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부모교실

어제 나의 친구 조지가 집에 왔다.
그는 아이교육 때문에 알게 된 호주인인데 남자지만 섬세하고 아이들 좋아하고 성실한 편이어서
두고 두고 연락하고 가끔 만나 이야기나누는 친구가 되었다.
학원을 그만 둔 아이 다른 무엇보다 디베이트나 그룹토킹이 아쉬워 그와 상의하였다.
다른 문법 리딩 리스닝 라이팅은 집에서 한다고 해도 혼자서 엄마랑 심도깊은 토킹을 하기에는
내가 아이를 너무 잘 알고  원어민의 정서도 필요하여 그에게 레슨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그전에 내가 준비한 자료( 영자신문, 회화 소재를 위한 토픽북,그리고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눌
영자 소설 두권)를 보이며 이런 것들로 수업을 매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조지는....
내가 고른 책들이 마음에 들지않는 눈치였다. 소설도 토픽북도 너무 억지스럽다고 하였다.
영어 스킬을 늘리고 어휘량, 문장력, 화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읽고 이야기하는 것을 통해 아이가 무언가를 느끼고 삶에 대해 배우는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지 않냐며 쉽지만 도덕적 교훈이 담겨있는 50가지 이야기,
그리고 이솝이야기,탈무드...이런 것들로  수업을 하고싶다고 하였다.
한가지 이야기를 읽고 거기에 나오는 상황들을 통해서 아이가 바로 서는 사고방식을 느끼고
같이 올바른 인간으로서의 자세를 이야기 나누는 것이 이 나이의 어린이가 영어공부를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그보다는 앞선 레벨의 책들과 지식만 수북한 그런 교재들을  선호한다며
무엇이 먼저인지 같이 생각해보자고도 하였다.

에궁....
심하게 동의하였다. 어차피 책은 혼자서도 읽을 수 있고 단어는 혼자서도 암기할 수 있지만 
영양가 있는 대화를 나눌수있는 공간은 그리 많지 않은데 그런 부분을 짚어주어 어찌나 고맙고 부끄럽던지....
당장의 효과만 생각하고 책과 교재를 고른 나를 그는 따끔하게 지적해주고나서 밥을 맛있게 먹고
적당히 웃고 돌아갔다.새로 구입한 중고차를 타고....
나이 들어 타지에서 정처없이 살며 결혼도 하지않고 자유롭게 살아가지만 영혼이 맑고 생각이 올바른
친구를 만나 난 참 다행이네.....

울 아이가 읽고 싶어해도 너무 활자가 크거나 레벨이 낮다고 생각되면, 시간도 모자란데 이걸 읽지그러니...
하고 다른 책으로 유도했던것도 어찌보면 독서보다 독서등급을 높여 실력만 올려주고싶었던
엄마의 좁은 소견아니었을까....

우리 아이 헤리포터 읽어요..트와일라잇 읽고 있어요...라는 말을 하는 엄마들이 좀 있다.
아마 그 안에는 헤리포터를 이해해요..트와일라잇의 단어쯤은 문제없어요 우리아이에겐....이란 뜻은 아닐까.
울 아이도 환타지 좋아하고 잘 읽지만 앞으로는 영어책도 좀 신경써서 흥미보단 마음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책을 많이 골라주어야겠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