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요즘 아이들..스마트폰을 보통 언제부터 갖게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그 시점이 점점 빨라지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 역시 아이들이 현실과 동떨어지게 자란다든가, 친구들과 사귀는 데 걸림돌이 될만한 요소를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을 거의 강박증처럼 갖고 있었기에.. 저희가 새 폰으로 바꾸면서 옛 폰이 되어버린 구닥다리 물건을 쌍둥이에게 하나씩 주었더랬습니다. 그 때가 6학년 2학기였던 것 같네요. 아빠와 사용규칙을 함께 세우고, 그 규칙을 어겼을 시 받을 벌칙도 스스로 정해서 적고, 확실한 정신교육도 몇 십번이나 시킨 후에 폰을 개통해주고 어느 정도 아이들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쩔 수 없는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주로 조별 숙제 핑계요) 공부하면서도 카톡을 확인하고, 기막히게 어디선가 포인트를 긁어모아 이모티콘을 사더군요. 영어회화를 위해 앱을 깔면서 음악도 몇 개 다운받고..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느낀 건 딱 2달 후였네요. 어느덧 슬쩍슬쩍 게임도 하게되고, 그를 위해 자꾸 핑계거리를 지어내고...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결정적으로 네이버 뉴스 검색을 좋아하는 아들래미가 토요일 저녁에(이땐 허락된 자유시간이었습니다) 관심 뉴스를 검색 검색하며 클릭 클릭하는 걸 무심히 바라보던 중 갑자기 심장에 불똥이 튀는것처럼 충격을 받아 저도모르게 폰을 뺏어 던져버린 일이 결단을 내리게 만들었습니다. 어찌된 노릇인지 분명 미성년자인 아이들 명의로 개통을 해줬건만.. 뉴스 검색 후 그 밑쪽 관련뉴스를 검색하고 또 그 관련뉴스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형수님~ 처제~ 뭐 이런 변태형 웹소설 광고가 뜨더군요. 아이들과 진지하게 상의해 그날부로 스마트폰을 없앴고 한참이 지나 전화와 문자만 되는 공신폰을 사주었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페북을 해야할 땐 주말 정해진 시간에 노트북을 사용하게 하고, 전화나 문자 외에 폰이 필요한 일이 있을 땐 엄마아빠 폰을 빌려주기로했고요. 그러길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친구들을 폭넓게 사귀는 덴 분명 제한이 되고..그래선지 친구들이 아주 많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래선지 책을 재밌게 잘 읽고 어쩌다 엄마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뭔가를 해도 그닥 재밌어하진 않습니다. 내친김에 고3때까지 밀고 나가보려고요. 제가 해보니 스마트폰 없이도 학교생활 충분히 가능합니다. 초등학생 부모님들께 혹시나 도움이되실까 싶어 글 남깁니다. 중학생 이상이면..이미 힘들지 싶고요. 물론 교육관이나 아이의 성향, 또 여러가지 얽혀있는 상황에 따라 제 얘기가 아주 이상하거나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겠죠. 요즘애들 스마트폰 다 갖고있는데..그런애들 중에서도 서울대의대 다 가고 하는데 뭔 소릴 하냐고 하신다면 ㅋㅋ 죄송합니다~^^ 제가 좀 고리타분한 사람이라서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