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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능영어는 상위권 아이들에게는 쉬운 편이었지요.
민족사관고등학교,서울 영재고 최상위권 아이들을 지도한 경험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오해는 없으시기 바랍니다. 중학교 때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아이들은 이미 수능영어에서 1등급을 받습니다.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비범한 집중력과 언어적 센스로 만점을 받든가, 1,2개 정도 틀리지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1,2학년까지 영어에서 손을 놓습니다. 사실, 최상위권 아이들한테는 너무 쉽다고 봐야지요. 그러다 고3이 되어 3월 모의고사까지는 그럭저럭 1등급을 받다가 6월 모의고사에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그 사이 영어 실력이 퇴보하게 된 것이지요. 두 번째 이유는, 국어,수학 등 튼튼한 지식을 요구하는 과목을 하면서 중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는 범위와 깊이 때문에 정신이 복잡하게 됩니다. 즉, 정신이 단순해서 전력을 다해서 영어를 풀 수 있었던 상태와는 다르게 되는 것이지요. 그때부터 두 부류로 나뉘게 됩니다. 지속적으로 3개 이상 틀리는 아이들과, 다른 과목이 안정되어 있어서 단기간에 영어에 집중할 수 있어 금방 안정된 1등급으로 자리잡는 아이들로 나뉘게 됩니다. 중3 전후에 수능영어에서 3개 정도 틀리는 아이들은, 영어 실력이 상당한 수준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5개 이상은 글을 정확히 이해해서 푼 것이 아닙니다. 그 이후로 영어를 소홀히 한다면 고3이 되어서도 3개 이상 틀리게 되지요. 고3 영어는 영어 실력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정신적 성숙함을 필요로 합니다. 수능영어를 단순히 영어 실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미래를 생각한다면,대학입시만이 아니라 대학 이후를 생각한다면,아이가 진정으로 실력있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면, 겸손함을 가르쳐야 합니다. 단지 시험만을 잘 보는 아이가 되도록 이끌게 되면 아이와 부모 모두 크게 후회하게 됩니다. 고3이 되어 자신들이 내린 선택에 대해 후회하며 중학교 때로 다시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다수였습니다. 중학교 때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승승장구하던 아이가 지금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로 방황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어제 그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와서 자신이 아이를 너무 잘 못 이끌어서 후회스럽다고, 이제는 아이가 그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나이에 아이들은 겸손하게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타고난 재능으로 정확히 모르면서도 정답을 골라내는 능력은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퇴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