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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를 아직도 겪고 있는 이제 고3올라가는 우리 아들.

2학년 내내 성적을 진창에 꼴아박고,

공부는 뒷전이고 글쓰기나 작곡 등 취미생활에 더 주력해서 속을 썩이고,

학교에서 공부하면 더 집중이 안되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야자, 방학중 방과후 수업  다 째고 가정학습을 했는데

표정만 밝아졌을뿐 성적은 전혀 밝아지지 않았어요.

2학기 중간고사도 장렬히 말아먹어서 남편이 최후통첩을 날렸더랬습니다.

이 성적 가지고는 인서울은 커녕 울산대도 가기 힘들다.

이따위로 할거면 그냥 다 때려치워라,

우리는 재수시킬 형편도 안되고 기말고사 성적을 보고 결정을 하겠다.

기말고사도 이런 꼴이면(남부끄러워서 성적은 차마 밝힐수가 없네여) 쓸데없는 시간낭비 말고 아빠따라다니며 일이나 배워라 하고...

그런데 기말고사 역시 바닥을 뚫고 내려갔어요.

시험직후 무슨과목은 몇개를 틀렸고 어쩌고 했던 아들의 말은 일치하는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게 더 화가 났습니다.

망쳤으면 망쳤다 솔직히 얘기하면 우리도 마음의 준비라도 할것이고

거짓말을 해서 당장 모면한다 해도 결국 혼날것은 똑같은데 말이죠.

남편은 이번에 정말 큰 실망을 했어요.

그래서 며칠간 아들을 데리고 일을 다녔어요.

아침 7시에 나가서 저녁 7시에 퇴근하는 셍활을 사나흘 했지요.

아들이 언제 그런 노가다를 해봤겠어요.

입술에 물집이 잡히고 몸살이 나서 끙끙대면서도 차마 아빠한테 못하겠단 말은 못하고

축 쳐져서 끌려다녔지요.

오늘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다음주에도 아빠를 따라다닐테냐, 학교 방과후 수업을 갈테냐.

아들이 학교로 간답니다.

공부하는게 훨~~씬 쉽대요.

남편이 그래도 이번일은 쉬운축에 속하는 거라며

대학가지 않고 노가다로 먹고 살며 장가까지 가려면 이것보다 배는 노력하고 시간을 써야 한다고 하니 얼굴이 핼쓱해지더라구요.

아빠가 일 시킨다고 한것을 그냥 말뿐인 협박으로 들었다가 이번에 큰코 다쳤지요.

이번에야말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어요.

수험생들 제정신 돌아오는 약 이런거 팔면 정말 빚을 내서라도 사먹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