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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8살 손탄스키 인생 첫 발치하는 날 이었어요.
10살 떼쟁스키는 치아가 워낙 약해서 자주 치과에 드나들었지만 손탄스키는 나름 건치라 치과는 자주 안 갔거든요.

이사한 후 치과 방문은 첨이라 나름 동네에서 양심치과라는 곳을 검색해서 힘들게 예약하고 갔는....
제가 간 곳이 양심치과이긴한데 노인분들이 주로 이용을 많이하시는 곳이더라고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도 나이 지긋하신 분 한분이시고 시설도 아주 아주 고풍스런(^^;;) 응팔 분위기 였어요.

손님들이 다 나이 있으신 분들이셔서 그런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함에 기계 소리만 울리고 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손탄스키가 우렁찬 소리로 울기 시작하며 적막을 완전히 깨버리는 것이 완전 민폐라 저는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첫 발치라 긴장을 많이해서 마취 크림 바르고 마취 주사 맞고 난리를 몇십분....
간호사 선생님과 의사 선생님이 씨름해주신 끝에 겨우 발치 성공했어요.
전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포기하고 대기실에 잠시 나왔는데 그 사이에 성공을 하셨더라고요.

손탄스키가 너무 겁을 내며 대성통곡을 하니까 첨에는 달래주다가 무슨 이 하나 뽑는데 이렇게 난리부르스 인가 싶어 울화가~~ㅡ.ㅡ^
저희 어릴 때는 이에 실 매달고 뽑고 사과 먹다 뽑고 그랬쟎아요.

어쨌든 치과에서 우는 애를 보면서 안쓰럽고 안타깝고 그래야 하는데 그런 느낌은 전혀없고 형도 무서워 못 타는 놀이 기구를 혼자 겁도 없이 몇번씩 타던 놈이 왜 이리 엄살이 심할까 싶어 단전에서부터 열이~확~~오르는 거에요.
마취 크림에 주사에 난리를 다 피며 시간을 끌다 마취 효과가 떨어져 주사 한대 더 맞춰야 하나 고민하던 중 제가 포기하고 나가버린 사이에 간호사 쌤이 어르고 달래서 겨우 뽑아 주셨네요.
워낙 계획은 엑스레이로 치아 검진도 하고 싶었는데 모자간에 영혼이 탈탈 털려서 멘붕이 되어 집으로 겨우 왔어요.

집에 오자마자 언제 그랬냐는듯 고봉밥 한그릇 뚝딱 먹은 손탄스키를 보니 등짝 스매싱 날리고 싶네요.
앞으로 발치를 수도없이 해야할텐데 걱정이에요.

보통 병원서 아이가 울면 안타깝고 안쓰러운게 모정인데 전 왜 열이 훅~올랐을까요?! ㅠㅠ
저 계모인가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