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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오늘 성적표를 받아왔는데

몇 년 간 맘에 담아오고 조금씩 준비해 오던 일들이

다 수포로 돌아감을 느낍니다.

성적이 너무나 형편이 없네요.

특히 영어성적이 너무나,,,사람을 좌절케 하네요.

외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서도 못 내 볼 성적...

기말고사 100점을 받아도 커버가 안 될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전교권일만큼 잘 했는데...약간 처진 정도가 아니라

심하게 성적이 처졌어요.

시험기간에 핸드폰 사용 문제로 저하고 마찰이 좀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장염까지 걸려서 고생한 걸 감안하더라도

못해도 너무 못 했습니다.

여긴 일반고 학군이 안 좋은 지역이라

서울로 이사를 가야하나...심각하게 고민 중입니다.

아이에 대한 실망감,,,,

성적표에 실린 담임샘의 코멘트도 행간의 의미를 보아하니 썩 좋은 뜻만은 아니네요.

남에게 드러내본 적은 없지만 아이에 대해 내심 뿌듯해 했는데

성적표와 관련해서 이 아이의 장래진로를 상상하고 있자니

사람이 돌 것 같아요.

초등 때 잘해봤자...중등 때 잘해봤자...남들이 잘 하는, 이런 소리들이 귀에 맴맴 도는 것 같아요.

의연하게 다독여 주고 다음에 더 열심히 해서 잘 하자고 말해주려고 했는데

숫자를 보고 난 이상 마음이 통제가 안 되네요.

오늘 오후에 목표하던 외고의 입학설명회가 있다고 해서 가려고 계획잡고 있었는데

지금 포기하고,

외출하려고 차려입었던 옷 도로 갈아입어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