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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절기는 참 신기하게 착착 들어맞는 거 같아요.

올 여름에는 내내 가물더니 장마다운 비도 많이 안 오고(서울의 경우)

초복이 지나면서 엄청 푹푹 찌네요.

사실 6월부터 엄청나게 가물고 더워서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습도가 낮아 견딜만 했는데 초복이 지나니까 습하고 더워서 숨이 턱턱 막혀요.

지금까지는 캉쌤주니어 때문에 창문도 제대로 못 열고 선풍기도 못 키고 지냈어요.

자꾸 방충망을 열고 창 밖으로 뛰쳐 나가려고 해서 몇번 야단치다 그냥 창문 닫고 지냈거든요.ㅡ.ㅡ;;

선풍기는 혹시나 손가락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싶어서 꺼렸고요.

벽에 선풍기를 달아볼까 했는데 어차피 금방 이사갈 집이고 벽이 너무 단단해서

시계도 못 걸고 지내고 있었던 터라 벽걸이 선풍기 달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결국 지금까지 창도 못 열고 선풍기도 없이 사우나에서 도 닦는 느낌으로 지내다가

오늘 결국 참지 못하고 선풍기를 꺼냈어요.

선풍기만 꺼내서 틀었는데도 신세계가 따로 없네요.

물론 오늘 꺼내서 반나절 남짓 틀자마자...

선풍기 안전망을 씌웠는데도 선풍기 날개 틈 사이로 손가락 집어넣어 쑤시다 들키고

선풍기 가지고 씨름하다 2번이나 넘어뜨렸지만 캉쌤이랑 수시로 잘 지켜보면서

올 여름 선풍기 만큼은 사수해서 틀고 지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