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다음 달에 시작되는 수시 원서 지원을 앞두고 지인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옵니다. 특히 3학년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이 나온 뒤라서 학부모님들의 희망과 실망의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됩니다. 이제는 자녀 성적에 맞는 현명한 수시 지원 선택만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꿈이 사회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하여 우리나라 최고 대학의 사회교육과에 입학하였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중등교사 임용시험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너무 적어서 교사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 진로를 바꾸어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적성과 흥미가 있어서 진학했지만 직업 환경에 대한 전망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고 적성과 흥미만을 고려하여 진학했던 것 같습니다.”

  “ 또 다른 학생이 있었습니다. 취업이 잘 된다는 명문대학 공학계열에 진학했으나, 배우는 교과목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전공이 자신이 원하는 직업과 일치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학년 마친 후 약학대학 입문 시험을 치러서 약대로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수시나 정시 지원을 앞두고 학생들을 만나 보면 대부분이 자신의 미래 직업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여 명문대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대학과 학과 선택을 위해 학부모님들이 자녀들과 함께 점검해 보아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단계> 현재의 학업성취도 점검

 아시다시피 현재의 학업성취도는 학생부 교과 성적, 비교과 성적, 모의 수능성적, 대학별 고사 준비 정도 등을 점검하여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 대학의 학과별 선호도에 따라 수시 합격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녀의 객관적인 성적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단계> 심리 특성(잠재력) 점검

 지능/적성, 흥미, 성격 등의 심리적인 특성은 장차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업인이 되었을 때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숨어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 특성은 별도의 심리 검사(가드너의 다중지능검사, 홀랜드 6가지 흥미검사, 16가지 MBTI 성격 검사)를 통해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언어 능력이 뛰어나다면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학과나 직업이 보다 적합할 것입니다. 그리고 흥미 검사 자료를 참고해 보면 기술자, 과학자, 예술가, 교육자, 기업경영인, 공인회계사 등 자녀들이 보다 재미있어 할 직업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3단계> 희망 직업 목록 작성

 직업 목록은 현재의 직업과 신생직업, 사양 직업과 유망 직업 등으로 구분하여 검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금년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17 한국 직업 전망’ 자료에 의하면, 현재의 직업 중에서 향후 10년간 취업자 수 증가율이 2% 이상인 주요 직업은 사회과학연구원, 변호사, 변리사, 의사, 수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치과위생사, 물리 및 작업치료사, 임상심리사,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네트워크시스템개발자, 컴퓨터보안전문가, 응용소프트웨어개발자, 웹 및 멀티미디어기획자, 에너지공학기술자, 산업안전 및 위험관리원 등 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1% 이상 2% 이하로 증가할 주요 직업은 노무사, 경영컨설턴트,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보험 및 금융상품개발자, 손해사정사, 생명과학연구원, 판사, 검사, 경찰관, 소방관, 약사, 한약사, 임상병리사, 치과기공사, 작가, 기자, 만화가 및 애니매이터, 웹 및 멀티미디어디자이너, 감독 및 연출자, 항공기조종사, 관제사, 경호원, 기계공학기술자, 전기공학기술자, 전기 및 전자설비조작원, 컴퓨터시스템설계 및 분석가, 데이터베이스개발자, 화학공학기술자 및 연구원, 환경공학기술자 등 이라고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 할 미래에는 어떤 직업들이 새로 생겨나고, 또 현재의 어떤 직업들이 유망하게 될지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4단계> 합격 가능한 대학, 학과 목록 작성

 앞에서 살펴 본 3단계 과정을 통해 자녀에게 적합한 대학, 학과 목록을 10여개 내외로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각 대학, 학과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단계> 명상(冥想)과 선택

 명상이라는 말이 뜬금없지요? 선택하기가 어려울 때는 자신의 직감(直感)을 믿는 것이 때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학생 자신이 조용히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나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과 학과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검토하여 작성한 대안들 중에서 먼저 버릴 것을 선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바라지 않는 것을 먼저 지우면 선택하기가 쉬워집니다. 제가 아는 지인들에게 조언할 때 저는 이 방법을 적용하곤 합니다. 명상과 직감은 학생 자신만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