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아이들이 학과공부를 할 때는 선생님에게서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자기주도학습이 필요합니다. 부모님들의 경우도 자녀의 진학지도를 하실 때 입시강연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에 맞게 다시 한 번 분석해보는 자기주도학습이 필요하지요. 입학요강을 읽어보며 내가 지금 무엇을 모르고 있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부터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게다가 아이들마다 다고난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진학지도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내 아이에 맞는 입시정보를 구하고 분석해서 맞춤형 입시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반 학부모가 혼자서 입시정보를 구하고 분석해서 입시전략까지 수립한다는 것은 교과서만 가지고 전교1등을 하기만큼이나 힘든 일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힘을 합쳐서 스터디 모임을 운영해보시면 매우 좋습니다. 특히,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워킹맘이시라면 본인이 직접 스터디모임을 만들어 주도하시며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다른 부모님들과 함께 입시공부를 해보시면 좋지요. 다른 스터디 모임은 나에게 시간을 맞춰주지 않으니 내 시간에 맞출 수 있는 스터디 모임을 직접 만들어보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스터디 모임이라고 하면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미 다양한 스터디 모임을 경험해보신 분들이나 첫째 아이의 입시를 경험해 보신 분들이시라면 오해가 적으시지만 첫째 아이의 입시를 처음 준비해보는 부모님들이시라면 스터디 모임에 대해서 막연한 환상을 갖기 쉽거든요. 그 대표적인 오해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무료 강연회다.
- 스터디 모임을 다른 사람에게서 무료로 입시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스터디 모임은 강연회가 아니라 주제를 정한 후 집에서 각자 공부한 후 한 다 같이 모여서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행사입니다. 즉, 직접 공부하고 발표하고 토론하셔야 합니다.

2. 무료 행사다.
- 사교육기관이나 학교에서 홍보 목적으로 무료행사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보니 이런 행사에 맛 들이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렇다 보니 교육관련 행사는 당연히 공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요. 학원 설명회에 가면 무료인데도 자료집을 주는데 여기는 왜 돈을 받으면서 자료집도 안 주냐고 불평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 스터디 모임은 특정 단체에서 홍보 목적으로 진행되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스터디 모임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스터디 참가자들이 각출하셔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스터디 장소 대여료 및 다과비 등으로 모임 때마다 1~2만원 정도가 소요되고, 외부 강사를 초빙할 경우에는 강사 강연료가 추가됩니다.

3. 내가 원할 때만 출석해도 된다.
- 스터디 모임은 참석에 대한 강제력이 없다 보니 참석과 결석을 반복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자꾸 결석하시는 분들이 생기면 스터디 모임의 분위기가 매우 산만해져서 흐지부지 사라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꾸준한 참석이 어렵다면 애초에 신청하지 않으시는 것이 다른 분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스터디 모임 리더의 경우도 반복적으로 결석하시는 분들은 과감히 퇴출시키시는 것이 원활한 모임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4. 내가 원하는 정보만 얻어올 수 있다.
- 컨설팅을 받자니 돈이 아깝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입시정보가 들어오지 않으니 스터디 모임에 가서 원하는 정보만 얻어오기를 바라시는 분들이 계신데 내가 원하는 정보만을 얻으시려면 1:1 컨설팅 업체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5. 나는 아는 것이 없으니 받아가기만 해도 된다.
- 스터디 모임에 가 보면 자신이 가진 정보는 내놓지 않고 일방적으로 받아만 가려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까워서 안 내놓는 분들도 계시고, 몰라서 못 내놓는 분들도 계십니다. 몰라서 못 내놓고 계시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 번 스터디 때는 무엇이라도 내놓으시려고 노력하시던지 그게 안 되면 다과를 준비해간다던지 밥이나 차라도 사며 정보대신 돈이라도 내놓으시기 바랍니다. 스터디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여러분들께 무료로 정보를 드려야 하는 의무가 없습니다. 여러분 역시 일방적으로 가져가실 수 있는 권한이 없고요. 즉, 줄 것이 없으면 받아갈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6. 스터디 모임은 입시에 정통한 사람만 만들 수 있다.
- 스터디 모임은 함께 모여서 공부를 해보자라는 모임이기 때문에 모임의 리더가 입시에 꼭 정통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돼지엄마라고 불리는 입시에 정통한 분들이 모임을 만들면 참여하려는 분들이 더 많겠지요. 그러나 그런 모임에서는 나를 끼워주지도 않을 테고, 우리 애와는 상관없는 정보가 오고갈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우리 애에 맞도록 같은 목적을 가진 분들과 스터디 모임을 새로 만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고2 문과 모임, 고3 교대 지망생 모임, 의대 지망생 모임, 외고 재학생 모임, 과고 지망생 모임 등 목적에 맞춰서 모임을 만드시면 됩니다.
- 스터디 모임에 참여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머리로만 고민하지 마시고 일단 벌여보세요. 방법은 함께 찾아가면 됩니다. (스터디홀릭 등 학부모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 스터디 공지를 올려보세요. 초기에는 반응이 시원찮을 수도 있겠지만 단 한 분이라도 동참하는 분이 계시다면 2분이서 시작하시면 됩니다. 그런 후 스터디 모임 소식과 스터디 모임에서 함께 공부한 정보들을 게시판에 꾸준히 올리며 소식을 전하면 관심을 갖고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참여자가 늘어나면 당연히 정보도 늘어나겠지요. 입과 귀가 늘어날 뿐 아니라 회비도 늘어나기 때문에 외부 강사 등을 초빙할 때 드는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 테니까요.)

칠흑같이 어둡고 혼란스러운 입시라는 길도 함께 손 잡아 줄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결코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나에게 친구가 없음을 한탄하지 마시고 내가 친구를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먼저 생각해주세요. 여러분이 찾지 않아서 못 찾았을 뿐 여러분과 친구가 되어줄 분들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글쓰기 버튼을 누르신 후 스터디 모임 모집 글을 올려보세요. 자녀의 입시성공을 위해서는 엄마에게도 자기주도학습이 필요하니까요. ^^

추신 1.

스홀맘 : 입시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스터디 모임 운영에 대해서는 더 모르는데 그래도 스터디 모임을 만들 수 있을까요?

캉쌤 : 네.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어차피 입시에 정통한 분들은 스터디 모임에 잘 안오십니다. 스터디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다들 비슷비슷한 수준(초보)이시지요. 그렇기 때문에 함께 모여서 함께 고민해보시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지금 무엇을 모르고 있고 무엇부터 알아야 되는지를 깨닫게 되실 테니까요.

추신 2.

스홀맘 : 스터디 모임에서 고생해가며 공부하는 것 보다 설명회를 찾아다니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캉쌤 : 주위를 둘러보면 무료나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되는 설명회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과연 저들이 왜 무료나 저 정도 비용만 받고 입시정보를 줄까라고요? 그들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정보를 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라 영리 목적의 사업가들이니까요.

추신 3.

스홀맘 : 무료나 저가의 설명회가 그들의 이익을 위한 행사라면 아예 강사에게 제대로 된 비용을 지불하고 제대로 된 강연을 듣는 것이 스터디 모임보다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캉쌤 : 선생님이 칠판에 5분 만에 풀어준 문제는 다 아는 문제 같아 보여도 다시 풀어보려면 잘 풀리지 않지만, 내가 하루종일 고민해서 풀어낸 문제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쉽게 잊혀지지 않지요. 입시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직접 공부하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오랫동안 알 수 있습니다. 헨리포드가 한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직접 장작을 패라, 그러면 이중으로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