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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고교 입시철이 되면 전국의 수많은 중학생과 학부모님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내신관리가 쉬우면서 명문대 진학도 유리한 고등학교가 어디인가요?'

상위권 대학들이 수시 선발비중을 70~80%까지 높여버릴 정도로 대입에서 수시의 비중이 높아지자 내신에 관심을 갖는 중학생과 부모님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대입 수시전형에서 논술이나 수능우선선발, 외국어특기자 등 내신 이외의 요소들에 대한 활용이 정책적으로 강하게 억제됨에 따라 '수시=내신'이라는 공식이 다시 불거지고 있고요.

그렇다 보니 내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전략적으로 내신관리가 수월한 고등학교를 찾는 부모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네요. 특목고 지망생들 사이에서도 무조건 최상위권 특목고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으로 내신관리가 가능할만한 특목고로 하향지원하거나 아예 일반고로 전략적 지원을 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고요.

그런데 내신관리가 쉬우면서 명문대 진학도 유리한 학교는 어디일까요?

캉쌤이 단언컨대 내신관리가 쉬우면서 명문대 진학도 유리한 학교란 없습니다. 내신관리가 쉬우면서 명문대 진학도 유리한 학생만 존재할 뿐이지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욕심내다가는 두 마리를 다 놓칠 수도 있듯이 고등학교 선택도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욕심을 내다가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에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완벽한 학교를 찾으려기 보다 장기적인 대입전략과 우리 아이의 특성에 맞추어 궁합이 잘 맞는 학교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대입실적은 아쉽지만 우리 아이가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가진 학교라면 우리 아이는 고교 진학 후 날개를 달 수도 있거든요. 그와 반대로 화려한 대입실적을 가진 학교라고 할지라도 학교의 대입전략 및 커리큘럼 등이 우리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다면 모진 고행길이 될 수도 있고요. (고등학교가 모든 똑같은 과목을 똑같은 시수와 난이도로 수업받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주요과목인 국영수의 경우도 학교별로 수업시수 및 시험난이도가 다르고, 탐구영역같은 경우는 학교별로 개설된 과목 자체가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각 학교들의 커리큘럼 및 시험난이도 등은 학교알리미 사이트에서 학교별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선택하실 때에는 단순히 학교의 유형이나 대입실적만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학생정원/학원/대입실적 세부사항/지역의 교육여건/교육철학 등은 많은 부모님들이 쉽게 간과하시지만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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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1.
스홀맘 :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를 택하자니 대입실적이 너무 저조해보이는데 그런 학교에 보내도 괜찮을까요?
캉쌤 : 우리는 아웃풋을 보기 이전에 인풋부터 보아야 합니다. 만약 해당 학교의 인풋이 좋았으나 아웃풋이 나쁘다면 해당 학교는 좋은 학교가 아니겠지요. 그러나 인풋 자체가 안 좋았기 때문에 아웃풋이 안 좋은 것이라면 해당 학교를 폄하해서도 안 됩니다. SKY대학 실적이 좋지 못해서 명문고 소리를 못 듣지만 인풋 대비 우수한 아웃풋을 자랑하는 학교들도 있거든요. 남의 아이들을 SKY대학에 많이 보내는 학교가 좋은 학교가 아니라 내 아이를 한 단계 더 높은 대학으로 보내주는 학교가 나에게는 더 좋은 학교니까요.

추신 2.
스홀맘 :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는 학업분위기가 엉망인데 그런 학교를 보내도 괜찮을까요?
캉쌤 : 내신관리의 난이도와 학업분위기는 거의 정비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업분위기가 좋다면 당연히 내신관리의 난이도도 높아지고, 학업분위기가 안 좋다면 당연히 내신관리의 난이도도 낮아지겠지요. 따라서 내신(수시)이냐 학업분위기(정시)냐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고, 이러한 결정은 입시정책을 기준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학습성향을 기준으로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입시정책이 수시 강화라고 할지라도 정시형 학생을 수시 강화라는 정책 때문에  내신형 학교에 보내서는 안 되지요.

추신 3.
고등학교란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미련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을 내리기 전에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최대한 많은 고민을 해보셔야 하지만 일단 선택을 하셨다면 옆도 뒤도 보지 마시고 앞만 보며 무한질주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는가 하는 것은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선택 후의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추신 4.
특목고 지망생들 중 고배를 마신 학생이나 학부모님들의 경우 특목고 편입에 대해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미 한 번 떨어진 학교에 미련을 갖는 것처럼 비효율적인 일도 많지 않습니다. 편입학은 신입학보다 더 어려울 뿐 아니라, 편입에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뒷차를 타고 온 학생이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어렵고 이미 늦어버린 진도를 따라잡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지요. 편입에 실패하기라도 하는 경우에는 어차피 떠날 학교라는 생각에 현재 재학 중인 학교에 정도 안 붙였고 친구들과도 제대로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웃사이더로 전락해보릴 수도 있고요. 따라서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그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앞만 보며 최선을 다 해서 달리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에 훨씬 효율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