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캉쌤의 이번 주 방송 주제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밥상머리교육’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7년 10월 15일 오후 4시 20분부터 약 10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

 

1. 최근에 보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이나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청소년들의 강력범죄가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요즘 청소년들의 범죄가 예전보다 늘어난 상황인가요?

 

-> 청소년범죄 자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줄어들었습니다. 2013년에 약 10만 명에 달하던 소년범이 작년에는 약 8만 7천 명으로 감소했거든요. 그런데 성폭행 소년범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 2,901명이던 성폭행 소년범이 작년에 3,195명으로 늘어났지요.

하지만 청소년 범죄는 처벌이 약하다 보니 이것을 악용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2017 사범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1심 재판에 넘겨진 아이들은 총 3,242명인데 이 중 53.1%인 1,721명이 소년부로 송치됐거든요.

 

2. 소년부로 송치됐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 소년부 송치는 소년법상 보호처분의 하나인데, 형사법원 판사가 가정법원 소년부 판사에게 사건을 넘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경우 소년부 판사는 사회봉사나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내리지요. 아직 아이들이다 보니 처벌보다 교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3.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경우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실형을 선고받는 비율이 상당히 낮겠어요.

 

-> 작년에 형기가 확정된 실형을 받은 소년범은 단 1명에 불과합니다. 소년법은 청소년에게 신체 자유를 제한하는 자유형을 선고할 경우 형 집행 성적에 따라 조기에 끝낼 수 있는 부정기형을 선고하도록 되어있거든요. 게다가 만 18세 미만 청소년들은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도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천에서 초등학생을 살해한 17살 김 모 양의 경우도 만 18세 미만에 해당돼서 공범보다 낮은 형량을 받았지요. 살인을 사주한 공범은 무기징역을 받았는데 직접 살인을 한 주범이 소년법 덕분에 공범보다 낮은 20년형을 받은 겁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경우도 가해자 중 1명이 만 14세 미만의 촉범소년이어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고요. 그래서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청소년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4.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지만 아직 도덕적인 판단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 법의 잣대만 들이대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다 보니 어느 쪽이 무조건 맞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을 보면 인성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친구에게 폭행을 가해놓고도 ‘쟤가 맞을 짓을 해서 때린 것 뿐이에요. 먼저 맞을 짓 한 쟤가 더 나쁜 애라고요’라는 식으로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 학교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인성교육 중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습니다.

 

5. 가정에서 아이들 인성교육은 어떻게 시키는 것이 좋은가요?

 

-> 우리는 가족을 식구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식구는 한자로 먹을 식(食자)에 입 구(口)자를 써서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렇다 보니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의 시작은 밥먹는 자리, 즉 밥상머리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들 바빠서 밥 한끼 같이 먹기도 어려워졌지요.

 

그래서 오늘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밥상머리교육 방안을 다섯 가지 준비해봤습니다.

 

6. 하나씩 알려주시지요. 첫 번째는 뭔가요?

 

-> 첫 번째는 ‘가족식사의 날을 정하자’입니다. 막연하게 ‘이제부터는 우리도 저녁식사를 함께 해보자’라고 이야기해서는 실천이 잘 안되거든요. 그래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는 가족식사의 날이다’라는 식으로 요일과 시간을 확실히 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서로 스케쥴 짤 때 참고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 어른들도 직장상사가 ‘오늘 저녁에 회식이나 할까?’라고 갑자기 이야기하면 불편하잖아요. 아이들도 똑같습니다. 미리 이야기해줘야 자기 스케쥴을 조절할 수 있지요. 참고로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은 매일 오후 6시 30분이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가족과 식사하러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1주일에 5번 정도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고 하네요. 케네디 집안은 식사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 오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식사시간을 지키게 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약속과 시간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것이지요.

 

7. 두 번째는 뭔가요?

 

-> 두 번째는 ‘TV를 끄고, 전화기는 식탁에 가져오지 말자’입니다. 같이 모여서 식사는 하지만 다 같이 TV 보느라 정작 중요한 대화는 하지 않는 가정이 적지 않습니다. 같이 밥을 먹자는 것은 단순히 밥만 먹자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식사시간의 대화를 방해할 수 있는 TV나 전화기는 잠시 떨어뜨려 놓는 것이 좋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식탁에 장난감을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좋고요. 아빠들은 식탁에서 TV나 신문이 아니라 아이들 얼굴을 봐주시면 좋겠네요.

 

8. 세 번째는 뭔가요?

 

-> 세 번째는 ‘식사예절을 지키자’입니다. 어른이 먼저 드시기 전까지 기다리는 것을 통해 절제를 배울 수 있고, 음식을 나눠 먹는 것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익힐 수 있거든요.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통해서 감사를 배울 수 있고요. 이 외에도 자기가 사용한 밥그릇과 수저를 설거지통에 가져다 둔다던지, 식사 중에 일어나지 않기 같은 기본적인 예절도 가르쳐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뿐 아니라 식탁에 숟가락, 젓가락 놓기 같은 식사준비나, 식사 후에 행주로 식탁닦기 같은 뒷정리도 함께 하면 아이들이 협동심이나 공동체 의식도 배울 수 있지요.

 

9. 네 번째는 뭔가요?

 

-> 네 번째는 ‘모두 식사를 끝내기 전에는 식탁을 떠나지 말자’입니다. 어른이 식사를 끝내기 전에 아이들이 식탁을 떠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아이들이 다 먹기 전에는 식탁을 떠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빠들의 경우 밥을 빨리 드시다 보니 10분 만에 후다닥 드시고 금새 거실에 가서 TV를 보시는 분들이 계신데 아이들과 함께 식사할 때는 속도를 아이들에 맞춰주시면서 아이들이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주시면 좋지요. 이야기 주제는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니라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해주셔도 충분합니다. 밥상머리교육은 함께 밥상에 둘러앉아 있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10. 다섯 번째는 뭔가요?

 

-> 다섯 번째, ‘안 좋은 이야기는 피하고, 좋은 이야기들만 하자’입니다. 옛말에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라는 말이 있는데 식사시간에까지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식사예의를 지키지 않을 때는 잔소리를 하셔야 되지만, 그 외의 안 좋은 이야기들은 식사가 끝난 후 소화 좀 시키고 나서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식사할 때는 아이들이 하는 말에 맞장구도 많이 쳐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시면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하는 식사시간을 더 즐거워 할 겁니다.

 

11. 그런데 아이들에게 항상 좋은 소리만 할 수는 없잖아요. 아이들이 말을 안들어서 화가 날 때도 있으니까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 그럴 때는 말을 돌려서 질문형태로 이야기 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밥 먹기 전에 숙제부터 해놓으라고 했는데 그냥 왔다면 ‘빨리 가서 숙제부터 하고 와’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너 오늘 숙제 있다고 하지 않았니? 숙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식으로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야기의 주체도 아이가 아닌 나를 주체로 하는 나 대화법을 써주시면 좋습니다. ‘네가 그렇게 숙제를 열심히 안 하니까 선생님한테 혼나는거야’라고 아이를 주체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는 우리 아들이 자기 일을 척척 알아서 할 때마다 너무 자랑스럽고 기쁘더라’는 식으로 나를 주체로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아이를 주체로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비난받는다고 느끼기 쉽거든요.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 아빠랑 같이 밥먹기도 싫어지지요.

 

12. 밥상머리교육을 하려면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밥을 먹고 싶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 아이들이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엄마 밥상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부모님들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다는 것이겠지요. 함께 둘러앉은 밥상이야 말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자 가장 좋은 학교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저녁은 가족이 다 함께 모여서 밥상머리교육 한 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 캉쌤은 매주 일요일마다 kbs 1라디오를 통해 오후 4시 20분부터 만나실 수 있습니다. *

 

방송을 통해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덧글로 남겨주세요.