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중간고사 결과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억! 억!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초등때, 중등때는 듣도 보도 못한 점수들이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하지요. 영어나 다른 과목보다는 주로 수학에서 이런 현상이 심하게 나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심호흡하시고;

1.점수에 현혹되지 마세요

90점 받았으니 안심이고 70점 받았으니 절망이고 ... 시험 점수는 난이도에 영향을 받으니 일단 아이의 점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파악해 보세요. 70점에 전교 1등인 학교도 있습니다.

2.점수에 현혹되지 마세요(2)

아이가 틀렸던 문제를 분석해 보세요. 아이가 몰라서 못 풀었는지 아니면 단순 계산실수 인지.., 특히 시험불안도가 높은 학생(주로 여학생)이거나 막 초등 딱지 뗀 중1의 첫시험의 경우는 못 푼 문제는 없는데 점수는 60-70점대에 머무는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아차 하면 실수하는 게 수학계산이잖습니까? 또 쉬운 문제 한개가 안 풀리면 연이어 다른 문제도 서두르다가 실수하는게 어린 학생들이지요. 특히 이런 아이들은 스스로도 얼마나 상심이 크겠습니까. 이럴때는 과감히 칭찬해주시고(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아이가 그 단원을 다안다는 거니까요) 약점을 한번 곱씹게만하신 후에 다음을 기약하세요. 과학고 출신이고 물올 금상이었던 제 아들, 중학때는 과학선생님 대신 수업도 가끔 진행했었는데도 중학때 과학시험에서 전교 180등 해왔던 적도 있었습니다.

3.그런데 분석해 보니 정말 몰라서 틀린 것이 많으면 어찌해야할까요? 수학 공부법을 점검해 봐야지요. 저희가(주로제 아내가) 딸과 아들을 공부시켰던 수학의 원칙은 이렇습니다.

- 독서(?) 하지마라

수학은 읽는 과목이 아닙니다. 책읽기가 중요하다고해서(?) ,시간이 부족하다고해서 눈으로 읽는 수학으로는 좋은점수를 기대하지 마세요. 옛날 종가집에 시집간 며느리처럼 눈으로 보지말고 3년, 귀로 듣지말고 3년...... 오직 몸으로 때울 때 수학이 친해질겁니다

- 이해만 하지마라

개념의 이해는 정말 중요하지요. 하지만 수학은 이해(comprehend)했다고 해서 문제풀기(solve)까지 저절로 되는 과목이 아닙니다. 요즈음은 하도 아이들이 개념이해를 못해서 그런지 개념이해,기초튼튼 만을 외치는데 수학은 풀어야 정답이 나옵니다. 자신이 이해한 것을 숫자와 식으로 풀어내는 과정, 꽤 연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크게 어렵지 않은 문제집이지만 ,아이들은 그 문제량에 질려하는 “수학의 3000제“  물론 다른 심화 문제집도 했지만 우리 두 아이들은 매학기 이런 양떼기 문제집을 꼭 풀었습니다. 노트에 식 써서. 무슨 그런 쉬운 책을 하게 하는냐고 그러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우린 꼭 시켰습니다.(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십니다 우리 두 아이 모두 서울대 다니는거)

- 암기는 필요 없다고? 웃기지말라그래(속으로 한 얘기인데 나만 들림).

개념이해한 것을 시간내에 풀어 내려면 일종의 루틴(공식..)은 암기해 놓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시험 시간내에 제대로 풀어 낼수 없습니다. 수학이 싫어서 진로를 문과로 바꾼 우리 딸, 중학때부터 자존심 구겨가며 동생인 제 아들에게 수학 지도를 받았지만 딸은 중학3년 내내 100점인 반면에 아들은 가끔 틀려 줍니다. 멀쩡히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대로 하지 자기만의 공식으로 문제 풀기도 하고(안외웠으니), 그러니 시간도 모자라고 두줄 이면 될걸 한페이지를 푸니 답지 쓸 칸도 없고....(주로 KMO준비하는 아이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데, 과학고 가려면 몰라도 수능 치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 낙서하지 마라.

노트에 식을 써서 풀기는 푸는 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난잡하게 푸는 것, 이걸 낙서한다고 하더군요. 곱셈 계산 막 지저분하게 하고 , 인수분해 여기저기 해 놓고, 그래프인지 작대기 인지 구별이 안되고.......

이왕 노트에 푸는 것 남이 봐도 이해되게 문제푸는 연습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논리"의 첫걸음이지요

- 니가 아인슈타인이니?

왜 이렇게 머리 좋은 애가 많은지. 왠만한 건 다 암산으로 해결하려고......

아들 경기과고시절에 학교에 찾아 갔다가 아들이 잠깐 자리빈 학습실에서 옆의 아이가(수학 국제올림피아드 국가대표) 문제 풀어논 노트를 본적 있음. .... 17-(-14)= 17+14=31 (숫자는확실하지 않지만..)

그 옆의 아이도, 뒤의 아이노트에도 ,우리 아들 노트에도 문제 끝에는 대체로 이런 식이 존재하지요. 과학고아이들은 암산 안합니다. 그 실수 하나로 그 위에 풀었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는 걸 알거든요.

어제의 성적 지나갓습니다. 내일을 위한 준비를 다시 시작하시지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