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1. 최근 김정운 교수님의 TV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 교수님의 핵심은 인간은 감탄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간난 아이 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은 감탄으로 인간은 자라고 존재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책을 읽는 것도, 음악을 듣는 것도, 미술 작품을 보는 것도, 여행을 하는 것도 결국 감탄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감탄하고, 감탄 받기를 원하는 존재라고 합니다.

인간은 슬퍼서 울기도 하지만 울면 슬퍼진다고 합니다. 상대에 대한 감탄도 어색할 수 있지만 감탄할 거리를 찾는 노력을 하면 상대에게서 전에는 보이지 않던 감탄한 만한 거리를 찾데 된다고 합니다.

2. 우리가 잘 아는 박지성 선수. 그는 수원 세류초등학교 시절 차범근 축구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축구를 잘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중학교를 졸업할 때 키가 162cm에 불과하고 체격도 왜소했습니다. 그래서 축구를 포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축구에 인생을 건 외아들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정육점을 차렸던 박지성의 아버지는 개구리와 녹용, 사슴피 등 몸에 좋다는 것은 모두 박지성에게 먹였다고 합니다. 그 결과인지 그는 수원공고 시절 키가 170cm를 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대학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수원공고 재학시절 수원삼성에 입단테스트를 받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키가 작고, 체격이 왜소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아주 게임을 영리하게 했고, 전술적인 감각이 굉장히 좋았다” “두 번째 게임을 자세히 보니까 남한테는 보이지 않지만 엄청나게 많이 뛰었다”

축구인생의 위기를 맞았던 박지성을 구원한 김희태 당시 명지대 감독의 말씀입니다.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박지성의 장점을 보았습니다. 이미 축구부 신입생 선발이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김 감독은 학교 테니스부 감독을 찾아가 남는 한 명의 정원으로 박지성을 뽑아달라고 했습니다. 결국 박지성은 당시 축구선수가 아닌 테니스 선수로 명지대에 입학한 셈이었습니다.

PSV 아인트호벤 시절 2004~2005년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 당시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관중석에 앉아 박지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박지성의 열정과 골을 몰고 가는데 있어 공간이해력이 너무 훌륭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다른 지도자들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보았습니다.

3.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감탄거리를 찾고자 합니다. 그 아이가 가진 장점과 발전 가능성을 보고자 합니다. 아직 누구나 탐낼 만한 결과를 꽃 피우지 못했지만, 제 눈에는 그 아이의 변화될 모습, 자라난 이후의 자랑스런 모습이 보여집니다.

뇌성마비였던 아이에게 컴퓨터를 배우라 했습니다. 보다 더 어려운 조건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며. 그가 홈페이지 제작회사 사장이 되었습니다.

너무 차갑고 이기적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냉소를 받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사실 성품이 유순하고 정이 많은 아이였고, 다만 공부를 독하게 했을 뿐인데. 그 아이의 보호막이 되어주고 그 아이의 장점만 보아주었습니다. 그 아이는 최고의 학부 의대를 나와 정신과 전문의가 되었습니다.

특목고 시험에서 낙방해서 큰 시험 울렁증이 있고, 언어영역에서 늘 틀리는 문제가 많았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에게 자랑스럽다, 네가 실수해서 틀린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하면서 격려해주는 것이 담임으로서 해야 할 유일한 말이었던 그 아이도 1년 중 수능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어주었습니다.

8식구가 지하 방 2칸에서 살던 아이, 저녁은 늘 굶으면서 공부하던 아이도 주위 선생님들의 감탄을 먹고 자라 어엿한 성인이 되었습니다.

1년 가운데 결석일수가 100일이 넘었던 아이. 그 아이 때문에 교사 생활이 힘들었지만, 자퇴서를 받고 찢고 하기를 수차례 했지만 결국 보듬고 변화될 가능성을 보아주었던 그 아이가 지금 우리나라 그 아이가 일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있습니다.

공부를 못해 야간고등학교를 들어왔지만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와 담금질로 변화되어 대학 진학 후 누구나 갈망하는 공무원이 되었고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4. 드러난 결과, 지표를 가지고 학생을 평가하고 선발하는 것은 쉽습니다. 큰 범위 내에서 보면 실수할 가능성도 줄어들 것입니다. 드러난 지표 자체가 훌륭한 학생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기 잡는 어부 베드로에게서 사람 낚는 어부의 가능성을, 세리 마태에게서 천국 공무원의 가능성을, 핍박자 사울에게서 하나님을 향한 폭풍 열정의 바울로의 가능성을 보았던 예수님의 시선, 세미한 변화를 감지하고 감탄하는 어머니의 감지능력, 남들이 보아주지 않던 장점을 보아주었던 김희태 감독과 퍼거슨 감독의 눈매를 가지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는 보다 큰 미래 사회의 인재를, 어쩌면 우리 사회와 민족을 살릴 인물을 놓칠 수도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을 수 있는 모험입니다. 김희태 감독의 천거로 올림픽대표에 박지성 선수를 발탁한 것을 두고 일선지도자와 언론에서는 뒷말이 많았다고 합니다. (실력도 없는) 가짜 선수를 허 감독이 선배 때문에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리스크가 대 선수를 길러낸 첫 걸음이었습니다. 기꺼이 이 모험의 여행을 교사들이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대학 평가자들이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관용하는 사회를 꿈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