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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고... 1인 시위 하시는 선생님 옆에 놀러(?)왔네요.

대입실적 좋기로 강북에서 꽤 유명한 모 고등학교 사회 선생님께서 국회 앞에 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1인 시위를 나오셨거든요.

국사 교과서 국정화라는 것이 장단점이 있는 데다가 캉쌤은 정치적인 이야기에 휘말리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기에 딱히 어느 쪽이 옳다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지만 어쨋든 선호도 높은 사립고등학교의 50대 부장교사가 자신의 이권과 관계없이 사회교사로서의 교육자적 철학을 갖고 1인 시위에 나선 점은 상당히 존경할만한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공무원만큼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교사가 굳이 자신의 이권과 관계도 없는, 오히려 자신의 진급에 마이너스만 될 수 있는 일에 교육자적 소명을 갖고 시위를 한다는 것은 요즘 세상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니까요.

그래서 여쭤봤습니다. 왜 국정화에 반대하시느냐고... 그랬더니 무조건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시네요. 단지 국정화든 검인정이든 국민들 의견을 제대로 들어보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후 진행해야 되는 것 아니냐 면서요. 특히, 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고 앞으로도 가르칠 교사들의 생각을요. 그래서 전국적으로 공청회도 충분히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투표도 했르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국사교과서에 어떤 내용을 어떻게 넣는 것이 옳은지는 각자 철학의 차이가 있을 테니 무엇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이야기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학교 선생님들의 의견도 한 번쯤 경청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국가적, 정치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교육적 차원에서요.

어쨋든 내용은 둘째치고 자신의 이권이 아니라 자신의 교육적 소신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선생님들이 학교에 많이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과정에서 많은 마찰도 생기고 진통도 있겠지만요.


추신 1. 초기의 전교조 선생님들을 보면 교육적 철학을 지키는 훌륭한 선생님들이었지만 요즘은 학부모들은 물론이고 교사들 사이에서도 배척을 당하는 이익집단화된 것 같아 많이 아쉽네요.

추신 2. 혈기왕성하던 20대 시절에는 교육자가 왜 자기 소신을 지키지 못하냐, 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냐며 한심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이 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나니 자신의 소신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제가 얼마나 철없는 생각을 했던 것인지 조금은 알 것 같네요. 자신의 소신이나 철학, 체면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내 새끼들 목구멍이니까요. 그래서 소신있는 분들이 밖에서는 존경을 받지만 안에서는 무책임한 가장으로 원망을 받는 것 같습니다. 캉쌤 역시 무책임한 가장일 뿐이니까요. ㅠㅡ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