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올해 우리 연세로 83이신 어머님께서 이삿짐을 꾸리십니다. 남들보다 정정하시다고는 하지만, 고혈압,당뇨,디스크등 그 연령대 분들이 갖고 계신 질병은 다 가지고 계시고, 다시 이 곳 분당으로 컴백하시고 좋아하셨던 노래교실,아래층 윗층 권사님들...  다 포기하시고 장손인 제 아들녀석과 같이 지내시겠다고 다시 분당아파트 전세 놓으시고 서울대 입구로 이사가십니다.

올해 26인 아들녀석은 서울공대 박사과정을 올해 수료했고 원하던 회사와 공대 연구실을 오가며  전문연구요원으로 병역특례생활을 하면서 박사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더군다나 군대 안가고 남부럽지 않은  월급까지 받으며 하는 일이니 불만이 있을리야 있겠습니까마는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힘든가 봅니다. 아직도 실험실에서 1-2일 밤샘은 기본적으로 하고 거듭되는 지방출장에 해외세미나 일정까지 소화해 내다 보니 몸살 감기가 호되게 걸렸었습니다. 거의 매주 토요일 저녁은 우리 부부,아들,딸 4식구가 어머니 모시고 저녁을 같이 하는데,지난 달 마침 그 저녁 자리에서 아들녀석이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다른 어르신들에 비해서 자식에 대한 사랑이 크시고 특히 제 딸과 아들은 장녀 장손자인데다 대학 다닐때인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어머님이 서울대 입구에서 데리고 지내셨던 관계로 더 애지중지 하시는데, 그런 장손이 밥 먹다가 토하고 응급실로 직행하니 어머님은 쇼크이셨나 봅니다. 마침 아들이 지내던 오피스텔이 만기가 되어 새 거처를 구해야된다는 얘기를 들으시고는 그 이후에는 아무리 말려도 막무가내이십니다. 누라 뭐래도 당신께서 서울대 입구역으로 가셔서 아들녀석을 데리고 있으셔야겠다고 하십니다. 사실 아들은 아침에 생식 두유에 타먹고 저녁까지 밖에서 해결하고 오지만 할머니가 같이 계시면  따뜻한 국 한그릇 가끔 먹을 수 있고 저도 안심이 되지만 ,어머니 연세가 연세인지라 걱정도 되고 죄송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어머니 성화에 서둘러 이사할 집 전세계약 까지 다 마치고 매주 조금 조금 이삿짐을 꾸리십니다. 죄송한 마음에 옆에서 짐싸는 것을 돕는 우리 부부에게 이렇게 부탁하시지요.

 "미안해 할 필요없다.내 힘이 있는 한 자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단지 바라기는 내가 건강해서 3년 잘 보내고 네 아버지와 살았던 이 집으로 돌아와 하늘 나라 가고 싶으니 그리되도록 기도해줘라" 

가이 없는 어머니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