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캉쌤의 이번 주 방송 주제는 ‘수능 개편 1년 유예에 대해서’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7년 9월 17일 오후 4시 22분부터 강명규쌤이 10여 분 동안 출연하여 방송한 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

 

1. 이번 주에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있었는데 올해 원서접수 경향은 어땠나요?

 

-> 이번 주에 4년제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진행됐습니다. 금요일에 원서접수가 끝났는데 올해 원서접수 경향을 보면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상승한 반면에 학생부종합전형은 경쟁률이 하락했습니다.

 

2. 같은 학생부 전형인데 교과전형은 경쟁률이 상승한 반면에 종합전형은 경쟁률이 하락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학생부 전형은 학교 내신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 교과전형과 내신성적 뿐 아니라 교내대회나 봉사활동, 체험활동 같은 비교과 활동까지 포함하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나뉘어집니다. 그런데 학생부 교과전형의 경쟁률이 상승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입니다. 올해부터는 수능시험에서 영어과목이 절대평가로 전환됩니다. 작년까지는 상위 4% 이내에 들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90점만 넘으면 등수에 상관없이 누구나 1등급을 받게 되지요. 그래서 올해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기가 작년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불수능입니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서 영어과목의 변별력이 낮아지다 보니 종합적인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과목이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 보니 수능에 강한 재수생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고3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적극 지원했지요.

 

3. 그렇다면 같은 학생부 전형인 학생부 종합전형도 경쟁률이 상승해야 되지 않나요?

 

-> 학생부 교과전형은 학교 내신성적만 좋으면 되지만 종합전형은 지원하는 학과에 맞춰서 동아리활동이나 독서활동 등 준비해야 할 내용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경제동아리 활동을 하고 경제관련 책을 읽는 등 지망하는 학과에 맞춘 활동들을 해야 되지요. 학생부 종합전형은 성적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전공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있는 학생을 선발하자는 전형이거든요.

 

그래서 학생부 종합전형은 단시일 내에 준비하기가 어렵고 지망학과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경제학과에 가고 싶어서 경제동아리 활동을 한 학생이 심리학과나 철학과에 지원할 경우 ‘성적이 부족해서 우리 학과에 지원했을 뿐이지 정말 우리 학과에 와서 공부하고 싶은 학생은 아니구나’라는 식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학생부 종합전형은 근본적으로 경쟁률이 상승하기 어려운 전형인데 올해에는 모집인원이 증가했기 때문에 경쟁률이 하락했지요.

 

4. 올해에 논술전형 경쟁률이 상승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고려대학교가 올해부터 논술전형을 폐지했습니다. 그래서 논술전형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다른 대학으로 옮겨갔지요. 그 결과 고려대는 경쟁률이 하락한 반면에 연세대나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다른 대학들의 경쟁률은 상승했습니다. 논술전형으로 고려대에 가고 싶었는데 논술전형이 없어지니까 다른 전형으로라도 고려대에 꼭 가려는 것이 아니라 논술전형이 있는 다른 대학으로 바꿔버린 겁니다. 대학에 지원할 때보면 꼭 특정 대학을 고집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합격가능성이 높은 다른 대학으로 바꾸는 학생들이 더 많거든요. 그래서 대학 한 곳이 전형방식을 바꾸면 다른 대학들도 영향을 받지요. 특히, 논술전형이 이런 영향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5. 논술전형이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이유가 뭔가요?

 

-> 논술전형은 학교 내신성적의 실질반영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고3 학생들이 부족한 내신을 극복하기에 가장 좋은 전형입니다. 물론, 수능시험을 잘 봐서 정시모집으로도 내신을 극복할 수 있지만 정시는 선발인원이 적은 데다가 재수생 선배들과 경쟁해야 되기 때문에 고3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럽지요. 그래서 대입전형 중 경쟁률이 가장 높은 전형이 바로 논술전형입니다. 적게 나오면 수십 대 1이고 많게는 수백 대 1까지도 나옵니다. 올해도 수시모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은 논술전형에서 나왔는데 성균관대 의대 논술전형 경쟁률이 무려 256대 1이나 나왔습니다.

 

6. 경쟁률이 그렇게 높으면 합격하기도 어렵겠어요.

 

-> 학생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불합격하는 학생들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논술전형은 지원은 했지만 실제 시험에는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서 실질경쟁률은 크게 낮아집니다. 예를 들어 1명 모집에 10명이 지원하면 명목경쟁률은 10대 1이지만, 실제 시험에는 5명만 응시한다면 실질경쟁률이 5대 1로 낮아지는 것이지요.

 

7. 지원은 했지만 실제 시험에는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인가요?

 

-> 논술시험은 대부분 수능시험에 이후에 치르는데 수능 성적이 너무 잘 나올 경우 정시모집에 지원하려고 논술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수능 성적이 너무 안 나와서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다 보니 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지요.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면 논술시험을 아무리 잘 봐도 무조건 불합격이니까 시험 응시를 아예 안 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논술전형의 실질경쟁률은 명목경쟁률의 절반 이하인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모의고사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시키고 있는 학생이라면 경쟁률을 보고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8. 요즘 초등교사 임용문제로 시끄러운데 이런 사회적인 이슈들도 입시에 영향을 미치나요?

 

-> 사회적인 이슈들도 대입에 영향을 미칩니다. 올해는 초등학교 교사 임용 문제가 상당히 시끄러운데 이로 인해서 교대와 4년제 대학 초등교육과 경쟁률이 하락했습니다. 특히, 대학의 초등교육과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한국교원대나 이화여대 초등교육과의 경우 경쟁률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거든요.

 

교대의 경우도 청주교대 한 곳만 경쟁률이 상승하고 나머지 교대들은 모두 하락했습니다. 앞으로 초등 교사 임용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교대 지원을 포기한 학생들이 늘어났지요.

 

9. 경쟁률이 조금이라도 낮은 곳에 지원하려고 마지막까지 눈치싸움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눈치싸움이 입시에 진짜 도움이 되나요?

 

-> 경쟁률 낮은 곳을 찾아서 끝까지 눈치싸움을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웃지 못할 헤프닝도 벌어지지요.

 

대부분의 대학들은 원서접수기간 동안 실시간 경쟁률을 공개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날에는 마감 몇 시간 전에 실시간 경쟁률 공개를 중단하지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공개된 경쟁률을 보고 원서접수를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최종경쟁률에서 완전히 뒤집힐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세대 노어노문학과의 경우 마지막으로 경쟁률을 공개한 마감일 오후 2시까지는 1.5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그런데 6시 최종 마감에서는 8.5대 1로 경쟁률이 치솟았지요. 경쟁률이 낮으니까 다들 그 쪽으로 몰려가 버린 겁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많은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지요.

 

10. 경쟁률 낮은 곳을 찾아서 마지막까지 눈치싸움 했는데 막판에 뒤집혀 버리면 상당히 허탈하겠어요.

 

-> 그래서 아이들한테 원망당하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엄마가 괜히 눈치싸움해서 경쟁률만 더 높은 데 써버렸잖아. 그냥 내가 쓰고 싶은데 썼으면 더 낮은 데 쓸 수 있었는데 왜 엄마가 나서서 남의 인생 망치고 있어. 나 대학 떨어지면 다 엄마 때문이니까 엄마가 책임져.’라고 짜증내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원서접수가 끝나고 나면 엄마가 울면서 상담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고, 그냥 애가 원하는데 쓰게 했어야 하는데 제가 괜히 머리 쓰다가 더 망쳤버렸어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죠?’라고 물어보시지요.

 

11. 그럴 때는 뭐라고 이야기해주시나요?

 

-> 입시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될놈될, 안될안’이라고요. 될 놈은 경쟁률이 아무리 높아도 되고, 안 될 놈은 경쟁률이 아무리 낮아도 안 된다는 것이지요. 즉, 경쟁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생의 실력입니다. 따라서 경쟁률에 연연하지 마시고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아이들 심리안정에는 아빠들의 관심이 큰 힘이 되는 만큼 아이들에게 응원의 말씀을 자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너무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짧게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아들, 요즘 많이 힘들지. 네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아빠는 다 알고 있어.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라는 식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이제까지의 노력을 인정해주세요. 그러면 아이들의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입시를 준비할 수 있을 겁니다.

 

---

 

* 캉쌤은 매주 일요일마다 kbs 1라디오를 통해 오후 4시 20분부터 만나실 수 있습니다. *

 

방송을 통해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덧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