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강남의 중학교 영어교사인 딸아이는 대학원 석사 2년차이기도 합니다. 지금 직장인 중학교 교장선생님의 배려와(2년 연속 담임도 빼주시고...)  서울대 사범대 대학원의 교사를 위한 수업조정(수업시간이 4시시작)으로 힘들지만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지요. 대학원에서 수업을 같이 듣는 동료들도 많은 수가 현직 교사이기도해서 대학원 수업 중간중간에 갖는 티타임때  그 선배님들로부터 업계(?)동정을 많이 듣는다고합니다.

영어절대평가가 미치는 일반고 학습분위기는 현재 최악이라고합니다.

절대평가조치가 발표되기 전에도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이 많지는 않았습니다만, 이제는 40명 한반에 고작 3-4명만 수업듣고 나머지는 자거나, 만화책 보거나, 심지어 수학문제집 푸는 아이들도 있다더군요.

잠자는 거야 그렇다고 하지만 영어시간에 수학숙제 하는 것은 말려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미 그랬다가 학부모로부터 "내 아이 앞길 책임질거냐?"는 항의를 받은 교사분이 계시고 ,학교 측에서도 그런 아이를 제재할 다른 방안이 없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둔다고....

영어절대평가된 것은 정시모집에서 그런거지 수시에서는 내신의 영향력이 살아있는한 영어는 아직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영어공부를 소홀히 한다는 것을 보니 "강남엄마 강북엄마" 개념이 다시 생각나네요. 그리고 딸아이가 교사된 이후에 들어 본 바로는 "대한민국 교사는 아이 지도에 있어서는 별다른 권한이 없더군요." 

학교가 책임을 안진다. 소홀히 한다, 대충대충 한다.....  우리는 학교 측을 자주 blame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맡겨놓고 지도할 권한을 다 뺏어 버렸으니 학교는 제대로 이끌어 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럼 왜 일반고 학습 분위기가 그렇게 된 원인이 뭘까요?

많은 분들이 아이들이 학습부담에 짓눌려서 그렇게 된거라고 애기들 하십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런데 대학원 다니는 교사들의 의견은 약간 다르답니다. 물론 중학교에서 상위권 학생들 중 많은 수가 이미 특목고 등으로 빠진 후에 일반고로 온 이유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중학교때 학습을 너무 안하고 고등학교에 무작정 올라 왔는데 중학교와 고등학교와의 학습난이도, 학습량이 차이가 나니 그 차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얘기를 한답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중학교 교사인 딸아이도 의견이 있더군요.  딸아이 학교는 강남에 있어도 아이들이 가정의 소득격차/관심도 등에 따라 학습수준이 천차만별인데, 나름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이나 특목고 진학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심화학습을 권하면 많이 듣는 얘기가 "꼭 이것 해야되요? 이거 안해도 전 A받는데요...."

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