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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 학부모님 한 분이 상담을 왔습니다.

마침 수업중이라 2~3분 정도 밖에 얘기를 못하고 다음날 학생과 얘기 하기로 했었죠.

학생을 처음 봤는데 상당히 주눅이 들었습니다. 이 지역의 가장 좋은 학교 중의 하나에 다니는데 어깨가 축 처진 상태로 학원을 오더군요. 제가 있는 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이라 고등학교별 수준차가 있는 편입니다. 문제는 중학교 때는 별다른 노력없이도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다가 3월 첫 모의고사에서 반에서 꼴찌 수준으로 내려간 것도 충격인데 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설명마저도 알아듣지 못하는 정도가 되니 저를 찾아왔습니다. 

상담하다 학생의 손을 무심코 봤는데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손가락을 뜯은 자국도 있었습니다. 단어와 기초 문법용어 이해도를 테스트를 하는데 테스트 중간에 아이가 울더군요. 이럴 때 좀 당황스러운데......들어가고 싶은 대학은 있는데 현재 성적으로는 들어갈 엄두도 안나니 부모님이나 학생이나 정말 고민이 많겠더라구요.

중학생 때 고등학생의 시험수준이나 대학에 대해 미리 말해줘서 동기부여가 되도록 하거나, 고등학교 때 성적이 추락하지 않도록 다소 강제성이 있더라도 최소한의 실력을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을 놓쳐버렸으니 학생의 후회가 막심한 모양입니다. 중학생 때 학원은 몇 번만 다니다가 오래지 않아 그만두고, 주로 음악이나 운동 등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냈고 학교성적도 중간보다는 앞쪽으로 받아와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아무래도 중학교 때는 공부 스트레스를 덜 받은 것 같았습니다.

미래의 꿈을 물어보니,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와 대학 졸업 후 학생이 하고싶은 일도 정해 놓았는데, 이 학생의 꿈을 발목잡는 것은 결국 성적이더군요. 크게 명문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닌데도 말이죠. 오늘 학원에서 어느정도 공부해야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 울면서 물어보는데, 옆에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것은 학생이 이제라도 공부의지가 있고 중학교 성적으로 봐서는 머리는 어느정도 있는 것 같고, 하고자 하는 태도까지 갖췄기에 최선을 다해서 학생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학생시절 만큼은 필요한 것이 성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