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강명규쌤입니다.

 

학년초가 되면 엄마들만 마음이 바쁠 뿐 아이들은 여전히 천하태평인 경우가 많아요. 엄마의 잔소리를 부르는 모습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이번 주 방송주제는 <아이들에게 조심해야 될 말 4가지>라는 주제로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9년 3월 30일(토)에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 강명규쌤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45분에 KBS1 라디오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16년 2월부터 매주 고정출연 중)

 

---

 

1. 아이들과 같이 있다보면 잔소리 하게 될 때가 있어요.     애들 잘 되라고 하는 말이지만     이런 잔소리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요?

 

-> ‘아이들은 부모가 말하는 대로 자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의 말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거죠. 실제로 저도 아이들을 상담해하다 보면 ‘저는 해도 안되요’라는 식으로 항상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애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 아이들의 부모님을 만나보면 아이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희 애는 뭘 하려는 의지가 없어요.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니까요’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시거든요. 아이들이 부모님한테 부정적인 말을 많이 많이 들으니까 생각도 부정적으로 변한거죠. 그래서 아이들한테 잔소리할 때도 말을 조심해야 됩니다. 특히, 네 가지 말을 조심해야 되지요.

 

 

2. 어떤 말들인가요?

 

-> 첫 번째는 열등감을 부추기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옆집 철수는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던데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 너도 철수 좀 본받아봐라’라면서 친구와 비교하는 말입니다. 우리애도 스스로 알아서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하는 말이지요. 사실 저도 저희애들 쳐다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남의 집 애들은 알아서 잘 한다던데 우리애는 도대체 왜 이러나, 얘들이 무슨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을 이렇게 비교하면 열등감이 생기기 쉬워요. ‘엄마는 맨날 다른 애랑 비교만 해’라면서 부모님한테 짜증도 나고요. 그래서 다른 아이랑 비교하는 말은 최대한 자제해야 됩니다. 우리도 옆집 남편이랑 비교당하면 기분 나쁘잖아요. 애들도 똑같은거죠.

 

 

3. 두 번째는 어떤 말을 조심해야 되나요?

 

-> 두 번째는 아이를 비꼬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에휴~~ 네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그냥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텐데 왜 괜히 나서서 일을 망치고 있어. 넌 그냥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거야.’라면서 아이를 비꼬는 겁니다. 아이가 잘못했거나 실수했으면 그것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되는데 사람 자체를 비난하는 거죠.

 

그런데 비난하는 말에는 사람을 깔보고 무시하는 감정이 담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들으면 아이들의 자존감이 한없이 무너지지요. 잘못한걸 지적당하는 것보다 더 기분 나쁜게 무시당하는거니까요. 게다가 애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안좋을 때가 있잖아요. 이럴 때 아이를 비난하면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집니다. 잘 해야 본전이고 잘못하면 욕만 먹으니까 굳이 나서고 싶지 않게되는거죠.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무슨 일이든 의욕을 안보이는 애들이 있는데 이런 애들 중에는 부모님한테 무시당하고 비난당한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데 비꼬는 말은 의욕도 꺽어버리는거죠.

 

 

4. 세 번째는 어떤 말인가요?

 

-> 세 번째는 협박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너 아직도 숙제 안 끝냈어? 엄마가 집에 오기 전까지 숙제 다 해놓으라고 했지. 30분 줄 테니까 당장 끝내. 안 그러면 오늘은 컴퓨터 못할 줄 알아!’라면서 협박하는 겁니다.

 

부모님들 상담하다 보면 ‘우리 애는 도대체 자기주도학습이 안 돼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문의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그런 분들을 보면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협박하는 강압적인 분들이 많으세요.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거니까 실수하더라도 스스로 할 수 있게 기다려줘야 되는데 그게 답답하니까 자꾸 채근하고 명령하는거죠. 당근과 채찍을 함께 줘야되는데 채찍만 휘두르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이 굉장히 수동적이게 되요. 잘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혼나지 않으려고 하는거니까 혼내지 않으면 열심히 할 필요가 없게되는거죠. 스스로 뭔가 해내려는 성취욕이 사라지는 겁니다.

 

 

5. 마지막으로 네 번째 어떤 말인가요?

 

-> 네 번째는 의욕을 꺾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네가 내일부터 일찍 일어나서 공부하겠다고? 잘도 그러시겠다. 그래, 어디 며칠이나 가나 두고보자’라면서 아이들의 의욕을 칭찬해주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지키지도 못할 거짓말로 치부해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아이들 의욕이 팍 꺾여버리지요. 처음부터 하기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제대로 시작도 안하고 그만둬버리죠. 그러면 그걸 보고 ‘그러면 그렇지. 애초에 네 말은 믿지도 않았어.’라면서 아이 의욕을 두 번 꺾으시더라고요. 매사에 소극적이고 의욕이 없는 아이들을 보면 타고난 성격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지만 부모님이 의욕을 자꾸 꺾어놔서 그런 경우도 많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몇 번 꺾이고나면 어느 순간부터는 ‘저는 어차피 해도 안 되요’라는 말이 입에 붙게 되는거죠.

 

6. 말이 씨가 된다더니     부모의 말이 아이를 부정적으로 바꿀 수 있겠어요.

 

-> 아이들에게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들 자체를 부정적으로 만드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야 되지요.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요. 그런데 막상 칭찬하려고 해도 마땅히 칭찬할게 없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는 부정적인 말이나 비난만 안해도 아이들 인성에 도움이 됩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부정적으로 바뀌지는 않으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이 점점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되지요.

 

 

7. 긍정적인 아이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들이 긍정적인 말을 할 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맞아, 그렇지.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라면서 아이의 긍정적인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거죠. 맞장구나 추임세를 잘 넣어줘야되요. 그리고 긍정적인 상상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아요. ‘시험 끝나면 어디 재밌는데라도 가볼까? 어디 가고 싶은데 있니?’라면서 즐거운 상상을 해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것도 좋고요. 그러면 아이들도 기분전환이 되거든요. 지금 힘든 일이 있어도 이걸 끝내면 즐거운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아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거죠.

 

그리고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 대화법도 긍정적인 대화법을 써주시면 좋습니다. 대표적인게 바로 ‘나 대화법’이지요.

 

 

8. ‘나 대화법’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때 ‘너 대화법’을 많이 쓰세요. 예를 들어 ‘너 때문에 이게 뭐니? 너는 항상 이런 식이야. 네가 이러니까 아빠도 잔소리하게 되는거잖아’라면서 이야기의 주어가 너라는 우리 아이들이 되는 겁니다. 네가 잘못해서 이렇게 됐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거죠. 그런데 주어를 너로 쓰면 지적하는 형태가 되기 쉬워요. 그러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받지요. 그러면 내가 잘못한게 맞아도 인정하기가 싫어집니다. 그냥 기분이 나쁘니까요.

 

 

9. 그러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되나요?

 

-> 주어를 나로 바꿔보는 겁니다. 이 때 기쁘다, 즐겁다, 행복하다, 좋다 같은 긍정적인 단어까지 함께 쓰면 더 좋지요. 예를 들어 ‘너 또 어디 갔다왔어?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했지!’라는 식으로 너를 주어로 써서 비난하는게 아니라 나를 주어로 써서 내가 원하는 것과 나의 감정을 전달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오늘 조금 늦었구나. 우리 아들한테 무슨 일 생긴 것 아닌가 아빠가 걱정했어. 아빠는 우리 철수가 집에 일찍들어오면 좋겠다. 그러면 아빠가 걱정도 안할텐데’라는 식으로 나를 주어로 써서 내가 원하는 걸 담백하게 이야기하는거죠. 그러면 아이들이 화가 나기보다 미안해지거든요.

 

 

10. 나 대화법을 쓰려면 감정조절을 잘 해야겠어요.

 

-> 그렇지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것처럼 나부터 아이들에게 곱게 이야기해야 애들도 곱게 이야기하니까요. 아이들이 잘못하면 그걸 고쳐주는게 되어야 하지 화풀이가 되서는 안 되잖아요.

 

그래서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는 최대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이야기하는게 좋습니다. 그게 잘 안 될 때는 차라리 조금 떨어져 있다가 마음이 진정된 후에 이야기하는게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