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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신 VS 면학분위기

대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상급학교를 선택할 때 내신과 면학분위기를 두고 갈등을 겪게 됩니다.
저 역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인생의 반을 좌지우지한다는 대학진학과 직결되는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특히 더 장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우리 아이는 <외고-SKY>의 진로를 희망하고 있었고, 저는 <외고-Ivy League>의 진학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조언을 얻어 <일반고-SKY>로 진로의 방향을 잡고 대학입시에 유리(?)한 고등학교를 물색했습니다.
제가 촛점을 맞춘 것은 농어촌전형이 가능하고, 수월성교육과 비교과활동이 활발하며 SKY진학률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이 네가지 충분조건에 만족하는 학교의 정보를 수집한 후 아이와 함께 사전 탐방을 했습니다.
학교장과의 면담은 여의치 않아 긴 전화 통화로 대신하고 진학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대학입시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여 진학한 고등학교는 아이와 저를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이가 급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장염에 걸려 고생을 했고, 사전에 점검했던 동아리활동도 원활하지 못했으며 면학분위기는 요즘 아이들 표현으로 헐~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외고에 진학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전학을 가거나 여의치 못하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강경하게 의사를 표현해서 저를 당혹스럽게 했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본 첫 중간고사의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1학년 전체347명중 전교10등 안에 남학생이 2명이라는 것과 국•사•과 1등인 우리 아이가 전교9등이라는 현실은 일반고가 외고보다 상대적으로 내신관리가 수월할 것이라는 환상과 기대를 산산히 깨트렸습니다.
현재의 상태로 성적이 유지된다면 학교장 추천은 생각도 할 수 없고 내신에 발목이 잡혀 수능준비에 차질이 생길 여지가 다분했습니다.
4월 모의고사와 중간고사의 결과로 세밀하게 다각도로 성적을 분석했습니다.
전면적인 학습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했습니다.
그후 지금까지 수정한 학습계획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영어 내신이 들쑥날쑥하긴 하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탄탄한 기초학력과 독서력으로 차곡차곡 다져진 지식을 갖춘  우리 아이를 믿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내신과 면학분위기 저울질 할 필요없습니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의 마음가짐과 기본자세가 중요할 뿐입니다.
공부목적이 뚜렷하고 학구열이 높은 아이는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답니다.

오히려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이 늘어나는 현 시점에선 비교과활동(동아리,체험,인성,독서,봉사)이 활발하고 변별력있는 자체활동이 많은 학교가 대학입시에 더욱 유리할 수 있습니다.

유명대학의 입학처장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을 뽑는 건 쉽지만, 우리대학이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발전 가능성이 있고 그 재능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며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시킬 수 있는 덕목을 골고루 갖춘 인재를 찾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이기도 하지만 세계시민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자녀의 행복과 성공을 원한다면 반드시 공부의 목적과 목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더 큰 뜻을 품고, 더 멀리 보고, 더 높이 비상하도록 이끌어 주고 응원해 주는 것이 부모들의 몫입니다.
좌표없이 망망대해를 헤매다 난파되지 않게 이제라도 확실한 꿈찾기를 하여 제대로 된 방향설정을 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