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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genius)는 어떤 또는 어느 정도 수준의 아이를 말하는 것인가?

- 상위 1%,2% 라고도 하고 ,

- 학업 성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하고(그럼 뭘로 영재성을 판별하는 지 모르지만..),

- 어느 학자는 아이들을 구분할 때 영재 ,수재 등으로 구분하는 데 수재라는 용어는 없다고.. 영재와

영재가 아닌 아이 이분법적 구분만이 존재한다고도 하고....

- 1,2% 이런 정도는 영재가 아니고 0.1 0.2% 등 소숫점 단위로 퍼센티지가 내려가야 영재라는 얘기도 하고...(솔직히 그런 영재성 검사의 신뢰성도 의심이 되지만..)

영재를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면 “머리좋은 아이“를 말하던 것 아니었나?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체육영재,예술영재 등 파생어(?)도 생기기 시작하고, 영재학교들도 늘어나기 시작하고 ,학교들도 영재학급들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 저기서 우리 아이는 영재예요. 영재로 대우히여 주시고 그에 맞는 길을 걷게 해주세요라는 요구들이 많아진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이런 영재를 발굴하고 그들을 육성하여 사회의 큰 도움이 되는 인재로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하고 현재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영재학교도 생기고 그러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문제는 너무 광범위한 법위의 학생들이(정확히는 그 부모들이) 서로 자기가 영재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왜 이렇게 영재가 갑자기 많아졌나?)

중학교에 입학하고서 200명중에서 뽑은 30명의 영재학급에 들어가면 영재교육을 받아야하나? 그 30명중에 정말 영재교육이 도움이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그 30명중 대부분은 영재교육이 득 보다는 독이되는(독까지는 아니어도 시간낭비인) 일텐데....

조심스럼게 얘기를 해 줘도 믿고 싶지 않아한다.

학교에서 영재라는 데(시험쳐서 뽑혔는데) 당신이 왜 영재가 아니라고 하냐고....맞다. 내가 못 본 부분을 학교에서 봤나보지... 그래서 영재교육의 길로 가겠다는 그 어머니를 말리지 못했지만, 그 길에서 고생하면서 좌절할 아이를 생각하면 너무 여운이 남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부디 내 판단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틀릴만한걸 틀려야지...)

3년전 일이 생각난다. 이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 중1학생을 데리고 온 학부모가 있었다. 우리아인 영재이니 과학고로 갈거라고, 물리천문학자가 될거라고... 그러니 그것을 기초로하여 상담해 달라고...그래서 왜 영재라고 판단하냐고 물으니 영재학급에 다닌단다. 비록 중학 첫 시험은 긴장을 해서 내신은 안 좋으나 영재학급에선 잘하고 있다고... 워낙 호기심도 강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해결해야 넘어간다고.... 그런데 얼마간 그 아일 경험해보니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얘기했다. 어머닌 아쉽겠지만 앤 평범한 아이라고.. 호기심이 강한 것이 아니고, 기초학습이 부족해서 혼자 공부하지도, 진도 나가지 못하니 질문이 많은 것 뿐이라고.... 과학고/영재고 운운하실 계제가 아니라고..

아이 문제에 있어선 난 솔직한게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땐.. 그리고 후회했지만...

그 어머니가 얼마나 화 내시고 난리를 치시는 지...

그리고 올해 초 고2되는 그 학생이 다시 찾아 왔다. 다시 공부하려고 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중학수학도 제대로 못하고 수학내신 8-9등급이 돼서 어찌 물리학과를 간다고....

- 내 친동생의 딸(조카)도 영재학급이었다. 동생부부가 그 아이 진로를 상의하기에 우린 영재학급으로 만족하라고 했다. 그렇게 아이가 자부심 느끼면서 다니는 것으로 만족하라고.. 동생과 제수씨는 반신반의하더니 아이가 2학년되고 3학년되니 알더라. 그리고 그 아인 지금 특성화고에 다닌다. 기타 전공으로....

지금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다 영재였나? 서울대 다니는 학생들은 다 영재인가? 그렇지 않다. 지금 대한민국의 입시는 영재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성실함과 꾸준함이 필요하다. 영재교육을 감당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영재교육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 얼마나 아이에게 위험한 것인지 모르시나? 요즘 부모님들은 영재교육 시작에 너무 과감한 것 같다. 자식 미래를 놓고 너무 무모하다고 얘기해야하나? 난 그러지 못했다.

내가 경험한 영재교육의 history는;

1.올해초 대학졸업한 우리 딸아이때는 영재교육이라는 말을 잘 듣지 못했다. 사실 그리 관심이 없어서 그래서 우리가 그 쪽으로 시선을 안 주었더니 더 들을 기회가 없었던 것도 같다.

초등때부터 시험 보면 올백이 다반사이고 중학3년내내 전교1등이었지만 우린 딸이 영재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냥 성실한 아이로 알고 있었지....

중학3년내내 전교1등에 수학이 늘 100점이어서 선생님들이 학교대표로 성남시 수학경시 출전 명단에 매번 올려 놓으셨지만, 아내는 매번 학교 찾아가서 사퇴시켰다. 시간낭비인줄 아니까...

선생님 우리 딸은 그런 아이가 아니예요. 싹수를 우리가 아니 그런 경시대회 준비는 안시키려고합니다 다른 학생에게 기회를 주세요....... 그래도 강권하시면 초강수를 날려주고 돌아선다. 얜 수학도 지 동생에게 배워요...

그렇게 우리 딸은 대학들어가고 졸업할때까지 “영재“라고 단 한번도 불림 없이 그렇게 졸업햇다. 그리고 나름 세상에 보여 줬다. ”영재“가 아닌 아이도 용인외고-서울대 course를 거칠수 있음을..(아이러니 하게도 주위에서 하도 그러니 딸은 중학교때 까지는 비록 집에서는 나를 개무시(?) 당하지만 혹시 내가 영재 아닐까 헷갈리기도 했었나보다. 그런데 용인외고-서울대 갈수록 주위에 영재라고 불림을 당하거나 자칭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본인도 영재가 아님을 확실히 알더라)

2.아들은 소위 수학/과학에 있어서는 영재라는 category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엄마가 지 누나 앉혀 놓고 수학 숙제 도와주고, 아들은 그걸 뒤에서 레고하며 놀다가 한 귀로 들었을 뿐인데, 아내가 세탁기 한번 돌리고 와보면 여전히 누나는 문제 못플고 있고 아들이 옆에서 누나 문제 풀이를 도와주고 있단다. 그래도 그냥 얘가 머리가 좀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영재교육” 같은 것은 쳐다 보지 도 않았는데, 초등4년때 갑자기 교육청영재에 합격해서 왓다. 그래서 영재교육이라는 것을 1년 받았는데, 그 것을 계기로 우린 알게 되엇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이 얼마나 허접+비효율적인지 ...(지금은 튼실해졌는지 모르겠지만..).

“학원가면 1주일에 끝날 것을 여기서는 4주차에도 겉핡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그래서 이후로는 교육청 영재에 응시하지 못하게 하고(시간 아깝다고) ,대신에 시험까지 다시 치고 돈내고 대치동에 보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아서 아들은 소위 영재들의 코스라는 경기과학고 조기졸업-서울공대졿업-대학원진학의 길을 걷고 있지만 아들이 정말 영재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들 본인도 비록 자신이 과고선생님들이 뽑은 머리좋은 아이 5인방에 들어갔지만 그건 학습결과를 기초로한 선생님들의 평가고, 자기 동기들 100명이 뽑은 영재들은 다르다고.. 걔네들 머리와 자기 머리는 천양지차란다. 다만 그들의 내신성적이 그리 나오지 않으니 저평가되었을 뿐이라고...

그 얘기를 듣고 또 당시 우리가 보았던 과학고 아이들을 바탕으로 영재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 보았었다.

- 우리가 생각하는 영재란 ‘많이 받아들일수 있는 아이“가 맞는 것 같다. 머리만 좋아서는 많이 받아 들이지 못한다, 머리도 좋고 많은 시간 공부할 수 있어야 많이 받아들이지..

- 영재의 비슷한 말은 돌아이(강하게 발음하면 똘아이)가 맞는 것 같다. 어느 학자가 영재란 그 한 분야에만 천재성을 보이는 사람이라고 했던데,바꿔 말하면 하나만 잘하고 다른 데에서는 젬병이라는 말이잖은가. 즉 영재교육은 그 천재성을 보이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얘기인데, 천재성도 없는데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나머지를 돌보지 않는 아이들은 어찌 되겠는가? 일반 학교에서 영재학급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 ,수학시험 한번 쳐서 영재를 뽑은 이후로는 이런 부작용이 더 커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