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학원 등 사교육업체들의 설명회를 가보면 대학에서 학교별 서열을 정한 후 서열에 따라 학교를 차별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특목고를 가야 한다라는 논리인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신관리를 위해서 일반고 진학을 생각 중이셨던 학부모님들도 흔들리기 쉽지요. 주변의 엄마들까지 검증되지 않은 두리뭉실한 내용의 카더라 통신까지 마구 날려주면 머리가 하얘지며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리고요.

그렇다면 대학들은 정말 고등학교들에 서열을 매긴 후 특목고에 가산점을 주는 등 차별대우를 하고 있을까요?

1) 정량적 평가

- 정량적 평가가 들어가는 내신성적이나 수능성적 같은 경우는 대학에서 임의로 손을 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량적 평가에서 특목고에 가산점을 주는 등 학교별 차별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고교등급제는 3불 정책이라고 하여 우리나라에서 엄격히 금지된 정책이기 때문에 고교등급제를 했다가는 교육부로부터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게 되겠지요.

- 물론, 일부 대학의 경우 Z값을 활용하여 특목고 학생들의 내신불이익을 줄여주려는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모든 학교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별 차별적용은 아니지요. Z값 적용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목고 학생들 중에는 Z값 적용이 오히려 불이익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Z값이 모든 특목고 학생들에게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도움이 된다라는 것도 내신 감점폭이 줄어든다라는 의미이지 가산점 등 추가점수를 주어서 일반고보다 더 유리하게 된다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특목고나 비평준화 명문고 등의 내신불이익은 계속 남아 있지요.

- 즉, 내신우수자 전형이나 입학사정관 전형 중 단계별 전형(1단계에서 내신으로 일정인원을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비교과를 반영), 정시 전형 등 정량적 평가요소들로 주로 이루어진 전형들의 경우는 특목고라고 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아예 없거나 지극히 적습니다.

2) 정성적 평가

- 입학사정관 전형 중 일괄합산 전형 등 정성적 평가요소들이 많이 반영되는 전형들의 경우는 학교별 차별이 전혀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 정성적 평가는 평가자의 주관적인 평가가 포함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변수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대학에서 모든 고등학교를 동일한 눈길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유사한 내용의 교내대회 수상실적이라고 할지라도 학교별로 수상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특목고에서의 수상실적과 일반고에서의 수상실적은 정성적 평가 과정에서는 다른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라는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2)번의 정성적 평가 부분에 눈길이 더 많이 가며 '그래, 역시 대학은 특목고를 좋아하니까 무조건 특목고에 보내야 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는데(학원 등 사교육 업체들이 이런 식으로 학부모들을 특목고로 몰아가는 것이지요)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바로 우리 아이입니다. 내 아이의 학습성향이 대입에서 어떤 전형 공략에 더 유리하냐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진다라는 것이지요. 내신전형 등 정량적 평가로 진행되는 전형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한 아이가 특목고가 정성적 평가 시 더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 때문에 특목고를 선택해서는 안 되니까요.

또한, 정성적 평가의 경우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특목고 교내대회의 수상 난이도입니다. 대학이 유사한 내용의 교내대회 수상실적이라고 할지라도 특목고 수상실적에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은 수상 난이도가 그 만큼 더 높기 때문이지요. 즉, 대학이 특목고 수상실적을 더 높게 평가한다고 할지라도 내 아이가 수상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입니다. 일반고에서라면 십여 개의 수상실적을 만들 수 있는 학생이 특목고에서는 단 한 개의 수상실적도 만들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참고로 최상위권 특목고에서는 '교내대회 수상자가 전국대회 수상자다' 라고 자부할 정도로 수상 난이도가 높습니다.)

추신 1.

스홀맘 : 스펙을 쌓기에는 특목고가 더 유리하지 않나요?
캉   쌤 : 특목고의 경우 스펙을 쌓을 수 있도록 학교차원에서 많은 협조를 해줄 뿐 아니라, 함께 스펙쌓기를 할 친구들을 구하기 쉽다 보니 특목고가 스펙을 쌓기에는 환경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목고에서 스펙쌓기를 할 때 부담이 되는 요소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내신관리입니다. 특목고에서의 내신관리는 극악할 정도로 어렵기 때문에 내신관리를 하며 스펙관리까지 동시에 할 여유를 갖기란 엄청나게 어렵지요. 그래서 특목고 학생들 중에는 내신관리를 적당 선에서 포기하고 스펙쌓기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내신관리가 워낙 극악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펙쌓기로 내몰리는 면도 있다라는 것이지요. 대입에서 내신의 반영비중이 높은 전형은 애초부터 포기한 채로요.
그 반면에 일반고는 학교차원에서의 협조도 적고, 함께 스펙쌓기를 할 친구들을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환경 자체는 상대적으로 열악하지요. 하지만 내신관리에 대한 부담이 훨씬 적기 때문에 내신관리를 하면서도 스펙쌓기까지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 학생들에게 스펙이란 플러스 알파 요소일 뿐 메인 요소가 아니지요. 그럴 필요도 없고요.
즉, 스펙을 쌓기에는 특목고가 더 유리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고, 특목고에서의 스펙쌓기란 내신관리의 난이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추신 2. 

대학에서는 고등학교를 평가할 때 해당 학교 학생들의 모의고사 성적이나 수능 성적을 가지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해당 학교 출신 학생들의 입학 후 대학생활을 보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선배들의 대학생활이 후배들의 합격에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추신 3. 

각 고등학교들은 입시가 치뤄지기 이전 과정에서 부터 대학으로부터 차별적인 대우를 받습니다. 대학이 학교로 찾아가서 설명회를 해주는 학교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학교들도 있지요. 대학 관계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고등학교가 있는 반면에, 대학 관계자가 만나고 싶어하는 고등학교도 있고요. 대학도 인력 및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학입장에서의 홍보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필터링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상위권 학교일수록 더 심하다고 보시면 되고요. 내가 대학 관계자라면 어떤 고등학교에 가서 설명회를 해주고 싶은지 생각해보시면 금방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간단한 이야기이지요.

추신 4.

사교육업체들에서 하는 이야기들 중에는 침소봉대된 이야기나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왜곡된 이야기들이 적지 않습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도는 이야기들 중에도 와전된 이야기도 많고요. 따라서 교육정보의 경우는 많이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정보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현실적인 여건 상 옥석을 가리는 눈을 갖기가 어렵다면 멘토를 구하시는 것도 좋고요. 아! 제대로 된 멘토를 가릴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멘토를 구하는 팁을 하나 드리자면 네트워크가 좋은 사람을 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시는 분석력이라는 맨파워도 중요하지만 정보를 구해올 수 있는 네트워크가 훨씬 더 중요하거든요. 상위권 대학의 정보 등 고급정보일수록 분석력보다 네트워크가 훨씬 더 중요하지요. 아무리 분석력이 뛰어난 사람의 분석도 대학 관계자의 정보보다 정확할 수는 없으니까요. 김영일교육컨설팅, 유웨이중앙교육, 진학사 등 대입전문 컨설팅업체들의 적중률이 높은 주된 이유가 바로 네트워크 덕분입니다. 스터디홀릭이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유아부터 대입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정보를 심도있게 제공해드릴 수 있는 것도 분석력이 아니라 네트워크 덕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