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매년 입시가 다가오면 특목고 전문 사교육업체들이 특목고 예상 경쟁률 및 예상 커트라인을 발표합니다. 돈 많은 일부 업체는 메이저 신문을 통해서 공격적으로 배포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수많은 수험생 및 부모님들이 그 자료를 참고해서 원서접수를 하시지요. 저런 대형 학원이나 유명 언론사에서 발표한 자료라면 믿을만한 자료일거야 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그런 자료들을 보면서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왜 저 학원이 자기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이런 고급정보들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일까?'

특목고 입시업체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보는 바로 입시정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예상 경쟁률 및 예상 커트라인은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절대로 남에게 제공해줄 수 없는 기업비밀이지요. 특목고 입시업체들이 학원생을 모을 때 가장 효과 높은 마케팅 자료가 바로 특목고 합격실적이고, 자신들의 합격실적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자료가 바로 예상 경쟁률 및 예상 커트라인이니까요.

그렇다면 특목고 입시업체들은 그토록 소중한 정보들을 왜 자신의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무료로 배포하는 것일까요?

자신들의 분석력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냐고요? 신생 업체들의 경우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재원생 숫자가 많지 않아서 올해는 어떻게 해도 합격실적을 충분히 낼 수 없으니 차라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공격적으로 배포해서 자신들의 분석력을 과시하려고 하지요. (그러나 신생 업체들의 경우 정보 수집능력 및 분석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원래부터 유명했던 전국구 일타 강사가 독립하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입시업체들은 그럴 필요가 절대로 없습니다. 자신들의 분석력을 뽐내기 보다 그렇게 분석된 자료를 통해서 재원생들의 합격률 및 합격실적을 더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요. 나만 바라보고 있는 재원생들이 이미 충분히 많기 때문에 내 학생들의 합격을 위협할 경쟁자들을 만들 필요가 절대로 없다라는 것입니다. 내 학생들의 합격률 및 합격실적을 깎아먹어서 내년 사업밑천을 깎아먹을 필요가 없지요. (캉쌤이 입시정보를 무료로 배포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캉쌤은 컨설팅도 하지 않고 수업도 하지 않으므로 캉쌤에게는 책임져야할 학생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 사교육 업체들이 자신의 비용을 들여서 배포하는 무료 정보는 것은 거의 대부분 그 뒤에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목고 입시업체들이 입시철에 배포하는 정보들은 정말 주의해서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서 배포되는 기사들도 대부분 기자들이 작성한 정보가 아니라 사교육업체들이 언론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언론사는 기자의 이름을 달아서 배포만 해주는 보도자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하고요.

즉, 특목고 입시업체들이 입시철에 배포하는 특목고 예상 경쟁률 및 예상 커트라인은 여러분들을 위해서 자신들의 재원생들을 희생시켜가며 배포하는 정직한 정보들이 아닐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것이지요. 자기네 재원생들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하여 경쟁자들을 쫓아낼 목적으로요. 'A학교의 경쟁률 및 커트라인이 높을 것이다'라고 발표하여 경쟁자들을 쫓아낸 후 자신들의 재원생들을 지원시키는 방식으로요.

나중에 들통날 수도 있는 뻔한 거짓말인데 사교육업체들이 설마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하겠느냐고요?

불합격생들은 말이 없습니다. 불합격한 것 자체가 부끄럽기 때문에 지원했던 사실 조차도 감추려고 하거든요. 떠들고 다녀봤자 자신의 상처만 더 들쑤시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사교육 업체들은 뒷감당 걱정없이 마음껏 떠들 수 있는 것입니다. 혹시 누군가가 뒤늦게 반발을 하더라도 예상 수치였을 뿐인데다가 무료로 배포한 정보이니 도의적 책임만 있을 뿐이지요. 그런 행동을 통해서 이미 충분한 합격실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아쉬울 것도 전혀 없고요.

공부는 친구들과 함께 해나가는 선의의 경쟁일 수 있지만, 입시는 내가 합격하면 누군가는 불합격할 수 밖에 없는 제로섬의 전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에서는 속이지 않는 페어플레이도 중요하지만, 속지 않는 주의력도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합격을 위하여 나의 합격을 양보할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

추신. 입시철이 되니까 캉쌤의 칼럼을 더 기다리시며 왜 요즘 칼럼을 안 올리냐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특히, 최근 발표된 고입정책 및 대입정책과 관련한 캉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문의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입시철에는 캉쌤이 의견을 이야기 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스홀이 국내 유일의 특목고 입시정보 사이트가 되어버린 바람에 스홀이 특목고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입시철만큼은 캉쌤이 의견표명을 자제해주기를 바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오네요. 사교육업체 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저조한 경쟁률 때문에 고민이 많은 특목고들에서도요. 따라서 정 궁금하신 분들은 혹시라도 오프라인에서 캉쌤을 보실 기회가 있으실 때 수단방법을 가리지 마시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스홀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오프라인에서 소수인원 대상이라면 제 의견을 최대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캉쌤도 스홀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한 마디 거들고 싶어서 답답할 때도 많거든요. 저건 아닌데 라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