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고1 첫입학이라 아이도 설레고 부모도 설레는 가운데 어느덧 4월이 되었군요.

불행이도 아이는 3월초에 담임쌤에게 찍히는 케이스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나름 학교에서 조심해야할 좀더 심하게 말하면 악명? 높은 선생님인지라

아이도 긴장하고 잘하겠다고 했는데..ㅠㅠㅠ

수업시간에 커텐을 걷으니 햇빛에 얼비쳐 칠판이 하얗게 아무것도 안보여 "햇빛에 칠판이 안보이니 커텐좀 쳐주시면 좋겠습니다" 했다가 찍히고.

가정통신문 4장 나눠줄거라했는데, 자기네줄은 2장 밖에 안와서 옆에 아이와 몇장 받았는지 속삭이다가 걸렸는데, 뭐 때리는 흉내까지 내면서(때리지는 않았다는군요. ) 엄청 혼났다는군요. 최대한 예의를 지켜 "선생님께서 4장 주신다고 했는데, 저희는 2장밖에 안받아서 그거 확인했습니다"했더니 말대꾸했다고 디지게 한바탕 더 혼나고.

4장 받아야하는거 2장 받아도 혼나고, 나중에 싸인 안해가도 어짜피 또 혼나고. ㅠㅠㅠ

(이건 뭐 군인도 요즘 이렇지 않다는거죠?)

당번이라 쉬는시간에 휴지 줍다가 떠드는 아이속에서 떠들었다고 대표로 혼나고.

휴지 줍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때 "전 휴지 줍고 있었습니다"하면 말대꾸해서 더 디지게 혼나고.

비장한 각오로 핸폰을 2G폰으로 바꾸고 PMP로 학교 야자 끝나고 독서실 가서 인강 듣겠다고 가져가서 쉬는시간에 얘들이 핸폰 하길래 지는 PMP 꺼냈다가 뺐기고, (쉬는시간에 핸폰하면 뺏긴다네요,)

환절기 몸살 감기가 심해 쉬는시간에 후드모자 쓰고 엎드려있다가 또 걸려 혼나고. 그 모자달린 잠바를 입고 오지말라했다는군요.(쉬는시간에 모자쓰면 혼난다네요.)

아파서 잠바에 있는 모자쓰고 엎드렸다면 더 혼나니까 이때부턴 그냥 무작정

혼나는 모드로 넘어가더군요.

우리 아이가 걸려 찍힌 사연이지만, 사실 맞은 아이들도 있고, 엄하게 당한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남자학교라 군기 잡는다... 분위기 잡는다..해서 그런건 알겠지만, 혼나야 할 상황이 보통의 상식선도

아니고 미리 통보가 된거라 조심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아이들도 당황하기 일쑤고. 자기들의 입장을 말하면 절대로 뒤지는 상황이라 무조건 걸리면 안되는 운에 맡기는 상황이 벌어지는건데, 선생님이 "넌 찍혔다"는 말을 수시로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문제아로 몰고가는게 우리 아이와 부부의 고민거리가 된겁니다.

아이는 이젠 어느순간에 걸리는건지 알았으니, 최대한 조심하고 걸리지 않고, 

선생님의 오해를 풀어야겠다고 합니다.

뺏긴 핸폰을 부모가 전화해서 찾는 경우도 있고, 본인들이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는데 우리 아인 자긴 찍혀서 지금 찾으러 가면, 아무리 겸손하게 예의지켜 말해도 안될거 같으니 자기가 좀더 잘해서 선생님의 오해를 풀고, 자기가 찾아올테니 "아빠, 엄마는 지켜보기만 해주세요." 했는데... 찾으러 갔다가 퇴짜맞았다는군요.(다들 찾아가는 걸 못받아왔는데, 당연 좋은말 듣고 나오지 못한거죠.)

다들 찾아갔다는데..

과학시간 끝나고, 과학쌤이 동아리담당쌤이셔서 그거 관련해서 얘기하는데,

지나가다 담임쌤 들어와서는 넌 나한테 찍혔다며 얘들 다 있는데, 머리 쥐어박고,.. 

과학쌤도 당황하셔서 잘하는 얘라고 하셨다는데..

시간이 갈수록 뭔가 해결되는게 아니고, 아이가 점점 더 힘들어하는 상황이 되어 가는겁니다.

곧 중간고사라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가운데,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가 넘 심해서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걱정이 되는군요.

다른 타과목 쌤들과는 관계가 좋다는데.. (원래 쌤들과 관계가 좋은 아이라 곧 오해가 풀리겠지 했어요)

부모인 저희보다 선생님들이 더 칭찬하시는 부분이 더 많아서 늘 감사한 맘이였는데..

긍정적인 아이가 중학교때보다 더 예민해져있고, 나름 목표 정하고 해보겠다는 아이인데..

자기가 최선을 다하면 진실은 통할거라는 아이가 진실따위 필요없는 관계도 있는거 같다는 말에

아이가 안하면 좋을 경험을 하고 있구나 싶네요.

솔직히 이 아이가 학교 생활하면서 이런 경우는 첨 경험해봐서 저희부부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라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겠다하고, 스스로 해결하기를 지켜보고 있는건데. 

이걸 혹시나 아이를 내놓은 아이취급하는건가..싶어 정식으로 면담 신청해놓은 상태네요.

캠프를 가도 전혀 모르는 아이들 속에서도 항상 리더를 하며 당당하고 예의바른 아이인데., 

간혹 선생님들과 오해가 있었어도 시간이 지나면, 오해는 풀리고 멋진 아이라는 말을 듣던 아이가 어찌 이렇게 된건지..

교육현장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분위기가 연출된다는게 

아직은 미흡하기 짝이없는 교육현장임이 슬픈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