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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떼쟁스키(초3)가 해리포터를 읽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책이 너무 두꺼워서 어려워 보인다며 읽기 싫다더군요. 7권짜리 시리즈 책인데다가 해리포터 5권은 무려 800페이지나 되니 초3에게는 무섭게 느껴졌나 봐요. 하긴 제가 봐도 조금 무서워요. 거의 전화번호부 두께니까요. (베고 자기에 딱 좋은 두께죠. ^^;;;)

그래서 네가 좋아하는 다른 책(how to train your dragon)이랑 같은 레벨(6점대)이어서 너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고 몇 번 꼬시니까 드디어 이번 주부터 읽기 시작하네요.

처음에는 안 읽겠다더니 나름대로 재미 붙였는지 새벽 1~2시까지 하품하며 읽더라고요. 그래서 2~3일에 한 권씩 끝내고 있어요. 너무 늦게 자서 다소 걱정스럽지만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냥 내버려두고 있고요. 그때까지 게임하는 애도 있는데 책을 읽으니 감사하게 생각하자면서요. 저희 애가 옛날에 밤에 몰래 게임하다 들켜서 여러번 혼났거든요.

아무튼 떼쟁스키는 리딩레벨은 5점 대 중반(리딩게이트 테스트 결과 5-B)이에요. 게다가 해리포터가 초딩이 읽기 쉬운 내용이 아니라 전부 다 이해할 거라는 기대는 안 해요. 하지만 영화로 이미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전체적인 줄거리는 파악하며 읽는 눈치에요. 애초에 다 이해하기를 바란 것도 아니고 그저 두꺼운 책도 도전해보게 만드려고 읽힌 것이라 이해도는 체크하지 않고 있거든요.

How to train your dragon도 처음에는 너무 두껍다고(300~500페이지) 안 읽겠다던 것을 두꺼운 책에 도전하게 만들려고 읽혔던 것이어서요. 해리포터 두께(500~800페이지)의 책으로 넘어가기 위해 징검다리로 썼던 것이지요. 남자아이에게 용은 참 매력적인 동물이어서 그런지 How to train your dragon은 3~4번 읽은 것 같아요.

처음에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힐 때는 이왕이면 좋은(?) 책을 읽히고 싶었어요. 그래서 로알드 달이나 뉴베리 수상작 같이 검증된 책들을 권해줬지요. 그런데 그런 책들은 재미없어 하더군요. 그래서 일단 뭐가 됐든 영어로 된 것을 읽히자는 생각에 내용보다 두께로 승부를 봤는데(윔피키드, OO층 나무집 등) 저희 아이에게는 잘 먹힌 것 같아요.

초등 고학년 최상위권이나 중학생들은 뉴베리 수상작 같이 검증된 책도 읽고 CNN이나 TED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영혼이 자유로운 초딩들은 뭐가 됐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권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같아요.

정독도 좋지만 다독부터 하는 것도 좋아보이고요. 저희 아이는 영혼이 자유로워서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는 것을 싫어하거든요. 집중듣기도 싫어하고요. 그래서 아무 때나 편하게 읽고 편하게 듣고 있어요. 내용이 너무 나쁜 것만 아니면 일단 많이 읽고 많이 듣기만 해도 영어실력은 올라가니까요.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언어로 여기게 만들고 싶은 거죠. 한글책 읽힐 때 다독을 시키는 것처럼요.

공부도 어떤 문제집을 푸느냐보다 얼마나 푸느냐가 더 중요한 것처럼 영어도 어떤 책을 읽느냐 보다 얼마나 읽느냐가 더 중요해보여요. 그러니 영혼이 자유로운 초딩들에게는 재미난 책을 많이 권해주세요. 그러다 보면 책을 고르는 눈이 높아져서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이 수준 높은 책들도 읽기 시작할 거에요.

그렇겠죠?...그럴 거에요...그래야 할 텐데요. ^^;;;

아!!! 캉쌤은 영어 전문가가 아니에요. 그러니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영어 전문가님들의 고견 기다립니다. 냉큼 출동해주세요~~~!!! 엄마표 영어 경험자 분들의 고견도 기다립니다~~~!!!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