 않은 기간동안 기업체에서 근무하며 (ie, tqc, ve, tqm, tpm, 5s, jit, sqc, 100ppm, 6시그마 등으로 대표되던 각종 경영관리기법들의 보급이 절정을 이루던 시기에) 경영합리화, 관리 혁신, 시스템 수립 및 개선 등을 추진할 때 적용했던 각종 방법론적 사고를 공부에 접목시켜 나름대로 정립한 실전적 공부법(적용도 많이 해 봤습니다)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 글의 내용은 오로지 저 나름대로 쓴 글이며, 다른 어느 곳에 있는 것을 참고하거나 빌려 와 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께서 수학 공부법, 영어, 사회, 과학 공부법 등 구체적인 공부법을 찾고 계십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어요, 직빵에 듣는 약이 뭐죠? 하는 것과 같이 특효약을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약을(있기는 있는데) 선뜻 드릴 수가 없습니다. 드려도 사용하시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며, 드려도 사용하실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참치를 낚으려면 참치낚시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걸 써 먹으려면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야 합니다. 바다를 알고 항해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런 연유로 먼저 공부에 대하여 개관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공부 단계>

 

 우리가 통상적으로 말하는 공부란 “알아야 할 것들을 두뇌에 입력하여 저장하고 잘 보존하여, 필요시에 적절하게 인출 활용하는 과정”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계를 구분하자면 "입력-저장-인출-활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서 "저장하여 인출"하는 과정은 "기억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공부는 “입력-기억화-활용”의 각 단계를 잘 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란 말이 됩니다. 공부과정은 컴퓨터 시스템의 입력-저장-출력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죠.

 

(제 생각으로는 “기억하다”는 말의 의미는 “저장했다가 떠올린다”는 것입니다. 떠올리지 못하면 기억을 하지 못한다라고 하죠^^. 컴퓨터의 저장은 단순하게 기억장치에 기록한다는 의미만이 아닙니다. 검색이 쉽도록 구조화하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합니다. 따라서 컴퓨터의 저장과정은 “기억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부를 이 세단계(입력-기억화-활용)로 구분하여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공부를 잘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공부를 잘하려면 이 세 단계를 각각 또는 종합적으로 잘해야만 합니다. 그냥 공부를 열심히...가 아닙니다.

 

 또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에 대하여 지금까지 갖고 있던 인식들을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그 것들을 살펴 보려합니다. 이 지루한 이야기는 앞으로 하게 될 더욱 지루한 얘기를 보다 덜 지루하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라고 해 두겠습니다.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공부를 잘한다 못한다의 판단은 활용한 성과로 평가합니다. 학생이라면 입력이나 기억화 상태의 정도가 어떠했는지에 관계없이 시험성적이 좋으면 공부를 잘한 것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했다한들 시험 성적이 나쁘면 공부를 잘했다고 평가 받기는 어렵습니다. (시험만으로 공부의 성과를 규정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시지 않는 분들이 많겠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은 시험에 목을 매고 있는 형편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시며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실전적 공부법이라고 했으니까요)

 

 아이가 성적이 나빴을 때 우리 아이는 공부를 못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말을 하는 이의 대부분은 말하는 바가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공부를 못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못한다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잘하기 위한 (성적을 올리기 위한)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리 만무합니다.

 

성적이 나쁘다(시험 점수가 낮다)는 것을 공부의 단계와 관련지어 해석하자면 “활용” 상태가 나쁘다는 것이지요. 활용이 나쁘게 된 이유의 대부분은 불완전한 기억화(저장 + 인출) 때문입니다.

 

기억화가 잘못된 경우는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인출= 꺼내기)

 

1. 저장이 안됨 - 꺼낼 것이 머릿속에 없다.

 이 경우는 저장이 안 되어 있는 경우와 저장은 되었었는데 깨끗하게 지워진 경우가 있습니다. 저장이 안 되어 있는 경우는 입력이 아예 안 된 경우(그 것을 보거나 듣거나 생각한 적이 없음)와 입력은 되었었는데 기억화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경우(정신을 놓고 보거나 흘려 들음)가 있습니다.

 

2. 머릿속에 양호한 상태로 존재하는 데 필요한 때에 꺼내지 못했다.

 이 경우는 시험이 끝나고 나서 답이 생각나는 일을 경험해 보신 분들이 잘 알고 있는 경우지요. 인출 시스템이 286(1980년대 컴퓨터 기종)인 경우입니다. 떠오를 듯 맴돌며 애만 태우는 경우를 포함합니다.

 

3. 꺼냈는데 상태가 변질되어 뭐가 뭔지 헷갈리거나 내용이 불완전하게 떠올랐다.

 이 경우는 저장된 것들이 열화가 진행된 것입니다. 보통 말하는 처음에는 잘 알고 있었는데 복습을 등한시하여 잊혀졌다라고 하는 현상입니다.

 

4. 상태는 양호한데 엉뚱한 것을 꺼냈다.

이 경우는 자신있게 엉뚱한 답을 적는 현상인데, 가끔씩 이런 짓을 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기억되어 있는 것들의 체계가 엉성하여 군기가 서있지 않은 것이죠. 찍기식으로 대충 대충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를 하다보면 자리바꿈된 새끼를 제 새끼인 줄 알고 키우는 멍청한 종달새가 되는 수가 있습니다. 잘못된 개념이 머릿속에 자리를 잡는 것이죠.

 

 

 아이 성적 때문에 속상하신 적이 있으셨던 부모님들 께서는 아이가 성적이 나쁘게 나왔을 때 위의 경우 중 어떤 경우의 문제라고 생각하셨습니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냥 "공부를 안했다" 라고 단정합니다. 그 것은 아이가 “해야 할 무엇인가를 안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주의를 주거나 최소한의 경각심, 자극, 긴장감 등을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아이에게 실망했다라던가 아이가 부모의 기대나 바람에 부응하지 않음에 대하여 서운한 마음, 심하면 배신감이나 분노까지 갖게 되곤 합니다.  무엇을 안했다는 것인지가 분명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1번의 경우라면 아이가 욕을 먹어도 별 억울할 게 없어 보입니다.

다만,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경우에는 그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부모의 책임이 될 수 있겠군요. 자녀를 정규 학교에 보내고 있는 부모의 경우에는 이 경우에 책임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부 안하는 아이는 부모가 그렇게 키워서라고 한다면 고민스러워지겠군요. (2015년 12월에 이 곳에서 서평단 모집한 두뇌적기라는 책을 보면 두뇌키우기가 결국 아이기르기인데, 어떻게 길러야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지 자세하게 나와 있더군요)

 

 2번의 경우는 흔히 직접 겪기도 하고 아이에게서 많이 이야기 듣기도 한 것이겠습니다만, 아이를 갈구기는 했어도 고민은 별로 해보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아이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러했겠습니까..

 

 3번의 경우에는 아이가 복습을 제대로 안했으니 아이 탓이라고 할 텐데요.. 글쎄요. 복습이라구요. 아이에게 복습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알려 주신 분, 아니, 알려 줄 방법을 알고 계신 분이 얼마나 계시나요?

공부보다 훨씬 별 것아닌 일(예를 들어 걸레질)을 시킬 때에도 이리저리해서 어떻게 하라고 일러 주는 친절하고 자상하신 부모님께서 왜 그토록 중요하고 중요한 복습법에 대해서는 베풀지 않으시는지...

 

 4번의 경우는 오로지 아이를 혼 내는 것으로 마무리하실 것입니다. 초등생 아이를 앉혀 놓고 공부 점검할 때, 묻자마자 아이가 이것 저것 대답하며 아냐? 아니면 이것? 또 아냐? 그러면 이것? 하는 상황을 반복시키고, 채점해 보고 맞으면 알아서 맞춘 것인지 찍어서 맞춘 것인지 상관없이 지화자를 외치면서 길러 준 결과인 점은 돌아 보지 않으시겠죠.

 

 뭘 하라고 하면서, - 중요한 거라서, 년간 전국민이 20조 넘는 돈을 쏟아 붓는 공부를 하라고 하면서- 그 원인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해결방법을 알려 주지 않았으니, 아이를 탓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어른, 아니 부모라면 당연하게 아이에게 뭘 알려주고 잘하라 마라 했어야죠. "아이를 믿고 지켜 봅니다" "네 공부는 네가 알아서 해야지", 이게 기르는 이로서의 합당한 자세일까요? (얘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네요. 왠지 횡설수설한 것 같은 느낌 ㅠㅠ)

 

 부모님들이 아이의 공부를 돕기 위해 (또는 공부를 시키기 위해) 취하시는 조치를 보면 성적이 안 나오게 된 원인을 무엇이라고 여기고 계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험 직후의 게시판을 살펴보면 " 어쩔 수 없이 학원이나 과외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 쪽의 글이 가장 많습니다. 이런 말씀들은 무엇을 그 원인이라고 판단하기에 나오는 것일까요?

 

 문제점(원인)과 대책의 연관 관계상 원인(요인)을 알기 위해서는 대책의 일차적 설정 목적을 찾아보면 될 것입니다. 즉,"무엇을 얻기 위해 학원에 갑니까?"에 대한 일차적 해답을 찾으면 공부를 못한다의 원인을 무엇으로 상정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죠.
학원에 가는(혹은 보내는) 목적이 저장된 것이 흐물거리는 상태로 열화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 즉, 복습을 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학원에 가는(혹은 보내는) 목적은 배우려는 것입니다.
(일차적 목적이란 “왜 그 것을 하는가”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답을 찾는 것입니다. 왜 학원에 가나?-배우려고(1차)- 더 많이 알려고(2차)-시험에서 다 맞으려고(3차)와 같이 분석되었을 때, 일차적 목적은 “배우려고”입니다). 이 경우에 공부부진에 대해 상정되는 요인은 “ 배우는 것이 부족하다” 입니다

 

 배우는 것이 부족하다라고 판단될 경우 , 다른 방법으로 그 것을 채우기가 마땅치 않고, 효과 측면에서도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된다면 학원에 가서 배워야 할 일입니다. 배우는 것이 부족해서라고 판단하셨다면 대체로 아이가 뭘 안하거나 소홀히 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니 아이의 잘못리라고 보기 어렵겠습니다. 또한, 1번 경우에 해당되니 2,3,4의 경우는 고려할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복습하는 법을 알려 줄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었겠고, 기억화를 강화하는 조치는 더더욱 고려할 일이 아니었 수 있겠군요.

 

 그런데, 배우는 것이 부족해서 이번 시험 성적이 그리 되었을까요? 이번 시험은 학교수업이나 교과서 및 공부하고 있는 참고서에 없는 내용이 출제되었나요? (극소수의 학교에서는 교과외 범위를 출제하기도 합니다만,, 극소수죠, 극소수..)

 

 학교수업, 교과서, 공부하고 있는 참고서 등에 있는 내용을 100% 다 저장하여 제대로 인출했다 해도 점수가 기대치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서 , "어쩔 수 없이" 학원에 가서 배우기로 눈물을 머금고 선택을 하셨나요? (설마, 오늘날처럼 살벌한 경쟁시대에서 사랑하는 아이의 인생 100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결정을 시장에서 바나나를 고르듯이 하시지는 않았겠지요.  - 어? 저 바나나가 때깔 좋고 값도 착하네, 한번 먹어 보자^^)

 

 위와 같은 분석법은 행위의 적절성을 판단하려할 때의 접근법 중 하나입니다.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적절한 방법을 찾으려고 할 때는 최종목적을 상정하고 “이것을 달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계속 물어서 단계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을 쓸 수 있습니다.

 

ex) 1)시험에서 100점 맞기

        -21)시간내에

         22)모두 정답을 쓴다 – 31)다 떠올린다 –41) 모두저장한다         - 51)다 입력한다

                                                                  42) 잘 떠오르게 만든다

                                          32)정확히 쓴다 

 

 

 이러한 분석은 개개인이 따로따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가 분석하든 제대로 했다면 거의 같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2차 이하의 매 단계에서는 보통 여러 개의 수단이 나오며 각 수단의 아래단계에서는 또 다시 여러 개의 수단이 나옵니다(위 예는 간단하게 적은 것입니다). 위 예의 “51) 다 입력한다”의 하위단계는 입력하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다 머릿속에 집어 넣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죠.

 

 

< 입력 >

 

 입력은 주로 보고 들음을 통해 이루어 집니다. 우리의 눈과 귀는 보거나 들은 것은 가리지 않고 모두 받아들이지요. 따라서 입력은 보거나 듣기만 하면 되는 일이어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 쉬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문제를 겪는 것은 답답한 일입니다. 책을 볼 때에 빼먹는 부분이 있는 경우. 학습목표, 그림, 도표.. 심지어는 탐구/실험이나 더 읽어보기, 용어설명 등을 빼 먹으며 자기가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학생이 의외로 많은데, 기가 막힐 일입니다. 보기만 하면 자동 입력되는 것을 일부러 안 보다니요.

 

 입력의 기본은 정신을 딴 데 두지 않고 빠짐없이 보는(또는 듣는) 것입니다. 눈을 들어 창밖 풍경을 보세요. 일부러 어느 부분을 빼 먹고 안보기가 더 어렵습니다.

 

 보는 데에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가급적 한 눈에 다 봐야 합니다. 입력은 기억화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a4크기의 파일을 들어 손을 쭉 뻗어 왼쪽 풍경이 안보이게 하여 오른쪽 만을 본 후, 다시 오른쪽 반 시야를 가린 후 왼쪽만을 본 다음에 ( 앞 풍경을 왼쪽 오른쪽 나누어서 각기 반 쪽씩 보라는 것) 눈을 감고 방금 본 풍경을 떠올려 보세요. 그 다음에 눈을 가리지 않고 한 눈에 풍경을 다 본 후에 떠올려 보세요.   (한 번에 보면 한 화면으로 떠오릅니다. 두 화면으로 보면 두 차례에 나누어서 떠오르게 되죠. 마인드 맵을 괜히 한 장에 다 그리는 게 아니라는 ..)

 

 입력의 기본은 빼 먹지 말고 다 보는 것이며, 딴 데 정신을 팔지 않아야 합니다. 경험상 머리는 절대로 두가지 일을 같이 하지 못합니다. 제가 동영상 다큐와 무협만화를 함께 띄어 놓고 (만화는 눈으로 대충 보는 거고 다큐는 이야기 소리만 들어도 되는 거라서) 시간을 줄여 보려고 여러 번 했었는데 절대 안 되더군요.

 

 참고서를 볼 때 본문 옆에 아주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쓰여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안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문 부분은 어느 참고서나 같은 내용입니다. 심지어 교과서와도 같은 경우가 많죠. 그 참고서가 나름 유명한 이유는 그 참고서에만 있는 내용 곧, 옆구리와 구석구석의 작은 글씨들과 그림들 때문입니다. 교과서나 유명 참고서는 글자하나 그림 하나에도 많은 정성이 들어 간 것입니다. (특히 교과서의 경우 집필진이 열명 가까이 되는 데 각 일인의 담당 양은 20~30여 페이지로 적은 양이죠. 교과서 집필진에 이름을 올리는 일은 가문의 영광일진대 그 귀중한 페이지에 쓸데없는 그림이나 글씨를 넣었을라구요.)

 

 대부분의 학생은 입력을 위해서라면 학원에 갈일은 없을 것입니다. 점수가 나쁜 이유가 입력 부실에 있다면 점수를 올리려고 학원에 갈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해력이 바닥인 아이는 책을 읽어 무슨 내용인지를 파악하지 못하므로 씹지 않고 음식을 삼키는 경우처럼 보기는 보되 입력이 완전하지가 않게 됩니다.

 이 때 부모님들이 선택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학원에 보내 설명을 듣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분석법에 의해 한번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이해를 못하는 이유는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현재의 이해력에 비해 받아들이는 내용이 난해해서입니다.(젖먹이가 아몬드를 씹어 먹기는 어렵죠).

 

 이해력이 부족하면 이해력을 길러야 합니다. 다행히도 이해력은 책을 여러 번 읽으면, 또는 자꾸 생각하다보면 길러지며 그러다 보면 저절로 이해까지 하게 됩니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책이나 글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이해된다는 뜻[네이버 지식백과]).

 

 누구가로부터 설명을 받으면 이해는 되지만 이해력은 길러지지 않습니다. 초중학생 때 이해력을 길러 주지 않으면 고등학교에 가서는 어떻게 하라고요. 이해 한 것은 결국 외워야 하는 데 어디 외우기가 그리 쉽나요.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에게는 이해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님은 농부의 마음(農心)으로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학원 보내기는 아니겠네요.

 

 자기의 이해력에 비해 대상물이 난해한 경우는 잘못된 교재 선택 또는 선행학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오늘 날의 교육제도(입시제도)에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은 교과서 내용과 같습니다. 그러니 교과서로 이해하고 참고서로 보충확장하고 문제집으로 심화하는 것이 괜찮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포함하여 선행학습 관련 내용은 다음에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게 될 것이므로 이만 접습니다. 다만, 선행학습이 이해력을 길러 주는 것은 아니며, 이해력이 충분하다면 어느 시점에서나 필요한 학습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만 말씀드립니다.

 

-다음은 기억화와 활용에 대해서 쓸 것입니다. 그 이후에도 과목 공부법(특히 수학) 까지 계속 이어 갈 생각입니다만 반응이 나쁘면 절대로 쓰지 않을 것이니 부담없이 의견을 주셔도 됩니다. (귀중한 시간의 낭비와 감정손상을 드릴 수 없기에)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