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지난 주, 지인으로 부터 올해 육사에 합격한 학생의 엄마가 내게 뭘 물어보고 싶어한다길래.

내게 의미있는 퇴사날인데도 불구하고, 작년에 아무 것도 몰라 좀 헤맸던 나를 떠올리며.

그 어머니 심정이 내 마음 같으려니 하고. 열 일을 제쳐두고 메모지에 알려줘야 할 것을 적어가며 그 엄마를 만났습니다. 

많은 초보엄마들에게 볼 수 있는.  공부 좀 하는 아이의 실력이 내 모습이라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 엄마였지요.

3시간동안 내가 아는 것은 다 쏟아냈는데, 헛헛함이 생기는 것이.

뭔가 괜히 만났다는 생각과 나의 수고로움을 내가 탓하는 이 기분. 

나는 우리 아이가 육사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엄마이고.

그 엄마는 왜 육사에 가려하냐며 말해 아이가 도리어 엄마를 설득해야했고, 며칠 전 편지에도 아이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까지 했다고 하는 이 자신만만함!

그럼 어머니는 아이가 어디를 가기를 원했어요? 물으니

고대 사이버 국방학과요!

......-_- ..??!!

대화도중 내가 가진 절실함은 없는 엄마구나하고 내가 여기 왜 나왔지하는 내 표정. 

내가 이 엄마에게 뭘 한거야! 하고 며칠이 지났는데도 나의 지나침을  후회 하네요.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걸 줘야하는데, 또 쓸데없는 짓을 했네요!

이 나이에 또 멍청이가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