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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 1학년 손탄스키 군~

학교에 밥 먹으러 다니는 똥꼬발랄한 어린이지요~!

작년에 유치원에서 단체로 한자 8급 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 높은 점수로 합격을 했어요.

유치원에서 별 말씀은 없으셨지만 느낌적인 느낌이 거의 다 합격한 분위기!

하지만 손탄스키는 본인이 한자 천재가 된거 같다는 자부심에 넘치더니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한자 방과후 수업을 듣겠다는 거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정규 수업 이외에 방과후까지 하는건 무리일 듯 했지만 본인이 원해서 신청을 해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유치원때와는 분위기가 너무 달랐는지 중간에 듣기 싫다고 포기를 하더라고요.

심지어 6급 한자 시험 신청까지 해 놓고요.

방과후 수업은 안 보내면 되지만 시험까지 포기하자니 시험응시비가 너무 아까워서 집에서 제가 살살 가르쳐 봤어요.

그랬더니 너무 어려워하고 심지어 한자에 거부감까지 드러내더라고요.

결국 그냥 포기하는 마음으로 omr카드만 몇장 뽑아서 색칠 공부나 하라고 작성 방법만 가르쳐주고 맘을 놓았어요.

비싼 돈 내고 시험 신청을 했으니 포기할 수 없고 한자 방과후 선생님께 죄송하기도 해서 일단 시험장에 데려다 넣어놓았더니 시험 시작 20분 만엔가 1등으로 휘리릭 뛰쳐 나왔더라고요. OTL

너무 일찍 나와서 기다리던 학부모님들에게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시험이라도 봤으니 기특하다고 폭풍 칭찬을 해주었죠.

모든 사람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1등으로 나와서 하는 말이 시험이 너무 쉬웠다는 거에요.ㅡ.ㅡ^

"허세는 누굴 닮은거니?!" 살짝 무시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오늘 한자 방과후 선생님이 연락주셨는데 손탄스키가 6급을 50문제중 4문제만 틀리고 합격했다며 합격증 받으러 오라고 하시네요.^^;;;;

선생님도 저도 합격할 줄 몰랐는데 합격해서 당황스러운 분위기~

집에서 가르치며 포기했는데 의외로 바보는 아니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내일 학교에 가서 합격증 받아오려고 해요.

궁디 팡팡 해줘야 하는데 오늘도 형이랑 엎치랑 뒤치랑 싸우다 겨우 재워서 칭찬 한마디를 못 해줬네요.

내일은 칭찬 좀 해줘야 하는데 해줄 겨를이 있을런지 모르겠어요.^^

아이들 키우가 보면 속 터지는 일이 많은데 의외로 이런 소소한 기쁨도 있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