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Q&A - 간단히 묻고 답해보세요

교육부에서 오늘 (3월 19일) 고교학점제 선도지구를 선정해서 발표했어요. 이번에 고교학점제 선도지구로 선정된 지역은 15개 시도, 24개 지구로 지구당 최소 1억원에서 최대 8억원까지 교육부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요. 시도교육청 및 지자체에서도 예산을 지원하고요. 

고교학점제는 교육부가 작년에 발표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점사업이에요. 2025년까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전환하고 모든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지요.

고교학점제는 겉으로 드러난 내용만 들으면 정말 이상적이에요.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짜놓은 수업을 억지로 듣는게 아니라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스스로 시간표를 짜고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얼핏보면 상당히 이상적으로 들리고, 아이들이 자기가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기에 수업에 더 집중하며 열심히 공부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 반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여요. 마치 중1 자유학년처럼 취지만 이상적일 뿐 현실에서는 아이들의 학습태도만 망가트릴 수 있거든요.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시행되려면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부터 명확히 정하고, 학업에 대한 의지도 갖춰야 해요.그런데 고1까지 자기 진로를 명확히 정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학업 의지까지 불태우는 아이들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요? 문이과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애들이 태반인데요.

그래서 중1 자유학기 시행 이후 지역간, 학교간, 학생간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진 것처럼,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력격차가 더 벌어질 거예요. 특히, 서울과 지방, 학군지와 비학군지, 학업분위기 좋은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의 학력 격차는 더 벌어지겠지요. 

지금도 중1 자유학기 때 학군지 애들은 진도 쭉쭉 나가며 선행하기 바쁜 데, 비학군지 애들은 시험 안본다며 즐겁게 노는 것처럼 고교학점제도 학군지 애들은 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신청하며 입시준비에 박차를 가할 텐데, 비학군지 애들은 수업 듣기 편한 과목에 몰리며 입시에서 멀어지겠지요. 우리 애가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해도 비학군지에서는 함께 수업을 신청하는 애들이 적어서 내가 원하는 수업이 개설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럴 경우 이웃학교와 연계해서 수업을 개설하라고 하는데 우리 학교 선생님이 가르쳐도 열심히 듣지 않는 애가 옆학교까지 가서 수업을 열심히 듣고 온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기대니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교학점제 시행에 찬성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