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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들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를 학원에 보내놓고 ‘내 역할은 다 했다’며 손 놓고 있는 엄마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비싼 돈 들여서 학원에 보냈으니 학원에서 알아서 다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학원(學院)은 배울 학(學) + 집 원(院)으로 배움을 주는 곳이지 익힘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학습(學習)은 배우고(學) 익히는(習) 것이기에 학원에서 배움(學)을 했으면 집에 돌아와 충분한 익힘(習)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학습을 배움으로 오해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이지요.

그렇다 보니 아이의 저조한 성적을 학원 탓으로만 돌리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시험이 끝나고 나면 여기저기 학원 쇼핑을 다니며 학원을 옮기거나 학원이나 과외를 추가로 시키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지요.

우리 아이들 성적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는 학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 해서가 아니라 가정에서 익힘을 충분히 시켜주지 않아서 입니다. 몸이 건강해지려면 운동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운동을 충분히 해줘야 하는데 운동법을 배우고 나서 운동을 했다고 착각하며 건강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자꾸 잘못된 처방이 반복됩니다. 그리고 잘못된 처방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가 받게 되고요. 학원을 자꾸 옮기니 공부법이나 교재가 자꾸 바뀌어서 한 가지 방식에 정착하지 못 하게 되거나, 지금도 익힘이 부족한데 익힘을 할 시간이 더 부족해져서 성적이 더 안좋아지는 것이지요. 그걸 학원탓으로 돌리며 학원으로 수습하려고 하니 빈곤의 악순환이 심화될 뿐이고요.

따라서 아이를 학원에 보내실 때는 학원이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곳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고 가정에서 아이가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엄마가 학습량 관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학원은 익히게 하는 곳이 아니라 배우게 하는 곳이니까요!

추신 1.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니다 보니 익힐 시간이 부족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익힘이 부족해서 성적이 안 좋은 것이므로 학원을 줄여 익힐 시간을 더 늘려주어야 하는데 배움이 부족해서라고 오해해서 오히려 학원을 더 늘리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그리고는 늘어나는 사교육비에 본전 생각이 나서 아이를 닥달하시고요. 이런 방식이 아이를 공부에서 멀어지게 하는 가장 안좋은 사교육 활용법입니다.

추신 2.

스홀맘 : 집에서 아이의 학습관리를 직접 하려니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마음이 급해져서 아이와 자꾸 싸우게 되는데 아이에게 익힘까지 시켜주는 곳은 없나요?
캉쌤 : 배우게 해주는 곳이 학원이라면, 익히게 해주는 주는 곳이 바로 자기주도학습관입니다. 학업에 대한 의지도 강하고, 자기주도학습능력도 갖춘 최상위권이라면 굳이 익힘을 위해 자기주도학습관을 보낼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서 하거나 저렴한 도서관에서 해도 충분하지요. 하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아예 감을 못 잡거나 엉덩이가 자꾸 들썩거리는 중위권 이하의 학생이라면 학원보다 자기주도학습관을 보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중위권 이하의 학생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좋은 수업이 아니라 최소한의 학습량부터 채워주는 것이니까요.

추신 3. 우리 아이가 학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재, 진도 등 커리큘럼을 알고 계신가요? 오늘 우리 아이가 학원에서 무엇을 배워왔는지 숙제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계신가요? 설마 습관적으로 학원비만 결제하며 ‘내 역할은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